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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영화 중에서 280억 쏟아부은 영화 보기 쉽지 않다. 아니 최초일 것이다. 강제규 감독의 '마이웨이' 이야기다. 10억 이하 독립영화 제작해도 28편이나 만들 수 있다. 아무튼 280억 투자한 돈값 하는지, 특별 시사회에 가봤다.

일단 스케일은 그냥 엄지손가락 치켜들게 만든다. 영화의 시대는 1930년대와 40년로 제2차 세계대전 당시다. 공간은 조선 경성에서 구 소련을 지나, 독일과 프랑스까지 이어진다. 초반에는 드라마를 중심으로 하다보니, 어찌보면 그냥 일제 치하 때 이야기라는 생각으로 넘어간다. 김준식(장동건)이 마라톤에 거의 목숨을 걸고 있고, 일본 청년 하세가와 다츠오(오다기리 조) 역시 마라톤 선수지만, 전혀 다른 길을 걷게 된다. 어쨌든 일제 치하 때이니만큼 두 청년은 전쟁터로 나간다, 한명은 끌려나가고, 한명은 천황을 위해 자진해서 말이다.

첫번째 전쟁 장면은 러시아군과 싸우는 모습이다. 이때부터 스케일의 향현이 펼쳐진다. 국내 전쟁 영화에서 볼 수 없는 수많은 탱크들이 나오고, 서로를 죽고죽이는 전쟁의 참혹함은 고스란히 관객들에게 전달된다. 팔다리 잘리는 것은 예사고, 탱크에 깔려서 몸이 찢기는 장면도 쉴새없이 나온다.

스케일은 바로 러시아 포로수용소로를 보여주면서 또한번 거대해진다. 기차로 포로들이 이송되는 모습이나, 이들이 벌목장에 투입된 모습은 비단 전투장면이 아니더라도 "돈 좀 들였구나"를 떠올리게 한다. 그리고 하이라이트. 노르망디 상륙 전투 장면은 이게 한국 영화가 맞나 싶을 정도다. 하늘을 뒤덮은 폭격기, 바다를 메꾼 구축함, 해변가와 진지를 뛰어다니는 병사들, 그리고 낙하산을 타고 내려오는 병사들까지 보자면, 강제규 감독이 돈을 왜 280억이나 들였는지 알만하다. 이 영화 보고 '라이언 일병 구하기' 도입부를 보면 도리어, '라이언 일병 구하기'가 초라해보일 정도다. 문제는 드라마다. 솔직히 영화를 다시 보기 한다면, 이 부분만 재차 보고 싶다는 생각밖에 안든다.

아 드라마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전에 우선 배우들의 연기에 대해서는 칭찬을 해주고 싶다. 장동건, 오다기리 조, 판빙빙을 비롯해 명품 조연 김인권까지. 모두 "고생 정말 많이 했고, 연기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게 만들었다. 특히 김인권의 연기는 이 배우에게 조연이라는 단어를 과연 사용해야 하나라는 생각까지 들게 만든다. 주연급으로 탄탄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면 다시 드라마로 돌아가면.

혹 '태극기 휘날리며' 처럼 눈물을 흘리고자 하는 이들이라면, 실망이 클 것이다. (물론 정말 감수성이 예민해서, 개그콘서트 감수성만 봐도 눈물을 흘린다면, 영화를 보면서 자주 울 것이다). 두 청년이 어릴 적 감정에서 죽이고 싶은 적의 감정으로 변모하고, 다시 피보다 진한 우정을 보이게 되는 과정에 공감대가 전혀 형성이 안된다. 일단 영화의 가장 큰 줄거리인 여기서부터 공감대가 형성이 안되니, 나머지는 더 이상 거론하기 조차 어렵다. 공간적 배경이 경성보다는 외국에서 이뤄지다보니, 외국인들이 많이 나오는데, 이들 연기에 대한 흡인력 또한 떨어진다.

280억의 손익분기점이 1000만을 넘어야 한다고 한다. 물론 해외 판권 등등의 부가적인 수익이 있겠지만, 국내 기대 관객수를 과연 채울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아니 솔직히 채울 수 없을 것 같다는 우려가 더 크다. 보여주기로만 하는 승부는 할리우드 식이지, 결코 한국 식이 아니기 때문이다.

- 아해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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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아해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