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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300:제국의 부활을 본 이들의 의견은 갈렸다. 그럭저럭 볼만하다는 입장과 그저 그렇다는 입장. 그런데 아주 열정적으로 그거 꼭 봐라고 말하는 이들은 별로 없었다. 아니 그 대작 ‘300’의 후속편이자, 역사상 최초의 대규모 해전으로 기록된 살라미스 해전을 다뤘는데, 강하게 영화를 보라고 어필하는 이가 없다니. 그래서 봤다.

 

기본적인 정보는 친절하게 열심히 쓰는 기사에서 베껴보자.

 

‘300: 제국의 부활은 아르테지움에서 벌어지는 페르시아 해군과 그리스 해군의 전설의 전투, 역사상 최초의 대규모 해전으로 기록된 살라미스 전투를 다룬 초대형 액션 블록버스터이다. 영화의 배경이 되는 살라미스 전투는 제3차 페르시아 전쟁중인 BC 480923, 아테네 함대를 주력으로 한 그리스 연합해군이 살라미스 해협에서 우세한 페르시아 해군을 괴멸시킨 전투이다. 칼레해전, 트라팔가르해전, 그리고 한산도 대첩과 더불어 세계 4대 해전으로 불린다. ‘300: 제국의 부활은 소수의 그리스군과 페르시아 대군이 맞서는 마라톤 전투를 시작해 전편 ‘300’의 배경이 된 테르모필레 전투에서 살라미스 해전으로 이어지는 페르시아와 그리스의 피의 역사를 그렸다.

 

‘300: 제국의 부활은 이야기 구조가 전편과 평행적 관계를 보인다. ‘300’에서 스파르타의 레오니다스 왕과 페르시아의 크세르크세스 황제가 대결을 벌이는 동안 다른 그리스의 도시 연합국가는 또 다른 전쟁을 치르고 있다. ‘300’이 레오니다스 왕(제라드 버틀러)과 크세르크세스(로드리고 산토로)의 대결에 초점을 맞췄다면, ‘300: 제국의 부활은 페르시아 진영의 여전사 아르테미시아(에바그린)와 그리스의 장군이자 정치가로서 전략과 전술에 능통한 지략가 테미스토클레스(설리반 스탭플턴)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한다. 여기에 전편에서 레오니다스 왕의 죽음으로 복수를 다짐하는 고르고 여왕(레나 헤디)이 영화 속 스토리텔러로 관찰자 역할을 한다. 또 카리스마로 존재를 각인시켰던 크세르크세스 왕이 또 다시 등장한다.

 

뭐 이런 내용과 등장인물들로 주를 이룬다. 그럼 이제 그 이상을 이야기해보자.

 

영화가 끝나고 가장 먼저 다가온 느낌은 밋밋하다이다. 전작 ‘300’의 기본은 웃통을 깐 근육질 전사들의 강렬한 액션 장면과 기백 넘치는 모습이다. 그 앞에서 창과 칼, 방패 혹은 적들의 다양한 무기는 그저 자잘한 소품에 불과했다. ‘스파르타를 외치는 레오니다스 왕과 300명의 전사들의 목소리는 스크린을 흔들었고, 이들과 싸우면서 죽어가는 페르시아 군대는 처참하면서도 역동성이 넘쳤다. 말 그대로 몸과 몸의 충돌이었다.

 

그러나 해상으로 온 ‘300:제국의 부활은 안타깝게도 이런 강렬한 느낌이 사라졌다. 스케일은 분명 커졌다. 흑색의 거대한 바다에 빼곡하게 가득찬 함대들의 모습은 스크린 화면이 크면 클수록 놀라움을 안겼다. 하지만 딱 여기까지다. 몸과 몸의 부딪침에서 느껴지는 끈끈하면서도 피내음 가득한 전장의 모습은 사라졌고, 배와 배의 부딪침에서 오는 인위적인 느낌은 그저 CG 수준에서 머물렀다. (물론 잔인함은 ‘300’ 못지않다. 더하면 더했지. 때문에 여성관객 중에 고개 돌리는 이들이 적지않다.)

 

또한 군인들의 기백 역시 실망스럽다. 어쩌면 당연할 수 있지만, 이 한계를 뛰어넘을 뭔가가 필요했다.

 

‘300’에서의 스파르타 군인들은 말 그대로 직업이 전사였다. 그러나 살라미스 해전에 모인 군인들은 농부, 상인, 시인 등이었다. 그러다보니 군인으로서 느껴지는 기백은 한참 모자랐다. 싸우고자 하는 의지보다는, 왜 싸워야 하는가를 머리 굴려 계산하는 타입들이었다. 여기에 주인공 테미스토클래스의 안으로 들어가는발음은 답답하기까지 하다. ‘스파르타를 강하게 외친 모습을 기억하던 관객들 입장에서는 이건 뭐지로 연결될 수밖에 없다. 이는, 영화 말미에 스파르타가 살라미스 해전에 참전하면서 분위기가 바뀌는 시점에서 확인할 수 있다. 페르시아 해군에 맞서 힘겹게 땅을 지키던 모습은, 스파르타의 합류로 진짜 전쟁이 되어버리기 때문이다.

 

물론 이에 대해 다르게 보는 시각도 있다. 페르시아 대군에 맞선 힘없는 그리스 국민의 항전을 높게 봐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300:제국의 부활은 상업적이고, 블록버스터가 강조된 영화다. 역사 교과서도 아니라는 것이다.

 

여기에 스토리 역시 약하다. 살라미스 해전을 잘 살리지도 못했고, 왜 어떻게 뭔가 이뤄지는 시점이 정확하게 연결이 안된다. 그냥 그리스가 머리 써서 페르시아 함대를 무찌르고, 또 거대한 페르시아 함대가 힘으로 그리스 함대를 무찌른다. 끝이다.

 

 

 

그러나 아무리 정신없고 희한한 영화라도 하나라도 건지기 마련이다. 바로 에바그린이 연기한 아르테미시아다. 앞서 호불호가 갈렸던 사람들도 이 부분은 모두 인정한다. “영화에서 기억남는 이는 오직 아르테미시아 뿐이다라고. 자신의 과거 때문에 그리스의 멸망을 보고 싶고, 이에 크세르크세스를 잔혹하게 만든 아르테미시아의 표정은 스크린 한가득 한기를 차게 만든다.

 

암튼 그냥 뭐 대충 킬링타임용으로 보자면 10점 만점에 5점 정도 주겠지만, 전작과 비교해 어떤 완성도를 평가한다면 3점에 머물 수밖에 없다.

 

- 아해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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