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긴 이야기는 아니다. 며칠 전 친구와 포장마차서 술을 마시다 옆 테이블에 앉아계시던 한 시각장애인 안마 아저씨의 넋두리다.


수년간 강남의 한 안마시술소에서 일을 했다는 그 아저씨는 생존과  반듯하게 자라고 있는 딸을 위해서, 퇴폐업소라는 것을 알지만 그곳서 일했다고 한다. 성매매특별법이 발효되고 난후, 아저씨는 안마시술소 업주들 입장에서 정부를 비난했다고 한다. 어쩔 수가 없었다.


건전한 안마시술소가 현실적으로 거의 없는 마당에 아저씨가 살아가는 '자본'을 마련해주는 공간이였기 때문이다. 당시 군포에서 시각장애인 안마사들이 안마시술소 업주들이 잡혀간 것에 대해 경찰서 앞에서 시위를 하는 뉴스도 나오곤 했던 때였다.


그런데 아저씨는 2005년 가을을 넘기면서 안마시술소에서 쫓겨났다고 했다. 강남지역에 안마시술소는 점점 늘어나는데, 그곳어 진짜 '안마'를 하는 시각장애인들은 모두 길거리로 나오고 있다고 한다. 아예 처음부터 퇴폐적 행위를 아가씨들이 하기 때문이고, 손님들도 시각장애인 안마사를 찾지 않는다고 한다.


아저씨는 다른 지역으로 옮겨갔지만 다시 일을 그만두고 이제는 다른 살 궁리를 찾아보고 있다고 한다. 아저씨의 딸은 이제 고등학생이라고 한다. 그리고 우리에게 술 한잔 권하고 바로 일어나셨다. 딱 세잔만 마시고 나가셨다.


안마는 정확히 안마사 자격증을 가진 사람만이 할 수 있으면, 현재 안마시술소라고 내건 퇴폐업소도 자격증 소지한 안마사를 채용하지 않으면 '퇴폐업'과 별도로 불법 안마행위로 고소당할 수 있다.


안마사 자격은 의료법 제61조 제1항 보건복지부령 제30호 제3조의 요건을 갖춘자에 한하여 발급되며 시각장애인만이 취득가능하며, 자격취득을 위해선 고등학교에 준하는 시각장애특수학교(맹학교)나 보건복지부장관이 지정하는 안마수련기관에서 교육과정을 이수하여야 한다.


그런데, 이 시각장애인들이 그들이 한때 살고자 억지로 보호해주었던 안마시술소 업주들에게 쫓겨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 업주들은 퇴폐업과 더불어 불법행위를 자행해도 그 아무도 제재를 가하지 않고 있다.


시각장애인들이 퇴폐업소에서 그들의 삶을 영위해야하며, 그곳에서조차 버림받는 사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야 될지 의문이 들었다.


-아해소리-

728x90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