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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사람들은 나이불문하고 많이 '안'다. 인터넷에서 1시간만 얼렁뚱당 돌아다니면, 과거 사람들이 수십일에 걸쳐 고민하고 논쟁했던 내용들을 그대로 흡수한다.그래서 사람이 굉장히 약삭빠르고 똑똑하다. 과거처럼 언론통제한다고, 사람들의 의식을 개혁 시키기위해 일방향적인 교육정책 했다가는 융단폭격 맞기 일쑤다.



물론 아직 언론이나 몇몇 식자들의 말이 어느정도 사회여론을 주도하긴 하지만, '많이' 똑똑해진 요즘 사람들은 호락호락하게 그들의 말에 귀기울이지 않는다. 공개된 정보가 많고, 이미 수많은 사람들의 손놀림으로 논쟁이 불붙기 시작했으니 몇몇 사람들의 말에 무조건 고개 숙이고 들어가는 것은 '자존심'상해서 하기 싫어진다. 똑똑하고 많이 아는 사람들이 사는 사회인 듯 싶다. 그러나 '천만에'라고 누가 나에게 호통친 소리가 들렸다. 며칠 전이다.



서점에 들어가 책을 있다가  한 문장에서 숨이 멈춰버렸다. "21세기의 한국에서 노동자들은 여전히 분신하며 죽어가고 있는데 이 땅의 기자들은 무엇을 하고 있는가"  김중배님의 말이다. '노동자' '분신'  왠지 오래된 말이고 구시대적 말이다.



나 대학 다닐 때도 거부감이 일어난 말이니, 지금이야 오죽하려고. 그런데 그 말에 내 숨이 멈춰버렸다. 왜일까. 기자들에 대한 분노도, 노동자들에 대한 안쓰러움도 아니다. 단지 시대는 왠지 90년대 초반이나 별 다를 것이 없는데, 몇몇 통신수단의 발달이나, 약간의 정신적인 자유로움, 그리고 경제적인  풍요로움과 단순하게 돌아가는 - 12년의 기초교육, 대학졸업, 무조건적인 취업, 돈벌기, 나만 알기, 자기계발, 그리고 죽음 - 세상으로 인해 마치 엄청난 변화가 일어난 듯한 느낌을 사람들이 갖는 듯 하고, 이것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것 같아 호흡곤란을 일으킨 것이다.



사람들은 많이 안다고 생각하고, 그 앎속에서 세상은 자연스럽게 변화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변한 것은 없다. 껍질은 그대로이고, 의식은 도리어 후퇴하고 있다. 몇몇 시각적인 변화와 표피적인 약간의 느낌으로 인해 변화된 '착각'을 가질 뿐이다.



아는 것은 분명 '힘'이다. 그러나 제대로 알아야 힘이 되는 것이다.  제대로 알지도 못하거나 단지 '안다고' 느끼는 것은 도리어 병이다. 변화된 것은 없다. 손에 쥔 핸드폰 하나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열심히 말하는 TV속 이미지에서 허우적 대는것 뿐이다. 


나도 그렇지만, 지금 사람들은 병을 앏고 있다. '알고 있다'는 중병을.


-아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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