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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시내 도로변을 지나다보면 도로 주변을 지나다보면 도로주비내 불법 경작에 대한 경고문을 심심치않게 본다. 만일 그곳에 경작을 하게되면 700만원 이하의 벌금이나 몇 년이하의 징역을 처하겠다는 글이 써져있다. 그곳에 농작물 등을 심는 행위를 금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과거 땅도 없고 소일꺼리로 그곳에 조그마하게 농작물을 심어보겠다는 사람들에게 너무하는 것이 아니냐는 말도 나왔지만, 조경사업 차원에서 추진된 시의 정책에 사실상 다들 포기하는 분위기다.

그런데 이런 안산시의 시각에서 벗어나는 구역이 몇몇 있다. 시정이나 구정을 담당하는 사람이 얼마 없기에 그럴 수도 있다. 그러나 보이는 곳만 정비하고 안보이는 곳은 '못봤다'라는 식으로 넘어가기에는 형평성의 문제가 있을 수 있다. 마치 걸리는 놈만 '바보'일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지난 해 이러한 한 불법 농지를 신고한 적이 있다. 안산시에서 꽂아놓은 경고 팻말은 이미 주변 하수구에 쳐박혀 있고 그곳에서는 참 넓게도 버젓이 농작물이 심어져있었다. 민원을 제기했다. 돌아온 답변은 "올해는 첫 시행이고 계도기간이며 농작물을 수확해야 하는 시점이 다 되었기에  내년에 확실히 조치하겠다"는 것이었다. 법치가 살아야되는 것은 타당하지만, 농작물을 심은 사람이 수확이 다 되어 뽑히는 것은 그다지 좋은 일이 아닐 것이다. 게다가 '계도 기간'이라는 타이틀은 법치에서도 어느정도 '여지'를 줄 수 있는 말이기에 "알았다"로 마무리했다.

그리고 1년 후. 그 공간은 다시 많은 농작물이 심어져있었다. 공무원이 법을 행하는데 있어 '계도 기간'이 그렇게 길지 몰랐다. 다른 곳은 잘도 정비하면서 그곳은 넘어갔던 것도 웃겼지만, 자신들의 경고 팻말이 여전히 옆 하수구에 굴러다니는 것에 대해 그대로 방치하는 것도 희한했다. (그것도 세금으로 만들었을텐데 말이다. 설마 공무원 사비 털지는 않았으리라 생각한다)

다시 안산시 상록구청에 문의를 했다.

"우리구는 도로부지내의 불법경작을 방지하고자 매년 수목식재 및 정비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귀하께서 요구하신 지역 인근에 위치한 000일원 수목식재공사를 금년 초에 시행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귀하께서 요구하신 지역을 미처 정비하지 못한 점 널리 이해하여 주시기 바라며, 행위자로 하여금 자진 정비토록 계도하였음을 알려드립니다. 또한, 해당부지에 대한 경작이 계속될 경우 향후 수목식재 등을 통해 정비할 계획이오니 양해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그렇다 다시 '계도 기간'이 시작된 것이다. 그러나 조금 발전은 했다. "해당부지에 대한 경작이 계속될 경우 향후 수목식재 등을 통해 정비할 계획이오니 양해하여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말이 진일보 한 것이다.

그리고 다시 10여일 후 그 자리는 여전히 그대로였다. 정말 궁금했다. 민원에 대한 친절한 답변은 언제나 '립서비스'에 불과한 것일까. 재문의를 해봤다. (여기서부터는 공무원의 태도에 대한 오기가 생겼다) 다시 답변이 올라왔다.

"귀하께서 요구하신 도로부지 내 불법 경작 조치 사항에 대하여는 행위자로 하여금 자진 정비토록 계도하였으나, 해당부지 내 경작물의 수확 시기가 10월 경임을 참작하여 정비 시기가 늦춰지고 있음을 양해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또한, 해당부지에 경작이 수확 이후에도 계속될 경우 수목식재 등을 통해 정비할 계획임을 알려드립니다"

위에서도 말했듯이 농작물을 심은 사람의 심정을 이해한다는 차원에서 이미 심은 농작물을 뽑아낸다는 것은 잔인한 일일지 모른다. 그러나 민원을 제기한 것은 1년 전이다. 그리고 설사 농작물을 처리하지는 않더라도, 뽑혀서 굴러다닐망정 자신들이 꽂아놓은 팻말에 써놓은 말과 벌금은 지켜야 되지 않을까?. 그리고 '경작이 수확된 이후에도~'라는 말은 이해하기도 힘들다.

전화를 해서 물어봤다. 그랬더니 "경작물이 있는데 뽑는 것은 너무하고, 벌금은 그 상황에 대해 너무 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그랬다. 우리 공무원들은 국민들에게 벌금 등의 법집행에 대해 관대했던 것이다. 그곳 뿐만 아닐 것이다. 아니 이런 농작부지 상황만 그런 것이 아닐 것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앞서 해당 공무원은 "미처 알지 못했던 곳이고~"라는 말을 했다. 그래서 친절하게 위치를 2년 연속 알려줬다. 그런데도 못 찾는다. 하긴 대한민국이 너무 넓다.

이것을 보면서 난 솔직히 공무원이 농작물을 심은 사람에 대한 '온정'보다는 공무원의 전형적인 '귀차니즘'의 일환이라고밖에 생각이 안든다. 그리고 질렸다. 전화를 해도 '왜 그런 것까지 신경쓰나'는 뉘앙스에 그냥 '알았다'라고 말하고 끊어버리는 내 모습에 '참 많이 질렸구나'라는 느낌을 스스로에게 줬다. 내년에 다시 한번 볼련다. 국민이 낸 세금으로 만든 팻말이 내동댕이쳐도 그다지 신경도 안쓰고, 불법을 저지른 사람에게는 따뜻한 온정을 한없이 베푸는 모습을 말이다. (그런데 다른 불법에 대해서도 이런가?).

- 아해소리 -

ps. 정부가 바뀌어서는 아닐 듯 싶다. 지난 해에는 참여정부였으니..ㅋ

ps. 한 지역 이야기로 공무원을 일반화시켰다고 생각하지 마시길...하나의 사례를 들었지만, 저거 말고도 참 많이 떠오르지만...단지 최근의 일이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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