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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젠틀맨스 가이드 : 사랑과 살인 편>을 한 줄로 정의한다면 정말 웃기는 코미디 뮤지컬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이 뮤지컬이 추구하고자 하는 방향은 이 범위를 절대 벗어나지 않는다. 그래서 아이러니하다.

 

내용은 단순하다. 몬티 나바로는 직업도 없이 가난한 삶을 사는 남자다. 그런데 어느 날 한 노파로부터 자신이 명문가인 다이스퀴스가의 핏줄임을 듣게 된다. 그러나 백작이라는 작위와 엄청난 재산을 물려받는 상속자가 되기에는 현실적으로 힘들다. 서열 9. 즉 자신 앞에 8명의 예비 상속자들이 대기 중이다. 나바로는 그들을 죽이기로 결심한다.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이의 손을 외면하고, 물에 빠트리고, 무거운 기구에 압사하게 만들고, 독벌에 쏘여 죽게 한다. 나바로는 직접 총이나 칼을 사용해 피를 보지는 않는다. 그러나 나바로의 의지와 우연이 합쳐 다이스퀴스 가문 백작 계승자들은 사라져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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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틀맨스 가이드

 

입체적이고 동적인 이 뮤지컬을 평면적이고 정적으로 바꿔 설명하자면, 굉장히 잔인한 스토리다. 그 방법 역시 앞 기술에는 짧게 서술했지만, 세세하게 보면 이야기로 만들기 힘든 내용이다. 그런데 관객들은 손바닥 치며 깔깔’ ‘끄억끄억소리 내며 웃기게 만든다. 게다가 그 웃음을 유발하는데 있어 억지스러움이 적다. (아예 없지는 않지만 넘어갈 수준이다)

 

뮤지컬 <젠틀맨스 가이드> 흥행의 핵심이다. 주인공의 잔인하고 처참하며 냉혈한 적인 모습을 절대 그렇게 보이지 않는다. 여기에 무대 작품이라는 점도 큰 영향을 준다. 배우들의 과장된 표현과 발성, 그리고 속도감 있는 진행은 관객들의 머리 속에 살인의 상황을 지우고 웃음만 남긴다. 만약 이 작품을 드라마나 영화로 만들었다면, 코미디 작품이 아닌 스릴러 장르로 밖에 표현이 안 될 것이다.

 

 

배우들의 연기 역시 뛰어났다. (대부분 역이 트리플, 혹은 더블이라 모든 배우들의 평은 어렵다) 오만석-김동완-임혜영 팀의 경우 박수를 받기에 충분했다.

 

다이스퀴스 가의 인물들을 1인 다역으로 연기한 오만석은 극 전체를 이끌었다. 관객들의 몰입력을 끝까지 유지시킨 것은 전적으로 오만석의 힘이다. 진부한 표현이지만 팔색조 같은 모습을 보인 오만석이 중심을 잡지 않았다면, 다른 배역들의 연기가 무너졌을 것이다.

 

김동완 역시 자신의 몫을 충실히 해냈다. 다이스퀴스 가의 인물로 차례로 변신하는 오만석의 연기에 맞춘 호흡은 절묘했다. 신화 멤버 중에서 뮤지컬 연기를 가장 잘 소화해 내며, 방송이나 예능에서 능청스러운 모습을 보인 김동완으로서는 최적의 역할이다. (매번 느끼지만 키는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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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김동완의 연인 시벨라 홀워드로 등장하는 임혜영은 뮤지컬계 여배우 중 한 축을 담당한다는 것을 관객들에게 재차 각인시키려는 듯 뛰어난 연기를 선보인다. 데뷔 당시 다소 슬퍼보이는 연기에 적합할 것으로 평가받았던 임혜영이 어느 새 연기톤을 조절하며 무대를 휘어잡는 모습은 놀랍기까지 하다.

 

배우들에 대해 약간 더 언급하자면, 오만석과 트리플을 이루는 배우는 한지상, 이규형 이고, 김동완과 트리플을 이루는 배우는 유연석, 서경수 다. 그리고 임혜영은 원 캐스팅이다. 작품을 봤거나 아는 관객 입장이라면, 오만석-김동완-임혜영 팀이 <젠틀맨스 가이드>를 가장 재미있게 보는 라인업이 아닐까 생각한다.

 

- 아해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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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두 도시 이야기'는 처음으로 보는 작품이다. 아예 사전 지식을 배제하고 갔다. 그럴 수 밖에 없는 상황이기도 했지만, 오랫만에 '밖'의 입장에서 보고 싶었다. 


16일 오후 2시 충무아트홀 무대에 오른 배우는 윤형렬, 카이, 임혜영이었다. 어떤 내용이면 검색해보면 나올 것이니 넘어가자. 어두웠던 시절 프랑스 파리와 영국 런던을 보여주듯이 전체적인 색감은 어두웠다. 사실 난 이 시대를 그리면서 뮤지컬에서 이렇게까지 무대를 어둡게 가야하는지 잘 모르겠다. 여하튼 브로드웨이 취향이 그러하다니 넘어가자.


윤형렬과 카이의 연기력이 약간 진짜 아주 약간 미흡한 면이 보이긴 했지만, 전체적으로는 후한 점수를 주고 싶다. 일단 둘 다 가창력과 대사 전달력이 뛰어나니, 나머지 감정전달에서 일어날 수 있는 소소한 미흡함은 무시가 가능했다. 임혜영은 정말 사랑스럽게 나왔다. 현실 속에서, 저런 류의 모습을 보인다면 몇몇 남자들 사이에서도 충분히 어장 관리 가능하겠다.


아무튼 작품은 괜찮다. 메시지도 괜찮고 배우들도 괜찮다. 구성도 제법 탄탄하다. 그런데 이상하게 한 방이 없었다. 개인적으로 너무 그동안 뮤지컬을 많이 봐와서 그런지 몰라도,  머리 속에서는 '참 괜찮은 작품이다'라고 생각하지만, 가슴이 울리지 않는다.


이미 여러 번 본 뮤지컬이나 연극, 그러나 배우만 바뀐 작품은 사실 흥미가 많이 떨어진다. 어느 타임에 어떤 장면이 나올 것이며, 배우들이 어떤 감정을 폭발할 것인지 알기 때문에 몰입도가 극히 떨어진다. 오로지 그 배우가 어떻게 감정표현을 하는지만 보기 때문이다. 하지만 처음 본 작품에서 이런 감정을 느끼기에는 쉽지 않다.


혹자는 창작뮤지컬 '광화문 연가'에서 리사가 보여주는 폭발적인 면에 너무 몰입해 있기 때문이라고도 하고, '지킬앤하이드'나 '오페라의 유령'처럼 유명 넘버를 이 뮤지컬에서 못 느껴서 그런다고 하지만, 이것과는 별개의 문제다. 그래서 더 고민스러웠다. 왜 이 뮤지컬에는 가슴이 울리지 않을까.


그래서 몇몇 기사도 읽어봤다. 굉장히 많은 의미를 분석했다. 시대상을 줄줄이 나열하며 사랑과 용서 등을 이야기했다. 여기서 웬지 해답이 나온 것 같았다. 바로 메시지는 있지만, 감정에 대해 관객들과 공유하며 흡입하는 수준이 떨어지는 것이다. 머리가 알아도 가슴이 울리지 않은 이유다.


'두 도시 이야기'는 세 남녀의 사랑 이야기임과 동시에 민중의 봉기, 그리고 억압한 자와 억압된 자의 대치 상태까지, 정치적인 뮤지컬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생각이 사랑의 감정보다는 정치적인 이해가 빠른 사람이라면, 이 뮤지컬을 통해 정치를 논할 것이며, 70~80년대 이 뮤지컬을 무대에 올렸다가는 당장 어느 지하 고문실로 끌려갈 것이다.


다시 말해 이 뮤지컬이 던지는 메시지는 묵직하고도 많았지만, 거꾸로 관객들의 감정을 무대 위로 끌어올리지는 못했다. 배우들은 관객들에게 무엇인가 많이 주기는 했지만, 공유는 아니었다. 민중들이 봉기하며 관객들의 감정을 흔들어야 하는 장면조차도 '지킬앤하이드'에서 살인자에 의해 불안에 떠는 시민들의 우왕좌왕하는 모습보다도 덜 극적이었다. 억압에 대한 분노가 살인에 대한 공포보다 더 감정적으로 차분한 것일까.


물론 주연 배우가 누구냐에 따라 뮤지컬이 달라진다. 과거 '몬테스리스토'의 경우 다른 배우의 무대에서 실망한 상황에서, 류정한의 무대에서는 기립박수를 쳤으니 말이다. '두 도시 이야기'의 배우들이 메시지보다는 감정의 공유와 폭발이 이뤄졌으면, 더 괜찮은 뮤지컬이 되지 않을까.


- 아해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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