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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김치를 구별하는 방법을 다룬 기사들이 많은데 사실상 중국산 김치 구별이 불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예요.”

 

“그럼 구별법이 들어 있는 기사는 일단 빼는 게 어떨까요.”

24일 오전 9시 제주 제주시 노형동 다음 커뮤니케이션 회의실.  미디어 다음 포털 뉴스 편집을 담당하는 포털 뉴스 에디터들과 서울에 있는 취재파트 기자 등 총 20여 명이 화상원격회의 중이었다.  미디어 다음 최정훈 뉴스팀장은 “최근 들어 뉴스 규모, 배치 등 편집방향 회의가 늘었다”고 말했다.

 

○ ‘포털 뉴스’ 에디터들의 뉴스 만들기


신문 방송 통신 등 각 언론 매체에서 공급하는 뉴스를 선별해 포털 사이트에 게시하는 포털 뉴스 에디터.  최근 들어 이들이 누구이며 어떤 작업과정을 거치는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들의 선택에 따라 누리꾼들의 뉴스 주목도가 크게 영향 받기 때문.  국내 인터넷 인구 3200만 명 중 80% 이상이 포털 뉴스를 보는 것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소화해야 하는 기사 수에 비해 에디터 수는 많지 않다.  네이버, 다음 등 주요 포털 사이트의 뉴스 에디터는 10명 내외.  하루 50∼70여 개 매체에서 들어오는 5000∼8000건의 뉴스를 검토하고 500건 정도를 포털 뉴스용으로 편집해 올린다.  에디터들은 대부분 언론사 인터넷 사이트 근무 경험이 있는 웹 에디터나 취재 기자들로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이다.

하루 수천 건의 기사를 검토하고 발굴하다 보니 에디터들마다 독특한 기사 선별 방법을 개발했다.  네이버 뉴스의 박정용 미디어 유닛 팀장은 “조간신문으로 전체 감을 잡아 기사를 선택하는 형, 블로그와 검색어 순위 100위 자료를 통해 새로운 트렌드를 파악해 관련 기사를 찾는 형, 어느 언론사의 어떤 기자가 어느 주제 기사를 잘 쓴다는 사실을 검토해 기자 이름으로 기사를 검색하는 형 등이 있다”고 밝혔다.

○ 뉴스 전달자에서 뉴스 전문가로 진보할 수 있을까?

포털 뉴스 에디터들은 과거 ‘가치중립적으로 뉴스를 전달한다’는 입장이었지만 최근 들어 생각이 바뀌었다.  포털 뉴스 편집행위가 사회적 의제 설정 기능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

회사원 김혜영(여·25) 씨는 “자주 포털 뉴스를 보다 보면 특정 포털 사이트의 경향이 진보인지, 보수적인지 알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포털 관계자들은 이에 대해 “각 언론사 제작 시스템 상 인터넷 뉴스 사이트의 기사는 낮에 공급받고 일간지 기사는 밤에 받다 보니 일정 시간대에 기사를 보는 누리꾼이 오해하는 것”이라고 부인했다.

누리꾼들의 이런 문제제기가 잇따르자 최근 각 회사는 나름대로 ‘게이트 키핑’을 강화하는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다.  네이버 뉴스팀은 언론사마다 논조가 크게 다른 문제는 아예 관련 페이지를 따로 만들어 가나다순(회사명)으로 언론사 기사를 배치했다.  엠파스 뉴스팀은 자주 조회된 뉴스와 주 이용층을 실시간 분석하는 시스템을 이용해 에디터 개인의 견해가 뉴스편집에 적용되는 것을 견제한다.

그럼에도 의제 설정자로서 포털 사이트 뉴스 에디터들이 갖는 한계는 남아 있다.  언론학자들은 △포털 뉴스 에디터들이 20, 30대 초반으로 구성돼 다양한 연령대와 직업군의 사회적 견해나 관심사를 반영하기 어렵다는 점 △회사당 15명 내외에 불과한 인원이 1인당 수백 건의 기사를 검토, 선택하는 구조 등을 문제점으로 지적하고 있다.



- 출처 : 동아일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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