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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나랑 자고 싶다고 말해봐’ 등 독립영화로 잘 알려진 이송희일 감독이 심형래 감독의 SF블록버스터 ‘디워’에 대해 “이야기는 엉망인데 현란한 CG가 부족하다고 우리의 게임 시대 아이들은 영화와 게임을 혼동하며 애국심을 불태운다. 더 이상 영화는 없다”고 비판하는 글을 올려 논란이 일고 있다고 한다.

 

사실 그 논란은 이송희일 감독 이전부터 있어왔다. 그런데 왜 이송희일 감독의 글만 문제가 되는 것일까. 현직 감독의 비판이라서? 아니면 기사화되었기 때문에? 아니면 공격의 대상자가 '디워'뿐만 아니라 네티즌들까지 포함하고 있어서? 솔직히 이 부분이 정말 애매했다.

 

진중권 "(디워) 이무기의 실패한 휴거"…오버성 움직임

뭐 원래 진중권의 발언은 강하긴 했지만 이번에는 조금 애처롭기까지 하다. 마치 확인사살을 꼭 해야 하고, 그것 함으로써 자신이 우월하다는 것을 조금이라도 더 느끼려는 말투가 너무 느껴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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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송희일 감독

 

비판은 누구나 할 수 있다. 표현의 과격함 역시 가능하다. 그래서 궁금해서 이송희일 감독의 블로그에 들어가 댓글들을 읽어봤다.

 

제일 많이 비판한 내용이 '자격론'이다. "이송희일 감독, 당신이 그럴 자격이 있냐"는 것이다. 그러면서 이송희일 감독 영화가 1만명 남짓한 사람만 봤는데, 겨우 그거 가지고 '디워'를 비판할 수 있냐는 것이다.

 

 

앞서도 말했지만 분명 '디워'의 스토리는 꽝이다. CG 역시 뛰어나긴 하지만, 최근 영화매니아들의 수준을 완벽하게 충족시킬 만큼은 아니다. 위안은 오로지 한국인이 만든, 심형래가 만든 영화치고는 꽤 괜찮다는 것이다. 때문에 분명 비판의 도마에 오를 여지는 있었고, 몇몇 언론과 네티즌들에게 신랄한 비판을 아직도 받고 있다. 흥행 호재와는 별도로 말이다.

 

그런데 이송희일 감독의 비판은 역풍을 맞고 있으니 당황스러웠다. 왜냐하면....그다지 틀린 말이 없기 때문이다. 표현의 문제라면 모를까 내용 자체를 문제시삼는 네티즌들은 거꾸로 그 수준을 묻고싶을 뿐이다. 독립영화 감독과 상업영화 감독을 비교하는 네티즌들은 개념부터 탑재하고 오라고 하고 싶다. "난 당신이 누군지 몰랐어. 이름 알리려 하지마"라고 말하는 네티즌은 그냥 입다물고 있으라고 말하고 싶다. 지가 우리 나라 감독들 이름 알면 얼마나 안다고 그런 말을 지껄이는지 궁금할 따름이다.

 

너무 이송희일 감독을 옹호하는 거 아니냐고? 아니다. 이송희일 감독의 옹호가 아닌, '디워' 비판에 대한 네티즌들의 기이한 반응을 비판하는 것 뿐이다. 단지 그 논란 중심에 이송희일 감독이 서 있을 뿐이다. (물론 몇 억이면 몇 개를 만든다는 식의 표현은 거슬리긴 한다. 하지만 그것 몇몇 가지고 딴지 거는 네티즌이 더 거슬린다.)

 

 

화려한 CG와 스케일 ‘디 워’…그러나 스토리는 저 너머에.

'디 워'를 말하려면 솔직해져야 한다. 우리 영화라는 것과 냉정한 평가를 내려야 한다는 사실 가운데에서 벗어나려면 솔직해져야 하는 것밖에 없다. 심형래라는 인물과 미국내에서 호평을 받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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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워'는 볼만하다. 시사회 포함 2번을 봤지만 그럭저럭 시간때우기식으로는 괜찮다. '디워'에 엄청난 의미를 부여하고픈 사람들에게는 '시간때우기식'이라는 말이 거슬를지 모르지만, 사실이다. 그리고 적어도 '시간 아깝다'는 느낌을 주지는 않았으니 성공인 셈이라고 생각한다. 심형래 감독 역시 SF영화에 엄청난 의미를 부여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야기를 정리하자. 비판은 누구나 할 수 있다. 그리고 그 비판에 대한 재비판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단, 제발 논리적으로 하던지, 기본적인 자세는 갖추고 해라. 남의 블로그에 가서 욕설 가득한 도배나 하지말고. 자격론 따지지 마라. 그럼 비판이라는 단어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

 

- 아해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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