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역사는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을까. 현대를 사는 사람들이 과거의 일들을 청산할 수 있을까. 과거 조상들이 행했던 잘잘못을 우리가 평가하고, 그 역사에 개입된 외세를 비롯한 제 3자들에 대한 사과와 반성을 반드시 받아야 할까.


고등학교때 이현세의 남벌은 일본이라는 국가에 대한 적대심을 한껏 부풀리게 했다. 1940년대 타국을 침략했던 그 모습을 그대로 1990년대로 끌고 왔으니 당연했다. 조상들이 당했던 감정을 그대로 만화를 보는 이들에게 주입시켰다. 수작이였다.


2006년 한반도를 봤다. 상황설정도 다르고, 과정도 다르며, 결론도 다르지만..결국은 똑같은 감정을 불러일으켰다. 게다가 최근 일본과의 빈번한 마찰은 한반도를 통한 감정이입에 더욱 몰입할 수 있게 만들었다.


배우 개개인들의 연기는 평가할 요소가 아니다. 누구는 차인표가 너무 느끼한 눈빛을 보냈다고 하고, 안성기의 연기가 지난 피아노 치는 대통령에서 한 발자욱도 앞으로 나가지 못했다고 말하며, 조재현의 오버가 너무 심하다고 말하는 이도 있지만, 이는 영화 한반도를 이야기할 때는 개입될 수 없는 부분이다.


강우석의 영화에 대한 비판시 배우들과의 관계에 대해 평론가들은 대략 이런 이야기를 한다.


"어느 때부터인가 강우석의 거대담론에 배우들은 따라가게 된다'


즉 영화에서는 강우석의 논리만 존재할 뿐, 배우들의 생각은 개입될 수 없다는 것이다. 강우석이 만들어놓은 틀 안에서 배우들은 충실히 이행해서 강우석의 생각을 적절하게 표출하기만 하면된다는 것이다.


영화 한반도에서 배우들의 모습을 평가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강우석의 거대담론에 휩싸여 하나의 스토리가 엮여져 가는데, 배우들의 하나하나 모습을 평가할 수도 없고, 평가해봐야 한반도를 이해하거나 즐기는데 전혀 도움이 안된다.


이야기를 평론가들의 목소리쪽으로 가보자. 그렇다고 왜 한반도는 평론가들에게 별 5개 만점에 3개를 넘지를 못할까. 중립적이고 뭔가 사람들에게 바른생활을 강요하며 문제제기를 영화가 할 수는 있어도 감히 문제를 풀수는 없다는 평론가들의 사고방식이 개입된 것은 아닐까.


영화를 보고 난 뒤 한 평론가의 말이 떠올랐다. (씨네21 발췌)


유지나 세월이 하수상하니 자본욕망도 비분강개할 만하다 ★★☆
황진미 평론가들이 싫어한다고 재미있을 거란 편견을 버려~ ★★
이동진 메시지에 ‘올인’한 영화. 그 메시지가 위험하고 투박한 영화 ★★
박평식 대한사람 대한으로 길이 분개하세? 저돌성과 단순성! ★★★
김은형 과도한 주의, 주장에 개인이 사라진다 ★★☆
김봉석 말이 너무 많다 ★★


 

세 가지만 지적하자. 황진미는 틀렸다. 역시 평론가들이 싫어하면 재미있다. 이동진은 영화의 메시지를 가볍게 봤다. 아쉽게도 이동진은 한반도에서 열심히 메시지만 찾다가 극장을 나온 듯 싶었다. 김은형은 주의 주장의 사회 지배성을 무시했다. 주의 주장과 개인이 어떻게 맞물리는지 대학에서 사회학을 좀더 공부해야 했다.


한반도가 100% 잘 만들었다고 보기 힘들지만, 평론가들이 저 정도로 급을 낮출 정도는 아니다. 그들이 불편할 수도 있었겠다. 평화로운 대한민국에서 갑자기 일본이라는 공공의 적을 문화적 파급효과가 높은 영화가 아주 대놓고 설정해버렸으니 말이다. 한반도를 높이 쳐주는 순간 그 평론가는 극단적 민족주의자로 찍혀 앞으로 영화평론하기 힘들테니 말이다. 이해한다. 살아가려면 어쩔 수 없음을...어쩌면 이들은 '캐리비안의 해적'류의 영화정도만 평하는 것이 편할 것이다. 어떻게 평하든 비판 받거나, 평단에서 평가받을 일은 없을테니 말이다.


이제 영화로 가자. 난 사람들이 한반도를 한번은 봐야한다고 생각한다. 처음에 이야기한 역사가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음을 조금은 생각하게 해주지 않을까라는 생각에서다.


역사는 '우월'과 '차별'의 반복이고, 그 연속성 사이에 공통점을 찾아내어 이 둘의 중간지점을 설정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직도 미국과 일본은 1등 국민으로, 우리를 2등 국민으로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 어이없게도 이러한 정신적 피해를 동남아국가 등을 3등 국민으로 스스로 인식해 차별을 우월로 바꾸어 버리는 국민들도 있다. 그리고 같은 2등 국민이라고 하더라도, 그 안에서 다시 2.1등과 2.9등으로 나누어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다. 회사안에서 직급이나 경쟁사회에서 1,2등의 실질적인 급의 차이가 아닌, 오로지 대한민국 국민으로 살아간다는 그 자체를 '몇 등 국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 말이다.


이런 차별을 없애는 길은 역사를 아는 것이고, 앞서 말했듯이 반복을 없애고 중간지점을 설정하는 것이다.


남벌과 한반도는 비록 극단적인 상황설정이긴 하지만, 그 극단성이 각각의 매체에서 내보일수 있을 정도의 어느 정도 적절한 수위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아해소리-


ps....한 관객의 영화평 "영화는 재미있으면 된다. 그러면 끝이다. 그 안에서 메시지를 느끼든 한 순간 분노를 느끼고 그날밤 J-pop을 들으며 잠을 자든 그것은 어디까지나 개인의 선택이다. 영화는 영화일 뿐이다"....................................글쎄...

728x90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