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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폰 리뷰에 이어 '핸드폰'에 대한 내용을 또다시 올려본다.

사실 첫 공개된 영화와 시사회 장소에서 배포된 보도자료를 보면서 조금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 지난 1월 12일 제작발표회 당시 메이킹 필름때와의 상황이 겹쳐서였다.

제작발표회 당시 제작사측은 메이킹 필름을 선보였다. 이 화면에서 매니저 오승민 역할을 맡은 엄태웅은 "요즘 바쁩니다"라고 운을 뗀 뒤에 신인 여배우 진아 (이세나 분)을 띄우기 위한 자신의 바쁜 하루 일과를 보여줬다. (물론 영화에서는 이같은 흐름대로 진행되지 않는다)

오전 10시 화보 촬영
오후 2시 감독 미팅
오후 4시 라디오 생방송
밤 9시 PD, 기자 접대


제작발표회때 기자들의 눈에 포착된 부분은 바로 마지막 밤 9시 접대 부분. 사실 PD든 기자든 접대를 받는다. 물론 기자나 PD 개개의 성향에 따라, 해당 매니저와의 친분에 따라 그것이 '접대'인지 그냥 술자리인지를 확연하게 선을 긋기는 어렵다. 직접 현금이나 주식 등이 오가면서 출연 등의 청탁이 이뤄졌다면 모를까, 그냥 친분으로 만나 서로 술 사주는 사이라면, 딱히 '접대' 운운하는 것도 우스운 일이 연예계 바닥에서 종종 이뤄지기 때문이다.

어쨌든 제작발표회 당시 'PD, 기자 접대' 부분은 현장의 기자들을 불편하게 했음은 사실이었다. 과거 스포츠지가 막강하게 힘을 발휘할 때면 모를까, 최근 무분별하게 난립하고 있는 연예부 기자들이 연예쪽 매니저들에게 일상적인 대접도 못 받는 마당에 영화에서 나오는 '접대'는 어이없다는 것이었다. (특히 최근 연예부 기자들이 여기자가 많아지는 관계로 매니저들조차 방법을 달리 하는 행태라는 말도..). 곧 이에 대한 질문도 나왔고, 관련 기사도 나왔다. 연예계의 은밀한 뒷이야기를 그렸다는 조금은 주제에서 벗어난 기사도 선보였다.

그래서 그랬을까. 시사회에서 접대 장면에서 등장한 인물들은 광고주와 PD 뿐이었다. 직접 거론은 PD 뿐이었다. (그것도 정황상 대놓고 SBS라는..) 보도자료에서도 기자는 빠져있었다. '광고주와 PD들을 접대하기에 바쁜'이라는 문장이 들어갔을 뿐, 기자가 거론되는 문장은 찾기 힘들었다.

중간에 무슨 일이 있었을까. 메이킹 필름 자막에까지 '밤 9시 PD, 기자 접대'라고 들어간 상황이 어떻게 모든 자료와 영화 정황상의 느낌에서 빠졌을까. 뭐 추정을 해보면, 영화 내용처럼 배우를 띄우는 문제라면 방송국 PD가 중요하겠지만, 영화 그 자체를 띄우려면 기자들의 힘이 필요해서 그런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칭찬을 하든 비난을 하든 '무관심'보다는 나을테고, 그 칭찬과 비난을 일일 단위로 할 수 있는 존재들은 PD가 아닌, 기자들이니 말이다.

어쨌든 재미있는 상황이 눈에 들어와 버렸다. ^^

- 아해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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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을 몰라도 재미있게 볼 수 있습니다"라고 영화 제작발표회장에서 장담한 주연배우들의 말은 허언이 아니었다.

주식이라는 소재를 처음으로 다루며 베일을 벗은 영화 '작전'은 긴박감있는 스토리와 현실감 있는 대사들, 그리고 주연 배우들의 캐릭터있는 연기로 2009년 한국영화를 산뜻하게 출발케 했다. 일면 한국 영화의 부진을 씻어줄 호재로까지 생각할 수 있을 정도다.

억울한 일이 생기면 잠도 못 자는 성격의 소유자 강현수(박용하)는 비싼 수업료를 치르고 혼자서 주식을 연마해 프로개미가 된다. 작전주 하나를 추격해 한 번에 수천 만원을 손에 쥐었지만, 그 작전을 진행하고 있던 조폭 황종구(박희순)를 물 먹인 대가로 600억 규모의 작전에 울며 겨자 먹기로 가담하게 된다. 여기에 작전에 참여한 몰락한 재벌 2세인 박창주 사장(조덕현)과 비자금 관리자로 냉철한 성격의 유서연(김민정), 이기적인 증권 브로커 조민형(김무열), 건들거리는 재미교포 브라이언 최(김준성)은 각각 돈에 대한 개인의 욕망이 어떻게 펼쳐질 수 있는지 뚜렷하게 보여준다.

영화가 갖는 매력은 '돈'이라는 현실성에 있다. 이때문에 "요즘 대학 졸업장 누가 쳐다보는 줄 알아" "계약직 파리목숨인 거 몰라서 그래? 어머니 칠순잔치를 김밥천국에서 할 순 없잖아" "아무리 발악을 해도 되는 놈만 되는 게 세상이야" "바닥인 줄 알고 사는 놈들 지하실 구경하게 될 겁니다" "누가 주식 사라고 등 떠밀었나. 주식은 전쟁이야"라는 '돈'에 관련된 대사들이 관객들에게 가감없이 전달된다. 관객들은 '주식' '작전'에 대해 전문가는 아니지만 누구나 '돈'이라는 존재는 알고 있기 때문에, 영화에 쉽게 몰입한다. 그리고 이런 관객들에게 영화는 '돈'과 '돈'을 쫓는 사람들에 대한 추한 양면성을 보여준다.

등장하는 인물들의 두뇌 싸움 역시 볼만하다. 말 그대로 적도 없고 아군도 없다. 내가 필요하면 아군이고, 필요없으면 적군이 된다. 영화가 진행되는 내내 다소 복잡해 보일 수 있는 이런 인물 구도는 '돈'에 대한 인간의 욕망이 어느 선을 따라 움직이냐를 파악하면 도리어 명쾌해진다. 그러나 그 명쾌함 속에는 씁쓸함마저 존재한다.

특히 고급 술집에서 박용하와 김무열 그리고 김준성이 술집 아가씨에게 2백만원을 갖는 조건으로 억지로 술을 먹이려하면서 김무열이 "난 술을 먹으라고 강요한 적이 없다. 자신이 원하지 않으면 먹지 않아도 된다"고 말하는 부분에서는 돈이 가진 힘보다는 돈이 가진 추잡함마저 느껴졌다. 돈이 모든 것을 말해주지는않지만, 영화에서는 그 돈이 모든 것을 다 말해준다고 느끼게 해준다. 사실 영화에서의 이러한 장면 하나하나는 자칫 보는 이로 하여금 엉뚱한 사고마저 일으킬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배우들의 열연은 확실히 영화를 탄탄하게 뒷받침해준다.

박희순의 연기는 세븐데이즈에 이어 역시 눈에 띄었다. 촬영 내내 애드리브를 구사해 영화의 재미와 완성도를 높힌 박희순은 주식에 관한 영화가 정적으로 흐를 뻔한 것을 일시에 차단시켰다. 사람들은 잔인한 성격의 박희순의 등장에 잔인함과 동시에, 인간의 모습을, 그리고 웃음을 지었다. 한 캐릭터가 팔색조같은 느낌을 한꺼번에 관객들에게 선사하기란 쉽지 않은 일인데 박희순은 그것을 해냈다.

김민정의 세련된 멋과 느낌, 그리고 박용하의 변화된 모습 역시 눈길을 끈다. 첫 영화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김무열의 연기는 도리어 박희순보다도 더 인간적이고 잔인한 느낌을 동시에 줬다. 같은 형식이라도 박희순은 영화를 속도 조절한다면 김무열은 쉬지 않고 달리는 모양새를 띄었다.

단지, 이 영화가 왜 '청소년 관람불가'인지는 이해하지 못하겠다.

- 아해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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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미디 영화를 보는 내내 관객들이 이렇게 안 웃을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언론관계자 및 배급관계자를 대상으로 하기에 어느 정도 반응이 없으리라 예상은 했지만, 이건 심했다. 간간히 웃음을 유도하는 장면이 나오고, 이에 반응하는 관객들도 있었지만 기존의 드라마 류보다 처참했다.

12일 언론시사회를 가진 영화 '유감스러운 도시'는 정말 보는 내내 유감스러웠고 민망했다. 2006년 무려 620만명을 모았던 '투사부일체'의 김동원 감독과, 정준호, 정웅인, 정운택, 김상중의 힘은 현저히 떨어졌다. 아니 어떻게 보면 당시 '투사부일체'의 내공이 사라졌다고 봐야 옳았다. 웃음에 부담감이 작용했는지, 아니면 으레 자신들이 출연하면 관객들이 웃어줄 것이라 믿었는지는 몰라도 감독이 기존에 자신한 '시종일관 웃기면서 볼거리를 제공하는 업그레이드 코미디를 보여주겠다'고 한 내용은 아쉽게도 공허하게 되어버렸다.

영화 내용은 충동적인 교통경찰 장충동 (정준호 분)에게 거대 기업조직에 위장 잠입해 조직을 감시하라는 특수 임무가 주어진다. 그러나 동시에 조직에서 어설프게 막장인생을 살고 있는 양아치 이중대 (정웅인 분)에게는 경찰이 되라는 조직의 명령이 떨어진다. 스파이로 서로의 조직에 잠입하지만 각자 조직의 도움으로 둘 모두 각 조직의 수뇌부가 된다. 이후 둘의 좌충우돌 스파이 노릇은 지속되지만 범죄조직의 거대 계획으로 인해 둘은 중대한 결심을 하게 된다. 한 명은 경찰에 대한 동지애로서, 인간애로서의 선택을 다른 한 명은 사랑으로 인한 선택을 하게 된다.

하나하나 살펴보면 영화는 너무 많은 것을 담으려 했다. 기존의 '두사부일체 류'의 웃음코드에다가 뭔가 색다른 것을 첨부하려하다보니 내용이 좌충우돌 정신만 없었지, 제때 웃음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또한 등장인물들에 대한 과도한 배려정신과 온갖 까메오 등장은 영화를 아예 어설픔의 현장으로 만들어버렸다. 이는 김흥국의 등장에서부터 예감됐다. 잠깐 나와 한두마디 하고 웃음을 이끌어내거나 놀라움을 주는 것이 까메오인데, 김흥국은 이도저도 아닌 씁쓸함만 안겼다.

인물간의 관계가 형성되는 것 역시 느슨했다. 왜 연결이 그렇게 되었는지 이해가 안됐다. 직접적인 웃음코드라도 잃어버렸다면 웃음이 나올 수 있는 연계성이라도 설명했어야 했는데 그것도 실종됐다. 웃음에 대한 장면도, 코드도, 스토리도 모두 부재한 형태로 나타났다.

김동원 감독은 시사회 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웃기기보다는 재미있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며 "영화 속에 코믹도 있고 멜로도 있고 여러 장르를 왔다갔다 했지만 중점적으로는 코미디물이기 때문에 영화를 어떻게 평가해 주실지는 관객들의 몫인 것 같다"고 설명했지만, 결국 웃기지도 않았으며 재미도 이끌어내지는 못한 '짬뽕'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어쩌면 문동식 역의 배우 정운택이 기자간담회에서 "난 맞거나 학대를 당해야 관객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다는 게 한편으로 씁쓸하기도 했다"는 말은 거꾸로 이번 영화가 코미디물에 대해 높아진 관객 눈을 맞추기보다는 과거 '두사부일체 류'의 한계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당시의 웃음 방식으로 2009년도 관객을 상대하려 한 셈이다.

영화가 시작되기 전 정웅인은 열마 전 둘째딸이 출산했다고 밝히며 영화 홍보에 도움을 달라고 했다. 다른 배우들 역시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그 전에 그들이 먼저 관객들을 도울 생각을 했었야 했다. 관객들은 무료 관람을 하는 것이 아닌, 엄연히 수천원 (할인때문에 딱히 정하기 어려운)의 대가를 지불하고 극장을 찾는다. 그에 맞는 영화를 먼저 만들고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 아해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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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12월 30일 개봉한 영화 '쌍화점'이 개봉 이틀만에 45만명의 관객몰이를 했다. 실제 필자의 주변 사람들도 이 영화를 오래 전부터 예매해 보고 왔다는 사람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이들에게서 들려오는 평가는 대부분 혹평이다. 혹평의 대부분의 내용은 자극성만 의지한 아무런 의미없는 영화라는 것이다. 한마디로 이야기가 없다는 것이다.

사실 영화 '쌍화점'의 감독이 충무로 이야기꾼 유하 감독의 작품이라는 것을 안다면, 이번 혹평은 보지 않은 이라면 받아들이기 힘든 부분도 있을 것이다. 영상보다는 탄탄한 스토리로 그동안 유하 감독은 승부를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 작품에서는 조인성과 주민모의 파격적인 동성애 장면과 조인성과 송지효의 정사 장면 (사실 이들 두 명의 정사 장면은 그다지 섹시함이 느껴지지 않는다. 도리어 영화 '미인도'의 정사 장면이 더 강도가 높다)를 제외하고는 그 어떤 것도 없다.

일단 스토리를 조금 이야기 해보자. 작자 미상의 고려가요 '쌍화점'을 기반으로 등장인물들의 사랑과 애증, 집착 등이 끈적하게 버무려져 스크린 한가득 채우는 영화 '쌍화점'은 고려가 원나라의 속국으로 전락한 14세기 무렵 원의 억압 속에서 고려를 지키려는 왕 (주진모)은 여자를 품을 수 없기에 외모가 출중한 사대부 집안의 자제들로 구성된 친위부대 건룡위의 수장 홍림 (조인선)과 사랑을 나눈다. 문제의 발단은 원이 후사를 빌미로 왕을 바꾸려는 계략을 세우면서부터다. 왕은 궁여지책으로 홍림과 왕후 (송지효)를 대리 합궁할 것을 명하지만, 이로인해 세 사람에게 돌이킬 수 없는 사태로 몰아가면서 평안해보이는 운명이 혼란 속으로 빠지고 만다.

내용은 초반부터 쉽게 결말을 판단할 수 있게 만들었다. 그러다보니 보는 이들도 영상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되었고, 이는 보는 이로 하여금 지치게 만든다. 영상으로 긴 러닝타임을 해결하기에는 관객들의 수준은 높기 때문이다. 그나마 이번 영화에서 수확물은 주진모의 달라진 모습이다. 의외로 사극이 잘 어울린다는 느낌을 주는 주진모는 이번에 카리스마 있는 연기를 선보였다.

영화 '쌍화점'은 어떻게 보면 현재 한국 영화의 축소판이라 할 수 있다. 속 없이 이미지와 배우의 인지도에만 의지해 힘도 달리면서 억지로 영화계를 이끌고 가려는 것이 똑같다. 그러면서 어느 정도 관객몰이에 성공했다고 자평한다. (영화는 거의 저질수준이었지만 마케팅의 힘으로만 100만을 넘긴 공포 영화 '고사'가 대표적이다). 문제는 실속이 없다. 속이 탄탄하지 않으니, 처음에는 주목을 받지만 결국 껍질이 벗겨지는 순간 모두가 몰락한다. '쌍화점'이 45만명을 넘겼다고 좋아하는 것은 몇 년전에 영화계가 호황을 누리며 세칭 충무로 개가 만원짜리 물고다닌다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실속이 없다는 것이다.

'쌍화점'이 어느 정도의 관객몰이를 할 것은 분명하다. 조인성과 주진모, 송지효의 인지도부터 시작해 이미 개봉 전부터 여러가지로 '파격적'인 내용이 공개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관객몰이의 성공이 곧 영화 '쌍화점'의 성공이라고 보기에는 어려울 듯 싶다.

- 아해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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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8세대'라는 말이 더이상 낯설지 않을 정도로 불안한 청춘들이 살고 있는 지금의 시대에, 젊은 시기 '꿈'에 대해서 '철'없이 순수하게 접근하는 사람을 보면 답답한 마음이 생길까, 아니면 부러운 마음이 생길까.

11일 언론시사회를 가진 영화 '여기보다 어딘가에' (감독 이승영)의 수연 (차수연)은 관객들은 시험에 빠지게 한다. 관객 본인의 상황일 수도 있고 아니면 관객 주변 사람들의 상황일 수도 있는 독특한 캐릭터를 수연은 관객들에게 제시하지만, 정작 관객들은 쉽게 동화하기 어렵다.

수연은 대학 졸업 후 백수로 살고 있는 26살의 '철'없는 여자다. 영국으로 유학 가서 뮤지션이 되는 것이 꿈이지만, 집에서는 지원못해준다고 하자 바로 가출해서 친구인 동호 (유하준)의 옥탑방에 얹혀 살기 시작한다. 복학생 동호는 휴학 전 활동했던 밴드로 돌아가지만 적응하지 못하고, 결국 밴드에서 쫓겨나 페스티벌에 출전할 자기만의 밴드를 만들려고 한다. 수연은 동호가 준 소극장 콘서트에 갔다가 유학파 뮤지션 현(방준석)을 만나게 된다. 현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음악적 위치를 이용해 수연과 어떻게 엮어보려고 하지만 번번히 애인때문에 달성하지 못한다.

수연의 방황은 기존의 방황하는 청춘을 그린 영화와는 사뭇 다르다. 단순히 어둡기만 하지 않고, 중간 중간 유머를 넣어 영화 속 현실에 보다 친근하게 접근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둔다.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의 몽롱하고도 덜 우울한 음악도 관객들이 이러한 기분을 느낄 수 있도록 한 몫한다.

과거 영화와 동명이었던 하림의 '여기보다 어딘가에' 뮤직비디오에서 대책없지만 자유로움이 느껴지는 여행을 떠나는 모습을 그렸고, 빅뱅의 '거짓말' 뮤직비디오에서 살인을 저지른 어두운 여성의 역할을 맡았던 차수연의 연기도 '꿈'을 쫓지만 대책은 없는 청춘을 잘 그려냈다. 멍한 모습으로 귀엽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너무 이기적이고 대책없어 '한대 때리고' 싶은 캐릭터를 적절하게 소화해 낸 것이다. 제작사측은 실제로 클라리넷을 전공하고도 극중 수연처럼 무대 공포증을 경험한 바 있고, 음악가의 길에서 방황했던 경험했던 차수연의 연기에 대해 실제 성격과 닮았다고 설명했다.

물론 유하준의 연기도 이러한 '방황성'에 대해 잘 어필하고 있다. 어리석다 못해 답답하기까지 한 그의 모습이 잘 보면 '내' 안에 그리고 모두의 마음 안에 현실적으로 존재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 답답함은 나를 향하게 된다. 그리고 영화는 점차 영화를 넘어 현실로 다가오기 시작한다.

충무로에서 A급 실력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거의 무보수로 참여한 고낙선 조명감독과 조민호 동시녹음 기사 등의 합류로 인해 총 1억원 가량의 예산으로 제작되었다고는 믿기 힘들 정도로 완성도 높은 영화 '여기보다 어딘가에'는 오는 8월 21일 개봉된다.

- 아해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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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는 밋밋하고 고전적인 한국 호러물의 틀에 어설프게 들어가 있다. '여고괴담' 시리즈는 캐릭터가 각각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찾고 있지만, 영화 '고사'의 인물들은 뭘 해야할지 잘 모른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영화 '고사'는 남규리를 연기자로 데뷔시키기 위한 작품일 뿐이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그런 측면에서 이범수와 윤정희는 안타깝게도 '희생양'에 가깝다. 남규리가 개성없는 연기를 펼칠 때, 이들 둘은 그것을 보완하기 위해 리액션을 취해줘야 한다.

영화의 줄거리는 이렇다. 전교 1등부터 20등까지의 아이들이 중간고사가 끝난 주말에 따로 학교에 나와서 특별 수업을 듣는다. 선생은 이범수와 윤정희, 그리고 선도담당 교사 뿐이다. 그리고 곧 전교 1등의 여학생이 죽게 되면서 공포는 시작된다. 이들에게 공포를 주는 인물은 이들 학생들에게 "중간고사를 다시 시작한다. 문제를 맞히지 못하면 한 사람씩 죽는다"라며 전교 석차대로 학생들을 죽여나간다.

뮤직비디오 감독 출신으로 첫 데뷔작을 찍은 창감독은 전통적인 자극적 장면을 쓰지 않고 드라마에 치중한 공포물을 선사한다고 했다. 이 말을 그래도 해석하면 식스센스정도의 느낌을 주어야 정상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전통적인 한국의 자극적 장면을 통한 공포 주입은 그대로 화면을 통해 나타난다. 캐릭터 역시 앞서 말했듯이 비슷비슷한 인물들에 그냥 이리 뛰고 저리 뛰는 조연급 연기자들만 즐기하다. 이들이 호흡이라도 잘 맞으면 좋은데 그렇지도 않다.

그럼 왜 남규리를 위해 이 영화를 만들었다고 말했을까. 간혹 정말 스타성과 연기력을 지닌 이들이 조연급도 거치지 않고, 또 제대로 된 연기도 배우지 않은 채 관객들에게 감탄을 연발케 하는 연기를 선보일 때도 있다. 조금만 더 다듬으면 인정받는 배우가 될 수 있다는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그러나 남규리는 아쉽게도 이런 스타성이나 연기력을 갖추지 못했다. 때문에 그녀는 더 연습하고, 데뷔때 주연보다는 조연급에서 거듭났어야 했다. 그런데 조연급 연기력으로 주연을 꿰찼으니 보는 이로 하여금 얼마나 답답함을 느끼게 할지는 뻔하다. 그리고 그 '뻔함'은 영화를 통해 고스란히 보여줬다.

영화 '고사'는 흥행에 유리한 고지를 점함과 동시에 흥행 실패의 요인까지 같이 안고 있다. 일단 경쟁할 만한 한국 공포영화가 없다는 사실은 유리하다. 학교를 대상으로 한 작품들이 대개 성공했다는 패턴도 일단은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진다. 하지만 아쉽게도 앞에서 설명한 내용들은 이러한 유리한 부분을 뒤집고도 남을만큼 영향이 크다.

어떻게 보면 영화 '고사'를 제작한 코어컨텐츠미디어측은 이것을 알고 있을 수도 있다. 그래서 수없이 많은 마케팅 비용을 쏟아붓고 (선상 파티등) 쓸데없는 내용까지도 보도자료로 뿌렸다. 하다못해 '자고있던' 남규리까지도 소속사 직원들 모르게 씨야에서 탈퇴시키기까지 했다. 이때문에 이 영화가 흥행에 실패할 경우에는 정말 참담한 결과를 낳는다.

결론을 내자. 영화 '고사'는 배우들의 연기력 등을 떠나 그냥 자극적인 장면을 한번 보고싶으면 괜찮은 영화다. 창감독의 감각적이고 현란하며 스피디한 영상은 일품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떤 내용이나 연기력을 기대하고 간다면 후회할 수도 있다.

- 아해소리 -

PS. 웃긴 것은 영화의 진짜 '백미'이자 연기력의 초절정을 볼 수 있는 부분은 엔딩 장면이다. 만일 정말 진짜 영화를 보게 된다면 이 장면은 놓치지 말고 보아야 한다. 끝났다고 자리에서 일어나지 말고, 끝까지 버터야 한다. 그나마 본편의 아쉬움을 달래고 싶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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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눈에는 눈, 이에는 이'(이하 '눈눈이이')가 '강철중''놈놈놈''님을 먼곳에'에 이어 하반기 한국 영화를 책임질 수 있을까?

그냥 보고 즐길 수 있는 오락영화이고, 보는 내내 사정없이 몰아치는 두뇌게임에 몰입하게는 만들기는 하지만 여운이 다소 떨어지는 편이라 위의 물음에 쉽게 답할 수는 없다. 사실 '눈눈이이'는 '강철중'이나'놈놈놈'이 가진 단점을 하나씩 고스란히 가져온다.

'강철중'은 '공공의 적 시리즈'라고 하기에는 상대적인 캐릭터가 약했고, '놈놈놈'은 열심히 휘몰아치며 관객을 정신없이 몰입하게 만들었지만 다소 허무함을 느끼게 했다. 아쉽게도 '눈눈이이'가 이렇게 이런 두 가지 문제점을 고스란히 가지고 와버렸다.

그러나 영화는 한석규와 차승원이라는 두 배우를 통해 이런 단점을 해소시키고 있다. (물론 100%는 아니지만)

형사 백성찬(한석규)과 두뇌범 안현민(차승원)은 영화에서 치열한 두뇌게임을 벌인다. 다소 뻔할 수도 있고 결과가 어떻게 나올 수 예측할 수도 있지만, 이들 두 배우는 연기력을 통해 이런 결과를 '뻔하지 않는' 상황으로 만들어버린다. "꼭 그런 상황이 나올 것 같다"는 예측은 이들 배우의 연기를 통해 "그런 상황이었구나"로 바뀌고 만다. '예측'이 순식간에 '추후 인정'으로 바뀌고 만 것이다. 한석규와 차승원의 비주얼적인 외모와 감각적인 도시적 이미지도 이런 인식을 하는데 한 몫한다.

사실 영화를 소개하는 홍보 입장에서는 영화에 대해 화려하게 수식어를 달았다. '인간 몸 속 피와 같은, 한국 사회 속 돈의 존재''공권력에 의존하지 않는 시원하고 통쾌한 복수가 펼쳐진다' '거대 도심을 질주하는 역동적인 스피드''관객의 눈과 귀를 압도하는 스케일' 등등. 그러나 사실 이런 것들은 영화 '눈눈이이'에서는 사족 수준에서 그친다.

한석규-차승원의 연기력 대결. 이 한 마디로 모든 것이 끝나기 때문이다. 특히 이 둘이 도시 속 네온사인과 담배불을 나누는 모습은 곽경택 감독이 인정했듯이, 관객들의 몰입도를 순식간에 높혀놓는다.그 짧은 순간에 둘이 부딪혀 내는 시너지 효과를 충분히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눈눈이이'를 보려면 치고받고 부수는 모습도 시원할 수 있지만, 한석규-차승원 이란 두 배우가 보여주는 연기력을 먼저 기대하고 가는 것이 더 '찐~하게' 영화를 볼 수 있는 방법이 아닌가 싶다.

- 아해소리 -

PS. 곽경택 감독이 중간에 메가폰을 잡아서인지, 곽 감독의 스타일은 많이 드러나지 않는다. 도리어 친구나 사랑을 본 관객들은 곽 감독이 '이런 영화도 만들 줄 아나'라는 의아스러움이 더 생겨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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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1. 2008년 7월 14일 아침. 그룹 '씨야'의 소속사 엠넷미디어는 기자들을 상대로 보도자료를 뿌렸다. 제목은 '남규리 솔로 데뷔'. 내용은 아래와 같다.

남규리가 솔로로 데뷔한다.

남규리는 씨야를 탈퇴하고 본격적인 솔로 활동을 시작하며 당분간은 씨야로 복귀할 계획이 없는 상태이며, 솔로 활동의 본격적인 스타트로 지난 12일(일) 영화 <고死:피의 중간고사>의 OST 녹음을 마쳤다.

지난 2006년 씨야로 데뷔한 후 다방면에서 두각을 드러내며 활동해 오던 남규리는 이미 영화 <고死:피의 중간고사> 출연 결정 당시부터 씨야 탈퇴 및 솔로 활동 제안을 받아 왔다고.

남규리는 애초 ‘가수가 되고 싶다는 꿈 하나로 이 자리까지 왔다’며 이러한 제안을 모두 고사하고 가수 활동에 대한 본인의 애정을 드러냈으나, 이후 소속사와의 여러 차례 의견 조율을 통해 솔로로서 연기와 가수 활동을 병행하기로 결정하고 씨야 탈퇴를 결정했다.

지난 12일(일)에는 본격적인 솔로 활동의 시작으로 본인이 주연으로 출연해 개봉을 앞두고 있는 영화 <고死:피의 중간고사>의 OST 녹음에 참여했다.

남규리가 부른 영화 <고死:피의 중간고사>의 OST는 작곡가 조영수가 작곡한 슬픈 발라드곡으로, 영화에 직접 삽입되어 영화 속 인물들의 슬픔, 분노를 상징하는 테마곡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한편, 이범수, 남규리, 윤정희, 김범이 출연한 2008년 여름 단 하나의 호러+스릴러 영화 <고死:피의 중간고사>는 오는 8월 7일 개봉한다.

씨야라는 그룹이 '중박'수준이기는 하지만 많은 팬들을 데리고 있는 상황에서 이슈꺼리가 충분히 되기에 기사가 쏟아졌다.

장면2. 2008년 7월 14일 오후. 남규리가 씨야에서 탈퇴한 것이 아니라는 기사가 쏟아졌다. 일시적으로 개인 활동을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어이없다는 기사도 많이 나왔다. 분명 공식적인 엠넷미디어의 보도자료에는 '탈퇴'라고 씌여져 있는데, 엠넷미디어 소속사 직원끼리도 오락가락하고 있다. 한쪽은 탈퇴라고 하고, 다른 한쪽은 굳이 탈퇴할 이유가 없지않느냐며 반박했다. 영화홍보용이 아니냐는 비판이 일기 시작했다.


장면3. 2008년 7월 17일 한 인터뷰 기사. 남규리는 자신이 탈퇴했다는 기사가 났다는 소리를 '자다가 봉창 두들기는 소리'라고 부정했다. 자신은 몰랐는데, 아는 언니 통해서 기사났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한다. 영화 OST에 솔로로 참여했는데, 그게 솔로활동으로 와전된 것 같다고 해명했다.

이제 설명해보자. 당시 이 기사는 어느 한 매체의 단독 기사도 아니고 취재 기사도 아니다. 엠넷미디어라는 거대 기획사에서 기자들에게 쫙~ 뿌린 보도자료를 근거로 해서 나온 이야기다. 그런데 해당 연예인은 '자다가 봉창 두들기는 소리'라며 한번도 솔로 활동을 생각해 본적이 없다고 말한다. 이에 대한 모든 기사 혹은 보도자료에는 영화에 대한 이야기가 붙는다.

100% 영화 홍보자료였고, 이 때문에 대한민국 연예부 기자들은 모두 '낚시 기사'를 쓴 3류로 취급받았다. 해당 소속사는 일단 뿌려놓고 나몰라라하고 해당 연예인은 인터뷰를 통해 기자들이 잘못 취재해 그같은 상황이 벌어졌다는 뉘앙스를 풀풀 풍기는 '개념없는' 말을 쏟아내고 있다. 결국 남규리는 영화 홍보대상으로서 꼭두각시 노릇을 하게 된 것이고, 씨야의 두 멤버 역시 해명 한번 못해보고 '해체설' '들러리' 이야기를 들어야 했다.

아무리 영화 홍보도 중요하지만 앞뒤 개념 상실 발언에 제대로 활동도 못하고 있는 멤버들까지도 매장시켜야 속이 시원할까?

- 아해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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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기대작품인 영화 '좋은놈 나쁜놈 이상한놈'이 드디어 국내에 첫 공개됐다. 송강호-이병헌-정우성과 김지운 감독이라는 환상의 라인업때문에 제작 당시부터 관심을 끌었던 영화다.

시사회장은 아니나다를까 북새통을 이뤘고, 영화 시사회에는 유례없이 5개관 오픈은 물론 이틀 연속 시사회 개최라는 기록도 남겼다. 한국영화가 전무하다시피한 상황이라 이같은 '놈놈놈'의 선전이 반갑기는 했다. 본격적으로 영화를 보면 일단 '재미있다'로 정리될 수 있다.

줄거리는 간단하다. 송강호(윤태구), 이병헌(박창이), 정우성(박도원)이 보물지도(?)를 서로 쫓고쫓기며 쟁취하려 한다. 이에 일본군도 가세하고, 독립군도 개입된다. 만주라는 배경도 그렇지만 다양한 인물들의 등장도 눈길을 끈다. '김치 웨스턴'을 표방한 이들은 정말 그 모습을 잘 그렸다. 서양에서도 하향세를 보이고 있는 서부 활극이 한국에서 새롭게 조명되는 것이다.

그러나 캐릭터별로 분석하면 조금 아쉬운 모습을 가진다. 사실 3명의 특급 배우가 나오기는 하지만, 누가 뭐라도 주인공은 송강호다. 이야기의 시작도 송강호고 끝도 송강호가 맺는다. 송강호가 나오면 관객들은 웃을 준비를 하고, 송강호가 진지해지면 같이 진지해진다. 정말 아무것도 아닌 장면도 송강호의 모습이 같이 비춰지면 이곳저곳 웃음이 터진다. "역시 송강호"라는 말이 영화가 끝난 후 관객들 입에서 자연스럽게 나오게 한다.

이병헌의 연기 변신 역시 성공적이다. 악역을 처음 하는 이병헌은 정말 죽이고 싶을정도의 악역이라기보다는 피하고 싶은 악역을 제대로 소화해냈다. 아무렇지도 않게 사람을 죽일 수 있는 이병헌의 모습에 관객들은 소리를 지르고 고개를 돌린다. (표정없이 사람의 신체를 훼손시키는 모습은 언제봐도 질린다)

문제는 정우성이다. 사실 정우성은 정말 멋있게 나온다. 말 위에서 장총을 돌리면서 장전하거나 일본군 전체를 혼자 상대하다시피한 모습에서는 여성관객들의 눈길을 100% 잡을 것이다. 그러나 캐릭터가 없다. 분명 '좋은 놈'의 역이 정우성이긴 한데, '이상한 놈'에게 밀려 제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영화상에서 송강호와 같이 다니는 정우성은 송강호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차라리 이병헌처럼 송강호와 대척점에 있으면 장면마다 혼자 부각될 수 있는데, 이것도 아니다.  캐릭터별로 따졌을 때 2% 부족한 느낌을 주는 이유다.

영화가 하반기 한국영화를 띄울 것은 분명하다. 나름 1천만 관객도 기대해 보겠다는 영화계 관계자들도 있다. 그러나 나중에 다시 쓰겠지만 한국영화 한두편의 흥행에 '부활'어쩌구하는 꼴갑은 떨지 않았으면 한다. 지금도 개봉조차 못하는 한국영화가 숱하니 말이다.

- 아해소리 -

PS. 댓글 남기시는 분들 제발 공지 좀 읽으시길. 삭제 한 글 중에서는 좋은 글도 많습니다. 그러나 단순히 출처없이 "글 잘 읽었습니다"라고 남기면 삭제합니다. 왜 늘 앞뒤 재지않고 5초만 생각한 후 댓글을 남기는지 원. 그렇게 자기가 누군지 인터넷상에서 감추고 싶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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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놈놈놈'과 함께 한국 영화계의 기대작이었던 '공공의 적 1-1 강철중' (이하 강철중)이 드디어 개봉했다. 감독 강우석에 극본 장진이라는 영화계에서 보기 드문 결합과 설경구를 비롯한 강신일, 이문식, 유해진 등의 '공공의 적' 1편의 주요 배역들에 정재영의 합류는 이미 영화 공개 전에 '기대치'를 한껏 올려놓았다

실제 웃음코드로만 이야기하자면 '강철중'은 전작들에 비해 뒤지지 않는다. 도리어 설경구를 중심으로 적재적소에 배치해놓은 '웃음 유발 장치'들은 전작에서 이어지는 '학습효과'로 인해 관객들에게 웃을 준비를 충분하게 제시한다. 강철중 (설경구 분)의 뻔뻔한 넉살 역시 1탄의 공식을 그대로 이어가고 있어서 부담없이 즐길 수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웃음 유발과는 달리 전작들에서 강하게 제시되었던 '공공의 적'은 사라졌다. 이 부분이 정말 아쉬웠다.
 
17살 아이들을 합숙을 시켜 깡패로 만드는 사회에 대해 문제를 제시하는 것은 좋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이러한 '상황'에 대한 서술이었을 뿐 사회 전체가 공통적으로 인식할 수 있는 '공공의 적'을 실체화하지는 못했다. 공통의 인식이 사라진 '공공의 적'은 '공공의 적'이 되지 못한다. 그냥 웃음 코드의 일부분으로만 존재할 뿐이다.

전작 1편의 이성재나 2편의 정준호의 경우에는 대다수 관객들의 '공분'을 살만한 캐릭터였다. 그들이 연기한 캐릭터는 영화 속에서는 특정 인물이었지만, 실상 사회 전체적으로 '문제'라고 인식되는 '실체'였다. 그러나 정재영이 분한 '이원술'은 영화 속 특정 인물로만 남았지 사회 구성원들이 공통으로 '문제'라 인식시키기에는 부족했다. 이는 '공공의 적'이 되어야 되는 '실체'를 관객들이 잡아내기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개인으로 봐서는 이원술과 그 하수인 문수 (김남길 분)으로 나뉘어져 있었고 전체로 봐서는 '개인적 이익 위한 악인'과 '조직폭력배 양산'으로 또 나눠져 있었다.

1편에서는 자신의 이익을 위해 부모와 타인을 서슴없이 죽이는 이성재로 쉽게 모아졌고, 2편에서도 역시 출세를 위해 타인과 형을 죽이려는 정준호로 모아졌다. 그러나 '강철중'에서는 이것이 흩어져버렸다. 이때문에 영화가 제시하는 '공공의 적'이 무엇인지는 알아도 영화 속에서는 찾기 힘들게 되었다.

그러나 강우석 감독이 "조폭이 미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영화의 소재 자체가 사회적 이슈가 된다면 중고등학생도 한번쯤은 꼭 봤으면 한다"고 말한 것처럼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내용은 사뭇 진지하다.

영화 '강철중'은 형사 강철중이 17살 아이들을 합숙시켜며 깡패로 길러내어 살인 등을 시키는 거성그룹 회장 이원술과 대결을 벌이는 내용으로 강우석 감독이 과거 한 시사프로그램에 나온 실제 이야기를 모티브로 해서 제작되었기 때문이다.

- 아해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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