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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나인'은 볼꺼리가 상당히 풍성하다. 여러 홍보를 통해서도 나왔지만 귀도역을 맡은 황정민과 강필석을 제외하고는 출연진 모두가 여성이다. 이 한가지만으로도 남성관객들의 귀를 솔깃하게 만든다.

최근 뮤지컬을 비롯한 공연 관객이 모두 여성관객이 장악한 가운데 남성관객을 끌어들이는 요인(?)을 가진 흔하지 않은 뮤지컬이 등장한 셈이다. 실제로 중간에 10여명이 넘는 여성들이 섹시한 무용수 복장으로 관객중 한 남성의 이름을 정말 간드러지게 불러주는 이벤트는 나름 참여형(?) 볼꺼리에 속한다.

뮤지컬 '나인'은 이탈리아 영화감독 페데리코 펠리니의 자전적 영화 '8과 1/2'을 각색한 작품으로 1982년에 초연됐다.

스토리를 조금 보자면 유명 영화감독인 귀도가 아내 루이사와 함께 베니스의 스파를 찾는 것으로 시작된다. 그러나 쉬러간 귀도는 편하지많은 않다. 온갖 골칫거리라고 볼 수 있는 것들이 그대로 따라와 이야기를 이끌어가게 된다. 그의 정부의 칼라와 영화제작자 릴리안이 따라오게 되고 귀도에게 끊임없이 일을 제공한다. 그러면서 베니스의 스파는 바로 귀도의 차기작 영화를 위한 로케이션 장소가 되고 스파의 모든 사람들은 그의 영화에 출연하게 된다. 귀도는 자신에게 닥친 일을 곧 해결할 것처럼 보였지만 도리어 모든 것이 꼬이게 된다.

뮤지컬 '나인'에서 사실 어떤 의미를 찾기에는 어렵다. 그냥 산만하지만 화려한 볼꺼리를 즐기면 된다. 물론 때때로 그 안에서 스스로의 모습을 발견하기도 하고, 세상은 손가락을 세우며 최고라고 해주지만 실제로는 나약한 한 남성의 모습에서 현실에서의 모순적인 내용도 발견할 수 있다. 자신의 정부가 수녀로 변하고,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어머니가 실제로 자신의 실수에 대해 가장 냉혹하게 판단하는 듯한 장면은 여러가지 해석까지 나을 수 있다.

황정민이란 배우의 열연도 볼 만하다. 연극이 고향인 그에게 이 무대는 친근할 것이고 그 친근함은 그대로 관객에게 전달된다. 뮤지컬을 보는 내내 편안함을 느꼈던 것은 그런 느낌이 전달되었기 때문이다. 실제 황정민은 거의 혼자 극을 이끌어간다. 16명의 소품화된 여성들과 함께..

하지만 앞서도 말했듯이 뮤지컬 '나인'은 귀도를 둘러싼 16명의 여성들이 소품으로 이리저리 등장하는 것만 즐겨도 충분하다. 물론 몇가지 아쉬운 것이 있다.

예를 들어 대사의 전달이 미흡한 것이나 나름 거대하게 만들려고 한 뒤 배경의 물줄기가 '거대한' 느낌보다는 집안 한구석에서 졸졸졸 흐르는 장식품의 느낌이 드는 부분들이 그것이다. 장기 공연으로 가기 위해서는 고쳐야되지 않을까 싶다.

역삼역 LG아트센터에서 오는 3월 2일까지 공연된다.

- 아해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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