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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금토 드라마 미생이 주말 내내 화제에 오르더니, 월요일까지 기세가 꺾일 줄 모른다. 포털사이트 검색어 상위권에 차지한 것은 물론, 웹툰과 드라마 속 대사가 SNS에서 끊임없이 회자되고 있다.


영화든 드라마든 대중들의 마음을 얻으려면 공감이라는 키워드가 존재해야 하는데, ‘미생1천만 직장인들의 애환을 가장 확실하게 뚫고 지나갔다. 그리고 그 애환을 그려내는 이들은 2화까지 세 부류로 나뉜다.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당연히 주인공 장그래(임시완 분)의 모습이다. 인생에 있어서 바둑 밖에 몰랐고, 고졸 검정고시 출신이라는 점이 자신의 모든 스펙인 장그래는 갑자기 뚝 회사이라는 사회에 편입된다. 바둑이든 아르바이트든 홀로 무엇인가를 해내야 했던 장그래에게 조직은 낯설다. 때문에 장그래는 우리라는 단어에 눈물을 흘린다. 아직도 어떤 조직이라도 소속되어 있어야 마음이 편한 현대 직장인들의 모습이다.


그 다음은 동료 인턴들이다. 다양한 스펙을 쌓고, 치열한 경쟁 끝에 입사한 이들에게 낙하산으로 떨어진 장그래는 껄끄러운 존재다. 그러나 동시에 자신들의 정직원 채용을 위한 이용가치높은 존재이기도 하다. 이들의 경쟁은 취업 자체가 경쟁의 끝이 아님을 현실적으로 보여준다. 직장이란 전쟁터에서 살아남기 위해 누군가를 밟아야 하고, 다시 누군가와는 협력해야 하는 인턴들의 모습은 씁쓸하기 까지 하다.


마지막은 장그래의 상사인 오상식(이성민 분)과 김동식(김대명 분)이다. 사내 정치에는 관심 없고 오로지 일만 아는 오상식은 전형적인 샐러리맨의 모습이다. 그리고 이를 따르는 김동식 역시 마찬가지다. 실상 미생에 공감대를 느끼며, 이들의 삶에 동조하는 이들의 대다수는 오상식과 김동식일 것이다. 장그래와 인턴들의 모습은 자신들의 사회 초년생 당시의 지나간 기억이지만, 오상식과 김동식은 현재이기 때문이다.


미생을 본 이후 일요일이 지난 출근한 월요일 아침. 제복 같은 양복을 입은 이들을 보는 시각이 확실히 달라졌다. 같은 직장인이어도 조금 다른 개념의 직장에 몸 담고 있는 필자로서는 그들의 치열한 삶이 훅 지나가는 듯 했다.


장그래가 이른 아침 다른 방향으로 걸어가다가, 직장인이 되어 그들과 한 방향으로 걷는 것을 조직에 소속되었다고 느꼈을 기분이 어떤 것인지 새삼 알게 됐다. 그러나. 실상 그것은 아무것도 아닌데 말이다.


- 아해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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