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영화 담당 기자들은 대단하다. 왜냐. 그것을 한번 풀어보자.
대개 영화가 개봉할 즈음 영화 홍보대행사들은 각 언론사의 영화 담당 기자들에게 연락을 한다. 주연급 배우들이나 감독의 인터뷰를 잡기 위해서다. 여러 기자들을 모아놓고 기자간담회를 하든, 시간별로 나눠 한 카페에서 (주로 신사동이나 삼청동) 1시간별로 돌아가며 인터뷰를 하든, 아니면 조금 인지도가 낮은 경우 언론사를 돌아다니며 인터뷰를 하든 어쨌든 배우들의 언론 노출을 계획한다.
이게 참 웃기다. 영화 홍보대행사마다, 혹은 영화마다 다르기는 하지만 대다수 언론시사회 이전에 이같은 인터뷰가 진행된다. 그리고 대다수 언론사들은 이에 흥쾌히 동참한다. 영화 제작사와 영화 홍보대행사 그리고 배우와의 관계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그런데 이 모습을 보면 대한민국 영화담당 기자들은 상당히 대단하다는 느낌이 든다. 영화도 안보고 배우들과 대화를 하기 때문이다. 그 배우가 영화에서 어떤 역할을 맡고, 어떤 표정을 지으며 다른 배우들과 어떤 관계 속에서 어떻게 풀어나가는지 전혀 모른채 오로지 그 배우와 만나 이야기를 한다. 기껏 하는 질문이라고 해야 시시콜콜한 주변 이야기나 "영화에서 어떤 역할이에요?" "영화를 출연하게 된 동기가 무엇이죠?"수준에서 끝난다.
그 인터뷰는 기자라는 직종이 대중들을 대신해 영화에 대해, 그 영화에 출연하는 배우에 대해 소개하고 설명하며 이해시키고 상업적 차원에서 대중들을 쓸데없는 '소비'로부터 벗어나게 하기 위한 자리다. 그런데 그 역할이 영화를 보지도 않은 상태에서 이뤄진 셈이다.
이같은 생각은 과거에도 있었지만, 최근 영화 '블러드'에 출연한 전지현의 인터뷰를 보며 더욱더 어이없는 상황으로 인식됐다. 진문은 초점은 화교와 핸드폰 이야기다.
인터뷰를 잡더라도 영화를 보고, 영화 홍보대행사도 배우 인터뷰를 잡더라도 (아무리 홍보라지만 소비자 좀 생각하자) 영화 기자시사회 이후에 잡는 것이 어떨까.
- 아해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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