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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한 모습을 보고 전체를 평가할 수 없지만, 그가 가지고 있는 '무엇' 이상의 것을 보여준다면 우리는 흥분하고 충분히 '넌 할 수 있어'라는 기대감을 갖게 된다.

 

23일 오후 7시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십센치(10cm) 공연이 그랬다. 여기서 주저리주저리 어떤 곡을 어떻게 불렀는지 언급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전체를 평가한다면, 십센치는 대단했다.

 

우리가 인디밴드에게 갖는 선입견은 강력하게 존재한다. 그들은 클럽이나 소극장, 아무리 커도 중극장 이상에서의 공연은 늘 무리라 생각한다. 록밴드나 록페스티벌 정도가 아니면 인디 밴드에게 부여된 공연 규모는 늘 한정돼 있다. 십센치에게도 마찬가지다.

 

체조경기장이 어떤 곳인가. 국내 열악한 공연장 상황에서 체조경기장은 가수들에게는 몇 안되는 꿈의 무대 중 하나다. 1만 2천석을 가득 채울 수 있었도 대박이지만, 그 1만 2천석의 절반만 하루 공연에 채워도 대박에 근접한다. 여기에 그 절반의 열기를 100% 끌어낼 수 있다면, 초대박이다. 십센치가 이것을 23일 해낸 것이다.

 

십센치의 이미지는 "약간 버터 바른 느끼한 목소리로 20~30대 여성을 공략한다"였다. 음악만 들으면 그랬다. 그리고 십센치의 공연을 한번도 보지 못한 이들은 십센치가 가진 '무한도전'에서의 이미지를 여기에 더할 뿐이다. 그러나 십센치의 공연을 본 이들은 달랐다. 권정열과 윤철동의 상반된 이미지에서 나오는 에너지와 유쾌함은 관객들을 늘 압도했다. 뛰고 감미롭고 웃고를 반복하게 만들었다. 이날도 이것은 유효했다. 그러나 6천명을 쥐락펴락하면서 할 줄은 몰랐다.

 

아이돌 그룹이나 활용할 수 있다는 T자형 무대를 이들은 좁게 만들었다. 때로는 버벌진트가 때로는 하하가 도와줬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도움'이었고, 관객들에 대한 '깜짝 선물'일 뿐이었다. 버벌진트와 하하가 없어도 이들은 충분히 2시간 40분을 만들어낼 능력이 있다. 버벌진트와 하하가 별다른 토크 없이 노래만 하고 무대에 내려가도 관객석에서 안타까운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 이유였다.

 

공연이 끝날 즈음에 생각난 것이 십센치가 싸이를 뛰어넘는다면? 이라는 생각이었다. 싸이는 정확하게 말하면 노래라기 보다는 캐릭터로 뜬 인물이다. 여기에 영어를 유창하게 한다는 점과 해외 유명 스타와 만나도 꿀리지 않는 배포가 지금의 싸이를 만들었다.

 

십센치의 현 모습에서 싸이를 느낀 것도 이같은 배포와 캐릭터 거기에 싸이가 갖지 못하는 조금 더 감미롭고 파워풀한 목소리와 개성이 있다. (영어는 모르겠다) 만약 십센치가 해외로 진출한다면 싸이를 능가할 수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렇게 되면 지금 비슷비슷한 아이돌이 아닌 또하나의 한국적 유형의 케이팝이 도약하지 않을까라는 희망도 가져봤다.

내년에 잠실 주 경기장 한번 먼저 찍어야겠다

 

- 아해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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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아해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