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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유럽이 제국주의 마수를 아프리카로 뻗아나가던 시절 남아프리카에 살다가 유럽으로 끌려가 인종 전시를 당했던 코이코이 여인인 '사라 바트만'을 다룬 연극이 다시 무대에 오른다.

지난 2003년과 2004년 연출가 이석호에 의해 만들어진 창작 희곡 '사라 바트만'은 한국과 남아공은 물론 모잠비크, 케냐 등 아프리카 3개국 순회공연을 펼쳤었다. 이 공연이 8년 만에 '사라 바트만과 해부학의 탄생'이라는 이름으로 5월에 무대에 오른다. 이 공연은 다시 아프리카 순회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그럼 '사라 바트만'이 누구인가.

지금으로부터 200여년전 남아공의 케이프타운 인근에 사끼 바트만(Saartje Baartman)이라는 흑인여인이 살고 있었다. 이 여인은 엉덩이가 불룩 튀어나온 특이한 신체구조 때문에 사람들의 시선을 끌었다. 이에 주목한 한 영국인 의사 윌리엄 던롭(Willliam Dunlop)은 자신을 따라 유럽에서 순회전시를 하면 돈을 많이 벌 것이라고 유혹한다. 1810년 ‘사끼 바트만’은 스무살의 나이에 이 의사와 함께 대서양을 건넌다.
 
유럽여성들의 신체와 비교해 특이한 둔부를 가진 사끼 바트만은 그 둔부 하나로 당시 제국주의 유럽 인종학자들의 지대한 관심을 끌게 된다. 이들 학자들뿐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신체적 차이에 대한 호기심, 나아가 성적 관음증의 대명사가 된 사끼 바트만은 런던, 파리, 암스텔담 그리고 기타 유럽의 여러 도시에서 나체의 몸을 보여주는 인종전시를 당하면서 선풍적인 인기를 누리게 된다. 이 과정에서 이름도 부르기 쉬운 ‘사라 바트만(Sara Baartman)’으로 바뀌게 된다.

1810년경 사라 바트만의 '이상한 쇼(Freak Show)'는 영국과 프랑스에서 대성공을 거둔다. '이상한 쇼'는 1400년경 프랑스왕실에서부터 기원한다. 당시 프랑스 왕실은 '다른 것'은 반드시 왕실로 가져와야 한다는 명령을 내렸다. 동물은 물론 사람도 그 대상이 되었다. 프랑스 왕실의 이러한 취미는 대중들에게 전달되어 '이상한 쇼'로 발전한다.

사라가 처음 전시되었던 런던 윌슨스뮤지컬 근처는 이미 이런 쇼가 번성하던 곳이었다. 이곳에서는 신체부위가 크거나 작은, 그리고 불구의 사람들이 그것을 보여주는 것으로 밥법이를 하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기형의 동물들에게 여자 옷을 입혀 전시하고 돈을 벌기도 했다. 현재도 이 곳에서는 포르노쇼 극장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남아프리카 코이코이(Khoi Khoi)부족이었던 사라에게 붙여진 애칭은 '호텐토트(유인원)의 비너스'. 영국의 식민지 개척으로 당시 많은 서구인들이 인류학자, 여행가의 이름으로 빈번히 남아프리카를 왕래했다. 이들은 유목민이었던 코이코이 부족을 사람으로 생각하지 않았다. 가장 '우수한 원숭이(유인원)'쯤으로 생각하고 이들의 생식기관에 관심을 가졌다. 특히 신체의 특정부위를 과장되게 묘사해 서구에 퍼뜨림으로써 사람들에게 성적 관심을 가지도록 자극했다.

엄청나게 큰 가슴과 툭 튀어나온 엉덩이를 코이코이 부족의 특징으로 묘사한 그림은 그것을 말해준다. 사라의 나체가 영국과 프랑스에서 대성공을 거둔 것은 이 때쯤. 실제로는 사라의 신체가 서구인들에 비해 기형적이지 않았다는 것이 관련 사가들의 증언이다.
 
한편 영국 재판부는 사라에게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판결을 내렸지만 사라는 돌아가서 노예가 되거나 질병에 대한 면역 상실로 죽게될 것을 두려워해 그것을 거부했다. 사라는 사리를 분간할 줄 아는 영리한 여자였다. 그러나 무려 5년동안 비인간적으로 이어지는 노역과 수모를 이기지 못한 사라 바트만은 1815년 1월1일 새벽, 자신의 스물여섯번째 생일을 눈앞에 두고 끝내 프랑스 파리에서 숨을 거둔다. 먼 이역 땅에서 변변히 돌보아주는 사람 하나없는 애절한 죽음이었다. 하지만 그녀의 비운은 숨이 멎은 뒤에도 끝나지 않는다.  

그녀의 시신은 당시 프랑스의 유명한 해부학자인 조르쥬 쿠비에(George Cuvier)에게 양도된다. 조르쥬 쿠비에는 그녀의 시신에서 생식기와 뇌를 분리해낸 다음 '인간이 멈추고 동물이 시작되는 지점'을 찾아내는 연구에 몰두하게 된다. 그후 사라 바트만의 유해는 뇌와 생식기가 분리된채 박제되어 장장 187년 동안 프랑스의 인류학박물관에 소장 전시된다.

연극 사라 바트만의 공식 블로그의 주소는 http://blog.naver.com/jhimine

- 아해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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