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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한국고등학교학생회연합회 2기 집행부가 출범했다. 작년인가 1기가 출범할 때, 참 말들이 많았다. 언론의 '한총련 산하단체'라는 어이없는 발언으로 인해 순수하게 고등학생들의 권리를 찾기 위한 이들의 움직임은 시작도 해보기 전에 제동이 걸렸다.


의장으로 뽑힌 학생은 경찰에 2번이나 불려가고, 대의원이였던 학생들은 학교로부터 가입경위를 추궁받거나 탈퇴를 요구받았다. 그덕에 중간에 많은 멤버들이 빠져나갔다. 이들이 주장하거나 요구하는 것이 반사회적인 내용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들에게 내세운 잣대는 오로지 '어른들의 시각' 즉 "우리가 하라는대로 하지 않는 너희들에게 가르침을 주겠노라"수준이였다. 거꾸로 어른들이 이들에게 가르침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였던 것이다.


그런 그들이 3개여월동안 이리저리 불려다니냐고 제대로 활동도 못하고 있다가, 이제 다시 제대로 활동하겠다고 2기 집행부가 출범을 한 것이다. 지난해는 만들어지고 이제 진짜 사회에 자신들을 알리는 2라운드를 들어간 것이다.


사실 이들이 요구하는 것은 이미 10여년전에, 아니 그 이전에 많은 고등학교 학생회에서 요구했던 사항이다.


두발자유화부터 시작해 학생들의 인권을 보장해 달라는 것, 학생은 공부하는 기계가 아니기에 동아리 활동을 자유롭게 할 수 있게 해달라는 것. 그리고 이들 학생들의 권익을 요구할 수 있는 대표집단인 학생회를 인정해달라는 것이였다.


그런데 세월이 흘러서 인터넷 세대가 되고, 자유로운 주장이 활개를 치고 다니는데도 고등학교내 학교와 학생의 관계는 그대로이고, 10년전 주장은 그대로 지금도 살아있다.


사회에서는 말한다. "지금 고등학생들 까져가지고, 솔직히 우리때와 비교하면 자유롭지 않냐". 맞다. 까지고 자유롭다. 하지만, 학교측으로부터 받는 사고의 억압과 제도의 탄압은 그대로다. 또한 그 까지고 자유롭다는 기준은 어디까지나 어른이 되어버린 이들이 세운 것이다. 1970년대 학교 다닌 사람들은 안 까졌었나? 그 시대 어른들의 입장에서는 버릇없기는 마찬가지다. 기준을 어디다 세우냐에 따라, 시각을 어디에 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다. 물론 이들중에는 정말 사회 보편적인 시각으로도 이해안되는 학생들도 있다. 하지만 그들이 대표성을 갖지는 않는다. 다수의 학생들은 아직 학교와 집을 오가며 대학이라는 공간에 들어가기 위해 (누구의 바램인지는 모르겠지만) 노력한다.


신기한 것은 지금 고등학교 선생들이다. 비록 현재 주류는 아니겠지만, 20대말 30대초반의 선생들은 이런 부당함을 느끼고, 항의했던 세대인데 지금은 그때의 선생들과 닮아가고 있다. 대한민국 사범대학 교육은 위대하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하긴, 현재의 사범대학은 가르침을 주는 선생님을 길러내는 것이 아닌 교사라는 직업인을 만들어 내는 공간이 되어버렸으니)


한고학연 2기 집행부들을 보면서 그들 스스로가 그들에게 주어진 '권리'를 찾기위한 몸부림이 성공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는 단순히 '고등학생'이라는 신분에서만의 움직임이 아니라, 이후 그들이 20대가 되고, 30대가 되었을 때, 사회를 움직이는 중심이 되었을때, 이 사회의 부당한 것에 항의하며 다시금 '권리'를 찾기 위한 (물론 이에 따른 의무도 충분히 이행하며) 성숙한 시민으로 변해있을 거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아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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