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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회 부산국제영화제가 열리는 해운대에서 며칠 전 조그마한 사건이 하나 있었다. 몇몇 기자들과 기획사 매니저들이 술 자리를 하는 포장마차에 대형 영화 투자/배급사 투자 담당이 뒤늦게 취한 상태로 합석해 다소 무례한 행동을 한 것이다. 분위기가 흐려지자, 원래 착석해 있던 이들은, 다른 자리로 옮겨줄 것을 요청했지만 이 담당자는 지속적으로 거부했다. 그런데 이 투자 담당자이 기분이 상했던지 갑자기 자신이 받은 기자 명함을 찢어서 던져버렸고, 착석해 있던 이들이 어이없어 하자 자신의 명함도 찢어서 던지고 가버렸다.

술 취한 이들이 많은 영화제 해운대에서 일어난 일이기에 소소한 해프닝으로 볼 수 있다. 그런데 이 상황이 '무명' 혹은 '독립영화' 제작을 하는 감독들의 푸념과 오버랩됐다.

과거 한 독립영화 감독은 저예산으로 무명의 배우들을 출연시켜 어렵게 영화를 제작한 이유에 대해 "투자 배급사들이 시나리오를 아예 거들떠보지 않아서, 언제 내 영화가 만들어질지 불안했다. 그래서 사재 털어서 영화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또다른 영화 감독 역시 "기업을 운영해 본 경험으로 나름대로 사람을 대하는 비즈니스 마인드가 있다고 생각했다. 거래처 사람들에게 어떻게 호감을 사는지도 알고 있었다. 그런데 영화 쪽은 아예 다르다. 단순한 갑을 관계가 아니다. CJ, 롯데, 쇼박스 등은 슈퍼 갑이다. 시나리오를 거들떠 보지 않음은 물론, 연락조차 안온다. 결국은 사재 털어서 영화를 만들었다"고 말한다.

물론 이들 제작 배급사들도 많은 이들을 상대해야하기에, 그들의 애로사항을 모르는 바 아닐 것이다. 끊임없이 검토하고 사람을 만나고 다시 흥행 여부를 따지는 과정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태도고 예의다. 위에서 말한 투자 담당은 얼마 안 있어 해당 기자에게 사과를 하러 왔다. 그런데 그 장면을 보며, 만일 담당자가 기자가 아니라 힘없는 감독이었다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과를 하기보다는 고압적인 자세로 일관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조그마한 술자리에서 너무 크게 생각한 것은 아니지만, 무명의 감독들이 거대 투자사에 대한 한숨 소리가 계속 들려 끄적여봤다.

- 아해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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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한국영화감독협회 (사)한국시나리오작가협회 (사) 한국영화기술협회 (사)한국영화기획협회 (사)한국영화음악작곡가협회(사)한국영화조명감독협회 (사)한국영화촬영감독협회 (사)한국영화인원로회 (사)한국영화다양성협의회이 9개의 영화단체들이 조희문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의 해임을 반대한다고 나섰다. 심각하게 부당한 일이며, 영화진흥위원회의 위상을 흔들고 영화계의 분란과 혼란을 조장하는 일이라고 말한다.

 

일단 그들의 주장을 들어보자.

 

 

말년 힘들게 보낸 배우 윤정희 알츠하이머 투병 중 사망…백건우 방치 논란에 동생 소송까지.

영화배우 윤정희(본명 손정희)가 프랑스에서 알츠하이머 투병 중 세상을 떠났다. 향년 79세. 뛰어난 배우였고, 국민들의 사랑을 받았던 배우지만, 말년은 그렇게 좋지 못했다. 윤정희는 2017년 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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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문

 

"문화부가 임기를 보장하며 임명한 영진위원장을, 납득할 수 없는 이유를 들어 해임하겠다고 나서는 것은 지금의 정부가 무엇을 하고 있는가라는 회의와 불신만 키우는 일이다. 우리 영화인들은 이 일이 심하게 부당하며, 문화부가 영진위를 흔드는 것이며 영화계를 더욱 혼란에 빠트리는 일이라고 거듭 단정한다. 더구나 문화부가 위원장 해임의 사유라고 내세우고 있는 핑계들을 보면, 이것이 과연 정부 수준의 고민이 조금이라도 들어간 것인가를 의심케 한다. 어느 부분에서도 위원장이 법적, 행정적으로 책임져야할 구체적인 사실이 드러나지 않을 뿐 아니라, 어떻게든 시비를 걸려는 특정 단체의 마구잡이 주장과 그것을 부풀리는 야당 의원들의 주장을 나열하고 있다. 진위와 경중을 가리지 않은 채 근거가 드러나지 않는 의혹을 모두 사실인양 몰아가고 있는 것이다. 이런 것을 두고 여론재판이라고 할 것이지만, 그 여론이라는 것조차 불순한 목적을 가진 쪽에서 조작한 내용을 그대로 인용하는 셈이니 과연 문화부가 무엇을 듣고 어떤 판단을 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지금의 문화부는 김대중, 노무현 정권의 시절로 되돌아간 것인가? 되돌아가려는 것인가? "

 

 

좋은 말씀이다. 단 첫 줄만. 임기를 보장하라는 말은 일단 노무현 정부에서 임명한 문화예술계 수장들이 줄줄이 잘려나갔을 때 나왔던 말이다. 그때는 조용하시던 분들이 왜 이제 이렇게 들고 나서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어느 부분에서도 위원장이 법적, 행정적으로 책임져야 할 구체적인 사실이 드러나지 않을 뿐 아니라 어떻게든 시비를 걸려는 특정단체~"라는부분은 이미 실체가 많이 드러났는데, 소식이 늦은 이들의 오기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지금은 차라리 김대중-노무현 정권 시기가 낫다. 적어도 그때는 인식의 자유, 사고의 자유 그리고 인간이라는 존엄을 지킬 수 있었다.

 

"확증되지 않은 자칭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들어 위원장을 해임하고, 영진위와 영진위 위원장의 자리를 허수아비처럼 만들어버린다면 영진위 파행의 책임은 철저히 문화부의 것이고 더 나아가 문화부 파행이라는 엄청난 결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사실을 유의해야 한다. 영진위원장의 진퇴문제는 단순히 어느 한사람을 들여오고 내보내는 문제가 아니라 영화진흥위원회라는 기관의 역할, 정부의 영화정책과 관련하여 과연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지, 무슨 일을 하고자 하는지라는 문제와 연결되어 있는 것이고, 그 이후에 닥쳐올 파문과 파장에 대해서도 신중하게 살펴야 하는 문제가 아닐수 없다. 문화부가 지금 무슨일을 하려는 것인지 신중하게 돌아보며, 스스로 영화계 흔들기와 분열의 중심에 서려는 일을 멈추어야 한다."

 

 

'0점 논란' 영진위 VS '시' 제작사…멍청한 영진위의 '삽질'

칸 영화제에서 극본상을 받은 영화 '시'에 대해 영화진흥위원회 (영진위)가 지원사업에서 '0점'을 줬다는 오래 전 문제제기에 대해 영진위가 발끈하고 나섰다. 그런데 영진위가 제대로 기사를 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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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박할 부분이 그다지 없다. 완벽하다 못해 나도 호응하고 싶다. 단 해임 대상이 조희문이 아니라면 말이다. 과거 진보 인사들이 줄줄이 잘릴 때 이런 소리 했으면 오죽 좋겠냐만은, 문제가 많은 위원장이 잘리는데 이런 식으로 완벽한 논리(?)를 구사하며 반박하는 것은 사실 모양새가 좋지 않다. 게다가 이번 사퇴는 문화부가 조정하는 것이 아니라, 잘못을 저지른 조 위원장에 대한 여론의 힘이다. 여론=문화부 라는 공식은 어디에서 성립하는지 원.

 

조 위원장의 해임 여론이 거세게 나온 것은 조 위원장이 독립영화제작지원사업 심사과정에서 심사위원들에게 외압을 행사한 것이 크게 작용했다. 조 위원장은 칸국제영화제에 참석 중 심사위원들에게 국제전화를 걸어 특정작품의 선정을 강요해 심사위원들로부터 사퇴 요구를 받은 바 있다. 또 조 위원장은 독립영화전용관과 영상미디어센터 사업자를 선정하는 과정에서도 공정한 심사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지난 2월에는 독립영화 감독들이 새 독립영화 전용관 시네마루에 대해 보이콧을 선언했고, 3월에는 영화인 1600여 명이 조 위원장을 규탄하는 성명을 내기도 했다.

 

더 재미있는 사실은 저 9개 단체가 뿌린 보도자료의 실제 반영이다. 기껏해야 매일경제, 스포츠월드, 한국일보 등만 반영했다. 찌라시 같은 빅뉴스나 독립신문은 빼자. 미디어 오늘과 한겨레는 거꾸로 이같은 보도자료를 낸 보수영화단체를 비판했다. 한마디로 언론사들도 어이없다는 것이다. 제발 뻘짓 좀 그만하다.

 

- 아해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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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만에 간단한 글 한번 올려보자. 축구를 보다가 슈퍼액션을 봤다. 희한한 영화가 나왔다. 분면 19금 에로물이다. 그런데 이게 제법 무슨 일본 무슨 영화를 따라한 듯 싶다. '완전한 사육' 느낌? 풍기는 느낌은 독립영화류다. 배우들도 영 모르겠고.

중반부 부터 봐서 긴 이야기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남자 하나가 여자 둘 가둬두고 희한한 짓을 한다. 그런데 여자들 심리가 변해간다. 뭐 여기서 감독은 뭔가 의미를 부여하고 싶었나보다. 그런데 어설프다. ㅋ

그냥 '의미를 부여하고픈' '독립 영화를 따라하고픈' '그러나 굉장히 어색한' 영화 정도? 새벽에 희한한 영화 하나 봤다.

- 아해소리 -

ps. 어떤 영화인지 살펴봤더니, 역시 소녀시대의 '소원을 말해봐'만 나온다. ㅋ 그래서 사진도 어쩔 수 없이 저거 올려놓는다. 즉 사진과 영화는 관계가 없다. 자료 없는 영화라.

ps2. 감독은 박범수..제작은 코어콘텐츠...그런데 코어콘텐츠를 검색해보면 다들 찾을 수 있을 듯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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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0회 전주국제영화제가 드디어 개막되어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그러나 참 안타까운 것은 스타들이 전주를 잘 찾지 않는다는 것이다.

4월 30일 저녁 개막식이 열리는 전주 소리의전당에는 많은 연예인들이 찾았지만, 안성기, 김태우, 이지훈, 조안 등 몇몇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신인 배우들이었다. 아주 간단히 말해 사진기자들이 '누구야'를 말하며 아예 사진 기사에 이름조차 거론되지 않은 이들도 있으니 할말 다했겠다. 이는 비단 올해만 그렇지는 않다. 지난 해에도 신인들의 대거 등장으로 대부분 "신인 여배우들이 참여했다"식으로 처리되었기 때문이다.

스타들이 전주국제영화제를 찾지 않는 다는 것은 비단 홍보의 문제나 영화팬들에 대한 서비스 차원이 아니다. 전주국제영화제는 상업영화보다는 독립영화 중심의 영화제이다. 즉 스타들이 전주를 찾는다는 것은 상업영화의 바탕을 이루며 동시에 상업영화와 또다른 한 축을 이루는 독립영화에 대한 예의다. 자신과 같지만, 동시에 다른 영역에 대한 예의이자, 연기의 폭을 넓힐 수 있는 기회인 셈이다.

실제 스타라고 하여 그 상품성은 인정받았지만, 그에 부응하는 연기력을 보여주지 못하는 스타들이 적지않다. 김태희가 그렇고, 권상우 등이 그러하다. 보기만 해도 손발이 오그라드는 상황을 만드는 이들은 자신의 상품성을 한껏 올리며, 세계 각국의 연기를 제대로 익힐 수 있는 기회를 그냥 무시하는 것이다. 자신들이 나오지 않기에, 그 규모가 작기에 무시해버리는 전주국제영화제의 숨은 힘을 무시하는 셈이다. (물론 다소 정치적으로 변한 전주국제영화제도 반성해야할 부분이 많긴 하다) 개막식에 참여한 스타들도 일이 있다는 이유로 개막작품조차 보지 않고 자리에 일어난다.

물론 일부 스타들은 모자 눌러쓰고 영화를 보러온다. 한 남자스타는 몰래 내려와 팬들과 같이 영화를 보고 반응을 보며 머무르다 올라간다. 그런 스타들은 확실히 연기가 변함을 느낀다.

그러나 이에 비해 영화팬들은 전주를 선택했다. 예매율 등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오전에 대부분 온라인 매진이 되어 현장이나 가야 표를 구할 수 있다. 영화제측도 기대 이상이라고 말한다. 물론 이것이 영화 산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지는 모른다. 그러나 적어도 많은 영화팬들의 수준을 올라갈 것이며, 이는 냉험하게 '쓰레기 영화'들에 대한 옥석 가리기를 한층 더 확실하게 할 수 있을 것이다.

전주국제영화제 나온 영화가 꼭 뛰어난 영화라고 말할 수는 없다. 지루할 수도 있고, 이해못할 수도 있다. 기대 이하의 영화도 있을 것이다. (다 보지 못해서 다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그러나 분명 일반 상업영화가 갖지 못하는 면을 가지고 있는, 이는 영화팬들의 수준을 올려줄 것이다.

스타가 외면한 전주에 영화팬들이 도리어 자리를 차지하며 한국 영화를, 그리고 세계적인 영화를 보며 키워주고 있는 셈이다.

- 아해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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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8세대'라는 말이 더이상 낯설지 않을 정도로 불안한 청춘들이 살고 있는 지금의 시대에, 젊은 시기 '꿈'에 대해서 '철'없이 순수하게 접근하는 사람을 보면 답답한 마음이 생길까, 아니면 부러운 마음이 생길까.

11일 언론시사회를 가진 영화 '여기보다 어딘가에' (감독 이승영)의 수연 (차수연)은 관객들은 시험에 빠지게 한다. 관객 본인의 상황일 수도 있고 아니면 관객 주변 사람들의 상황일 수도 있는 독특한 캐릭터를 수연은 관객들에게 제시하지만, 정작 관객들은 쉽게 동화하기 어렵다.

수연은 대학 졸업 후 백수로 살고 있는 26살의 '철'없는 여자다. 영국으로 유학 가서 뮤지션이 되는 것이 꿈이지만, 집에서는 지원못해준다고 하자 바로 가출해서 친구인 동호 (유하준)의 옥탑방에 얹혀 살기 시작한다. 복학생 동호는 휴학 전 활동했던 밴드로 돌아가지만 적응하지 못하고, 결국 밴드에서 쫓겨나 페스티벌에 출전할 자기만의 밴드를 만들려고 한다. 수연은 동호가 준 소극장 콘서트에 갔다가 유학파 뮤지션 현(방준석)을 만나게 된다. 현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음악적 위치를 이용해 수연과 어떻게 엮어보려고 하지만 번번히 애인때문에 달성하지 못한다.

수연의 방황은 기존의 방황하는 청춘을 그린 영화와는 사뭇 다르다. 단순히 어둡기만 하지 않고, 중간 중간 유머를 넣어 영화 속 현실에 보다 친근하게 접근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둔다.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의 몽롱하고도 덜 우울한 음악도 관객들이 이러한 기분을 느낄 수 있도록 한 몫한다.

과거 영화와 동명이었던 하림의 '여기보다 어딘가에' 뮤직비디오에서 대책없지만 자유로움이 느껴지는 여행을 떠나는 모습을 그렸고, 빅뱅의 '거짓말' 뮤직비디오에서 살인을 저지른 어두운 여성의 역할을 맡았던 차수연의 연기도 '꿈'을 쫓지만 대책은 없는 청춘을 잘 그려냈다. 멍한 모습으로 귀엽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너무 이기적이고 대책없어 '한대 때리고' 싶은 캐릭터를 적절하게 소화해 낸 것이다. 제작사측은 실제로 클라리넷을 전공하고도 극중 수연처럼 무대 공포증을 경험한 바 있고, 음악가의 길에서 방황했던 경험했던 차수연의 연기에 대해 실제 성격과 닮았다고 설명했다.

물론 유하준의 연기도 이러한 '방황성'에 대해 잘 어필하고 있다. 어리석다 못해 답답하기까지 한 그의 모습이 잘 보면 '내' 안에 그리고 모두의 마음 안에 현실적으로 존재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 답답함은 나를 향하게 된다. 그리고 영화는 점차 영화를 넘어 현실로 다가오기 시작한다.

충무로에서 A급 실력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거의 무보수로 참여한 고낙선 조명감독과 조민호 동시녹음 기사 등의 합류로 인해 총 1억원 가량의 예산으로 제작되었다고는 믿기 힘들 정도로 완성도 높은 영화 '여기보다 어딘가에'는 오는 8월 21일 개봉된다.

- 아해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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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상암동 한국영상자료원 시네마테크 2관에서 독립장편 영화 '사랑 중독'이 조촐한 시사회를 가졌다.

일반적으로 상업영화의 시사회의 경우에는 일반시사회에 앞서 기자시사회를 개최한다. 시사회 전 카메라 기자들이 앞에 자리를 잡고, 텍스트 기자들과 시사회 초청 인사들이 자리를 잡으면 감독과 배우들이 등장한다. "잘 봐주세요" 등의 으레적인 멘트를 한 후에 자리를 잡으면 영화가 시작된다. 그리고 영화가 끝나면 기자간담회를 하며 영화에 대한 질문과 답변을 한다.

그러나 이날 시사회는 정말 특별했다. 시사회라고는 하지만 사실 감독과 배우들의 지인들의 모여 한 편의 독립장편영화를 '봐' 주는 자리 정도였다.

7시 30분이 되자 감독이 직접 앞에 나가 사회를 봤다. "배우들 앞으로 나와 주세요"라는 말을 하자, 객석에서 관객(?)들과 웃고 떠들며 이야기하던 배우들이 하나둘씩 자리로 나왔다. 주연배우 두세명만 등장해 한두마디 던지고 사라지는 상업영화와는 달리 소수의 인원이 찍은 것이 확 드러나게 이름도 없는 사채업자1, 사채업자2를 맡은 사람들까지 무대에 올라 자신을 소개했다.

그리고 감독의 "그럼 영화 시작하겠습니다"라는 말과 함께 영화가 시작된다.

영화 자체에 대해서는 그다지 말하고 싶지 않다. 독립영화라는 열악한 환경속에서 나온 영화에 대해 내가 상업영화의 잣대를 들이대어 이러쿵 저러쿵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짧은 표현을 하자면, 다소 우울한 느낌을 주며 인생을 그려내려 했으며 사랑이란 주제를 던졌지면 다른 시각의 사랑 표현을 나타냈다. 담배와 하얀 색이 스크린을 메꾸고 조금은 덜 만들어진 느낌의 영상미를 내보였다.

사실 영화 속에 웃긴 장면은 나오지 않는다. 독립영화가 가지고 있는 일반적인 느낌을 상상하면 된다. 그런데 사람들이 후반부로 갈 수록 크게 웃기 시작한다. 내 옆의 친구가, 선배가, 후배가 등장해 연기를 하는데 그게 자신들이 생각해도 웃긴 모양이다. 한 곳에서 터진 웃음은 이곳 저곳으로 전염되어 간다.

그렇게 영화가 끝나고 박수가 터졌다. 영화에 대한 직접적인 평가를 내리는 박수라기 보다는 열연한 '사람'들에 대한 박수였다. 상업영화 시사회가 끝나고 나오는 박수와는 사뭇 다르다. (사실 상업영화 시사회에서 박수가 나오긴 쉽지 않다. 최근에 화려한 휴가나 즐거운 인생 정도?)

감독은 다시 앞으로 나와 이야기한다. "영화 재미있게 보셨는지 모르겠습니다. 아직 보정도 더 해야하고 음향도 조절해야 합니다. 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조촐한 한 독립장편영화의 시사회는 끝났다.

제법 시사회를 쫓아다닌다고 생각한 내가 이번 시사회는 영상미라든가 스토리라든가 하는 부분은 생각할 여력도 없고 그럴 입장이 되지 못함을 느꼈다. 장비는 빌리고 배우들과 스태프들에게는 밥값 정도만 제공됐다. '영화에 대한 열정'이라는 설명없이는 왜 이 영화를 찍었는지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영화가 끝나고 극장 밖으로 나온 사람들은 잘못된 부분도 지적하며 동시에 서로를 격려하기 시작했다. 기자간담회처럼 딱딱한 질문과 답변이 오가는 자리가 아니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주차장으로 가는 자리에는 관객과 배우들이 함께 타며 웃으며 장면에 대해 이야기했다.

거창하지는 않지만 소탈하게 영화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독립장편영화 시사회는 다시 한번 경험하고픈 특별한 경험이었다.

- 아해소리 -

ps. 보도자료나 사전 자료가 없으니 사진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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