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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을 지지했지만 결국 그를 대통령으로 만들지 못했다. 일각에서는 65%의 투표율을 보인 20대를 탓하기도 하고, 일부에서는 새빨갛게 물든 경상도와 강원도를 탓하기도 한다. 또 한편에서는 보수-종북 프레임을 일부 선사한 이정희를, 어느 사람은 병신같은 민주통합당을 욕하기도 한다.

 

나 역시 그랬다. 50대 투표율이 89%에 육박했다는 보도를 보고 그들의 위기감도 느껴졌지만 동시에 자기 자식들이 죽어나가는 것을 보지 못한다고 한숨을 쉬었다. 그러나 결과는 이미 끝났다. 어느 이는 부정투표 운운했지만, 설사 부정이 있다 하더라도, 현 결과는 받아들여야 한다. 이는 그 누구의 탓도 아니다.

 

이 시점에서 시선을 돌려 박근혜 지지자들을 봤다. 그리고 그들이 서 있는 자리에 대해 말하고 싶었다.

 

노무현 대통령 당시, 노짱을 지지했던 이들은 노짱이 대통령이 되자마자 비판자의 입장으로 변했다. 그리고 그 당시 이는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우리가 만들었으니, 우리가 지켜야된다는 것이 아니라 승리에 도취되어 이제는 국정 비판자가 되어 감시해야 된다고 생각했다. 문제는 여기서부터였다.

 

노짱과 노짱 지지자들은 사회 기득권 세력이 아니었다.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던 것도 아니었다. 노짱을 둘러싼 정치인들도 결국은 노짱과 국민의 편이 아니라, 기득권일 뿐이었다. 겉은 민주당이었지만, 속은 한나라당이었다. 이미 노짱을 죽이려 하는 사람들이 수많이 존재하는데, 당시 우리들은 바보같이 그들과 함께 나란히 섰다. 비난과 비판을 구분 못하는 무리들과 서다보니, 자연스럽게 노짱을 비난하는 모습으로 비춰졌다.

 

그러나 이명박 지지자들은 다르다. 그들은 기득권을 지키고자 하는 이들이 훨씬 더 많다. 과거 민주화를 지키려 했지만, 자신이 이미 수많은 돈을 갖고 지위를 갖는 순간, 그리고 그것을 지키려 수없이 많이 상식에 어긋나는 행동을 해서인지, 이명박의 비리 쯤은 눈 감아 줄 수 있는 사람들이 많다. 그들은 이명박을 비판하고자 하지도 않았고, 그가 하는 일에 대해 딴죽을 걸 생각을 하지 않았다.

 

노짱의 서민 지지자들과 이명박의 기득권 지지자들은 서로 서야 할 위치에 제대로 서있지 못한 것이다. 그들이 자신들이 서 있을 자리에 제대로만 서 있었도, 노짱과 이명박은 지금과 같은 상황이 되지 않았을 것이다.

 

문재인의 지지자들은 이것을 알았다. 그렇다면 박근혜 지지자들에게 묻겠다. 그들은 이것을 알고 있을까. 자신들이 어디에 서 있어야 하는 것을.

 

그들은 이명박 지지자들보다 더 강한 비판을 할 수 있는 자리에 있어야 한다. 그들이 만든 대통령이 5년 뒤에 '성공한 대통령'으로 남고, 민주 세력으로부터 호평을 받게 만들려면, 박근혜 지지자들의 목소리와 돌맹이는 더 크고 강력해야 한다.

 

난 노짱을 좋아했고, 문재인을 지지했다. 그러나 이것도 결국 내가 살아가는 대한민국이 조금 더 잘 되고, 나와 내 가족, 그리고 내 후손이 더 잘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데서 비롯된다. 상식이 통하고, 그 상식으로 인해 인간의 존엄과 삶을 보장받는 세상에서 살고 싶기에 노짱과 문재인을 선택했다.

 

이것을 박근혜가 이룬다면 난 5년 뒤 박근혜를 지지할 수 있다.

 

그가 독재자의 딸이고, 새누리당이라는 '새머리들' 사이의 사실상 우두머리였으며, 토론 능력이 떨어지는 수첩공주라는 사실(fact)는 '지금까지' 변함이 없다. 그러나 이는 지금까지이고, 여기까지는 일개 정치인으로서의 모습이다. 자신이 반성하고 독한 자아 비판으로 거듭날 수 있는 부분이다.

 

이제는 대통령이다. 변해야 하고, 그 변함이 국민들의 행복을 지향케 해야 한다. 그러면 5년 뒤 난 박근혜 앞에 서서 만세를 부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런 대통령은 박근혜 지지자들이 만들어야 할 것이다.

 

이게 노짱과 문재인의 한 지지자가 바라는 일이다.

 

- 아해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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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아해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