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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더 거론하겠지만, 연말 지상파 3사의 가요축제는 하나로 묶어서 개최해야 한다. 언제까지 가수들은 타이트한 일정에 헉헉대고, 시청자들은 평소와 다르지 않은, 아니 어떻게 보면 더 질 낮은 프로그램을 봐야하는지 모르겠다.

이는 29일 방송한 SBS 가요대전을 보고나서 더욱 절실해졌다. 이 한심한 방송을 누가 연출했으며, 이에 어쩔 수 없이 가야 하는 기획사와 가수들이 불쌍해 보이기까지 했다.

무려 37개 팀이 4시간 가까운 시간동안 보여준 것은 "우리 케이팝의 수준은 거품이다"라는 것 뿐이다. 솔직히 위기감까지 느꼈다. 그동안 뮤직비디오와 다양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던 가수들이 보여주기에 급급한 급조 방송으로 인해 흔들릴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물론 그렇다고 아이돌 그룹이 그동안 실력이 뛰어났는데, 이 방송에서 저평가 됐다는 소리가 아니다. 차근차근 쌓아가는 순간에 돌맹이 하나 쑥 빼서 발 디딜 공간을 없애버리는 역할을 했다는 말이다.

첫째로 어이없던 것은 각 걸 그룹에서 일부 멤버들이 나와 합동 퍼포먼스를 보여줄 때였다. 브라운아이드걸스의 가인을 선두로, 티아라 지연, 포미닛 현아, 씨스타 효린 등이 쭉 섰을 때, 그래도 나름 팀을 대표하기에 괜찮은 퍼포먼스가 펼쳐질 것이라 여겼다. 곡이 비욘세의 '런 더 월드'(Run the world)라는 것도 사실 그다지 썩 개운치는 않았지만, 퍼포먼스는 아예 가관이었다.

뭐 일부에서 말한 나이트클럽 댄서들과 같다는 느낌이 적절할지는 모르겠지만, 딱히 좋게 평가를 내리기는 어려웠다. 시청자는 물론 관객들 역시 10대 위주라는 것을 뻔히 아는 상황에서 선정적인 몸짓, 아니 어떻게 보면 급 낮은 몸짓은 민망하기 그지 없었다.

걸 그룹들의 패션 역시 비슷비슷해서 "한국 걸 그룹은 섹시하려고만 노력하고, 그려러면 저런 복장을 입어야 하는구나"라는 생각만 줄 것 같았다. 허벅지 위로 올라간 핫팬츠에 가죽을 걸치거나, 상의 노출 등은 거의 일반화되어버렸다.

재미있는 것은 이들 걸 그룹들이 지나간 자리에 SM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들이 대거 등장해 제법 폼나는 무대를 꾸몄다는 것이다. 피아노를 치는 서현 등 다양한 악기를 연주하기도 하고, 신화의 'TOP'를 잠깐 따라한 소녀시대는 마치 앞서 저급 퍼포먼스를 보여준 걸 그룹들과 격차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듯한 느낌마저 안겼다.

그러나 무엇보다 이날 하이라이트는 비욘세가 빌보드 뮤직 어워드에서 보여준 '런 더 월드'무대를 고스란히 차용한 동방신기였다. 그냥 보는 순간 비욘세의 무대를 따라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를 두고 일부 매체는 확인도 안하고 창의적이고 대단한 무대라고 극찬한 것은 어이없었다)

트위터에서는 당연히 난리가 났다. 나름 한류의 선봉 격에 있는 동방신기가 기껏 비욘세 무대를 따라하느냐는 것이다. 물론 옹호도 있었다. 해외 팝가수들의 무대를 따라하는 것이 어제오늘의 일도 아니고, 오마주로 인정하면 안되냐는 것이었다. 그러나 비욘세가 이 무대를 보인 것은 지난 11월. 오마주라고 하기에는 기간이 너무 짧다.

해외 팝가수끼리도 서로 차용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일부 인정할 수 있지만, 시기가 안 좋았다. 현재는 케이팝의 마치 세계를 정벌하는 듯한 뉘앙스를 마구마구 내뿜고 있는 시기다. 앞서도 잠깐 언급했지만, 차근차근 케이팝의 이미지를 알리는 시기다. 그런데 그때 우리의 한계는 비욘세를 따라하는 수준이라고 공개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과연 생각이 있는 행동일까이다.

그것도 올해 갓 데뷔한 신인그룹이 그렇게 했다면, 기획사 시스템의 부재, 경험의 부재로 인식하겠지만, SM엔터테인먼트 소속의 동방신기가 그렇게 했다는 자체가 문제다.

이를 두고 일부 동방신기 팬들은 동방신기가 아닌 SBS가 무대를 꾸몄다며, SBS를 공격하고 나섰다. 그러나 연말 가요 축제의 콘셉트는 방송사가 아닌, 기획사에서 꾸민다. 조율은 일부 있겠지만, 무대 구성 자체는 SM의 몫이다. 물론 SBS라고 책임이 없지는 않다. 기획안 등을 받았을 때 알았어야 했다. 때문에 최대의 책임은 SBS다.

남은 두 방송사의 가요축제가 어떻게 이뤄질지는 모른다. 그러나 방송사고 등의 자잘한 내용들을 떠나서, 큰 그림으로 본다면 올해 SBS의 가요 축제는 부끄러울 정도였다.

- 아해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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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자들을 매니지먼트 하던 키이스트가 본격적으로 가요계에 뛰어들 것임을 선언했다. 키이스트는 현재 연기자 매니지먼트에서 심엔터테인먼트, 나무엑터스, 싸이더스 등과 함께 국내 상위권 기획사다.

배용준, 최강희, 주지훈, 김현중, 김수현은 물론 최근 사회적으로 파장을 일으킨 이지아까지 여기 소속이다. 배용준 1인 기획사에서 시작해 높은 성장을 한 셈이다.

그런 키이스트가 가요계에 진출한다는 소문이 오래전부터 있었고, SS501 출신 김현중을 영입하면서 이는 기정사실화 되었다. 사실 배우들만 데리고 있는 소속사들은 활동에 한계가 있다. 영화를 다작시킬 수도 없고, 장기간 방영되는 드라마에 들어가더라도, 노출이 쉽지 않다. 특히 배우들 전문 기획사들은 배우 한명 한명이 1인 기획사나 다름없이 활동을 해서, 기획사가 이익을 많이 보기도 힘들다.

이에 비해 가요 기획사들은 즉각적인 반응을 얻고, 행사 등을 통해 많은 돈을 벌어들인다. (뭐 다들 죽는 소리 하지만, 행사 한번에 수천만 원씩 현금으로 받는 그들이다) 게다가 아이돌 그룹 멤버를 비롯한 많은 가수들이 연기자에 도전하고, 성공한 사례가 속출하는 반면 연기자가 가수로 오는 경우는 거의 없다시피 하다. 때문에 국내 최고의 기획사를 거론할 때 SM, JYP, YG가 이름을 올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에 키이스트 배성웅 대표는 보도자료를 통해 “사업 진출 첫 번째 앨범으로 국내외에서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김현중의 솔로 앨범을 오는 6월 발매한다. 한국을 넘어 아시아 전역에서 불고 있는 K-POP 열풍과 함께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원소스멀티유즈 트렌드를 선도 할 수 있는 완성도 높은 음반을 기획하고 제작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재미있는 것은 키이스트가 신인 가수 발굴과 더불어 기존 가수들을 영입할 것이라 공개적으로 밝혔다는 것이다. 그럴 경우 가수들의 이동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키이스트라는 이름이 국내뿐만 아니라, 아시아 시장에서 먹히기 때문이다.

키이스트가 과연 국내 3대 기획사를 상대로 얼마나 선전할 지는 두고 볼 일이다.

- 아해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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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한 공연을 일방적으로 깍아내리려는 의도는 없지만, 지난 15일 잠실벌에서 보여준 두 공연은 분명 비교할 만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것과 동시에 어쩔 수 없이 '깍이는' 대상이 나올 수 밖에 없다고 판단되었다.

야구경기장과 주경기장에서 각각 개최된 ETP페스티벌과 SM TOWN공연은 '음악'에 대해 주최하는 측이 어떻게 접근할 경우 어떤 결과가 낳는지를 여실히 보여줬다. ETP는 '음악'을 추구했다. 음향 시설에 많은 초점을 두어 공연장을 찾은 관객들을 배려했다. 아티스트들이 나와 자신의 열정을 쏟아붓고 있는데, 그 열정이 전달되지 않는다면 그것은 앞뒤가 안 맞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 결과 관객들은 스스로 즐기기 시작했다. 어떤 음악이 나오든, 어떤 아티스트가 나오든 관객들은 몸을 흔들었고, 눈을 감고 음악을 들었다.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볼 것없이 자신이 음악의 한 가운데 서있게끔 했다. '쾅쾅' 울려대는 강력한 사운드와 아티스트의 열정은 그대로 '즐기는' 관객에게 전달되었다.

그 덕에 뒤쪽 자리에 위치한 관객들은 아티스트들의 음악을 귀로 들으면서 몸은 자유롭게 움직였고 시선은 아티스트들과 함께, 혹은 스스스로 즐기고 있는 스탠딩 관객들에게 돌아가고 있었다. 아티스트들과 아티스트들의 음악을 '나'를 위해 활용하고 있는 모습이 자유로워보였기 때문이다.

100여m남짓 지나 개최된 SM TOWN 공연. '천상지희 더 그레이스' 선데이가 첫 포문을 열었지만, 들리지조차 않았다. 아해소리가 잠시 위치했던 자리가 제법 무대와 멀지 않았음을 고려하면 얼마나 음향에 투자하지 않았는지 알만하다. 결국 SM측이 이날 수 만명을 불러놓고 보여주고 싶었던 것은 '음악'이 아닌, 아이돌 그룹들의 '재롱잔치'였던 것이다. (한가지 아쉬운 것은 서태지로 인해 보아의 공연을 못봤던 부분이다. 그나마 SM에서 인정할 수 있는 가수인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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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 소속 아이돌그룹들의 팬들 입장에서는 이런 '재롱잔치'가 감사운 일일수도 있다. 그러나 무대에 선 이들은 엄연히 가수이고, 팬들 역시 그들이 노래를 부르는 가수이기에 팬클럽에 돈을 내고 가입을 하고 어렵게 버스를 대절해 지방에서부터 올라왔다. 그런데 '음악'을 안 들려주고 '재롱잔치'에만 만족토록 한 것은 한마디로 이들을 기만한 것이다. 전에 슈퍼주니어의 멤버 추가에 대해 이들은 '소비자 운동'형태로 반발해 보기 드물게 언론의 칭찬을 받았다. 그런데 그들이 결국 그 반발의 결과가 '음악'을 소화해내는 '가수'를 지켜내는 것이 아닌, 소속사에 의해 철저하게 꾸며진 유치원 수준의 재롱잔치 연습생이라면 그 반발 역시 헛된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날 SM측도 사실 서태지쪽을 의식했다는 인상을 강하게 줬다. 모든 SM소속 가수들이 다 나옴에도 유독 보아만 2부에 배치해 서태지 등장 시간과 비슷했다는 점이나, 공연을 언론에 잘 오픈하지 않았떤 전례에 비춰볼 때, 많은 기자들에게 현장을 공개한 것이 의외로 받아들여지기까지 했다.

"가수는 노래를 해야 한다"는 수많은 선배 가수들의 지속적인 지적과 동시에 그러한 가수들의 노래를 제대로 전달해 주는 시설과 고민을 SM은 했어야 했다. 그들 팬들이 SM의 돈줄을 대주는 '봉'이거나 오로지 아이돌그룹을 띄우기 위한 들러리가 아니기 때문이다.

ETP 페스티벌쪽에 들렸는지는 모르겠지만, 주경기장으로 발길을 향하던 SM 김영민 대표가 '우리 가수들을 오랜만에 보여주자'가 아니라 '팬들에게 제대로 음악을 들려주고 즐기게 하자'는 ETP쪽의 느낌을 가졌다면, 공연이 달라지지 않았을까 싶다.

- 아해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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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무료 일간지 포커스의 한 광고에 눈길이 갔다. 슈퍼주니어 팬 즉 일명 엘프들이 슈퍼주니어 14번째 멤버 영입에 반대하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사실 광고 자체로는 무슨 내용인지 모르는 사람이 대다수일 것이다. 10대 청소년들이나 알지 20대 이상중에서 연예계에 관심있는 사람들이 아니라면 그게 무슨 광고인지 쉽게 알지 못한다. 광고 자체에 '슈퍼주니어'라는 말이 한마디도 안 들어갔기 때문이다.

그런 다음 컴퓨터에 앉아 광고속 홈페이지에 들어가보았다.

놀라웠다.

법률까지 올리며 합법적인 시위를 펼치겠다는 내용과 더불어 각 언론사 광고 단가, 버스 및 지하철 광고 단가 및 담당자 이름과 연락처 등을 올려놓으며 모금을 했고 성명서 역시 한국어뿐만 아니라 중국, 일본어, 영어 등 6개국어로 올려놓았다.

의견 게시판도 국내외로 나누었고 행동강령까지 만들었다. 집회신고서까지 강남경찰서에 제출했고 승인까지 받았다.

거의 시민단체 수준이었다.

개인적으로는 긍정·부정의 40대 60의 수준의 점수를 주고 싶다.

긍정의 경우에는 이 아이들이 아이돌스타라는 대상으로 펼치는 활동이 추후 다른 방향으로 전환될 시 엄청난 경험으로 탄생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재 중고등학생 수준에서는 학생회 활동이나 동아리 등을 제외하고는 이런 기회가 드물다. 게다가 90년대 중반부터 학생회가 대학 진학시 가산점을 받기 위해 들어가는 공간으로 변하면서 실질적으로 체계적으로 합법 집회를 하거나 조직화된 움직임을 보이며 사회성을 익힐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들었다. 이번 슈퍼주니어 팬들의 움직임은 이런 측면에서 분명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겠다.

그러나 분명 이들은 학생이다. 이들의 집회시간이 평일 오후 4시이후다. 물론 자발적인 집회라 오고싶은 사람만 오라고 되어있지만 이들의 성향이 과연 그럴까싶다. SM담당자들이 주말에 나오지 않기에 평일에 한다는 것은 이해하지만 그들에게 본분이 있다. 또한 모금한다는 돈 역시 그렇다. 조금씩 모아서 만든 광고를 제작하기는 하지만 만만치 않은 금액이다. 그 돈이 과연 팬들이 벌어서 내는 것은 아닐 것이다. 혹자는 어차피 내가 쓸 돈은 거기에 낼 뿐이라고 하지만, 그 돈을 주는 부모의 입장에서는 어이없는 상황일 뿐이다.

여기서 보면 실질적인 문제는 SM에 있다. 노예계약 파문 등으로 얼룩진 기획사라서 그런지 '돈벌이' 이외의 소비자의 입장 등은 생각하지 않는다. 아니 어쩌면 이런 상황을 즐기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럴수록 슈퍼주니어는 특별한 존재가 되어가고 이를 데리고 있는 SM의 수익은 늘어만갈테니 말이다.

- 아해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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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푸른하늘' 유영석이 음악감독을 맡은 뮤지컬 '러브인카푸치노' 제작발표회에 갔다왔다. 잠깐 본 내용이지만 '푸른하늘'의 향기가 물씬 묻어나왔다.

음악을 듣는 내내 최근 만들어진 뮤지컬을 본다는 기분보다는 과거의 추억을 더듬는 듯 느낌을 받았다.

김현식부터 시작해 신촌블루스, 이정선, 시인과 촌장, 어떤날, 봄여름가을겨울, 푸른하늘, 김현철, 장필순...지금 70년대 태어난 이들은 이들의 음악이 익숙하다. 이들의 LP 혹은 CD를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이 드물 것이다. 90년대 초반 이들이 63빌딩 등에서 개최한 동아기획 콘서트는 현재의 비싼 여느 콘서트와는 비교도 안됐다. 의자에 앉아 야광봉을 흔드는 사람도 없다. 그냥 바닥에 앉아 좋아하는 노래를 따라부르고, 음악을 즐겼다.

동아기획은 김영대표가 김현식과 2집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태어났다. 이후 작곡동료였던 최성에게서 노래를 잘 한다는 사람을 소개받은 것이 전인권이다. 이후 80~90년대 중반까지는 동아기획 사단은 음악인들의 주류를 이루게 된다. 이들의 영향을 받지 않은 이가 없을 정도다.

이들이 지금 SM 등 상업적 기획사와 비교되는 이유는 간단하다. 동아기획 사단을 받히는 힘, 그리고 그들이 가요계에 영향력을 미치는 힘은 돈이 아닌 음악이었다. 좋은 가수라면 무명이라도 영입을 했고 장르 역시 다양했다. 연예인을 만들기 위한 것이 아닌 노래를 부르는 사람을 만들기 위해서 투자를 했다.

SM 등이 종합연예기획사로서 연기, 가수 관련 연예인들을 모두 데리고 있는 것과 단편적 비교를 하기는 힘들 것이다. 하지만, 노래도 못하는 아이들을 가수로 일단 내세워 인지도를 올려 돈벌이에 이용해 먹는 것과는 분명 다른 패턴이다. (노래를 못하면 가수를 시키지 말아야지. 도대체 누가 그들에게 가수라는 명칭을 붙혀주는지)

음반시장이 몰락하고 어줍지 않은 이들이 디지털솔로앨범이라는 것으로 가볍게 '가수데뷔(?)'를 하는 요즘 80~90년대 동아기획의 힘이 다시 그리워진다.

- 아해소리 -

ps. 영상은 러브인카푸치노 제작발표회 현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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