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현 정권의 심판론과 박대표 피습의 결과로 한나라당이 사상 최고의 성적으로 압승을 거뒀다. 한나라당은 잔칫집일지 모르겠지만, 대한민국 정치와 지방자치제는 후퇴됐다. 이는 단순히 한나라당이 압승을 거뒀기 때문에 그러한 것이 아니다. 그 이유는 이렇다.


지방자치의 의의는 무엇일까. 중앙정부와는 달리 그 지역의 특색에 맞게 정책을 펴고, 그 지역 주민들의 삶을 챙기기 위한 것이 아닐까. 때문에 그 지역을 잘 알고, 그 지역사람들을 위하는 인물을 뽑기 위한 것이 지방자치선거가 아닐까. 예산의 50%이상을 책정하고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을 지닌 사람들을 뽑는 것이다. 그런데 그것이 중앙정부와 연결된 주장에 넘어가 평가받는 것이 이해가 안됐다.


한 예로 난 경기도지사가 진대제가 되어야 된다고 생각했다. 이는 당을 떠나 조직을 이끌어본 사람과 아닌 사람과의 차이를 논하기 때문이다. 도지사는 정치인이 아니다. 민주화 투쟁과 저격수 노릇을 한 김문수가 감당할 자리가 아니다. 수천 수만의 조직을 꾸려본 사람만이 가능하다. 진대제가 한나라당, 김문수가 열린우리당으로 나와도 이는 불변의 사실이다. 그런데 김문수가 됐다. 경기도민들은 바보같은 선택을 했다. 누군가 "그것이 민심이다"라고 말한다면, 난 그 민심이 잠시 미쳤다고 말하고 싶다. 경기도민은 자신들의 삶을 책임져줄 사람이 아닌, 정치적 야욕을 가진 사람을 선택함으로써, 경기도지사가 대선을 향한 워밍업공간으로, 그리고 경기도민은 그 워밍업의 희생양임을 스스로 자처했다고 생각한다.


대통령과 국회의원은 당을 보고 뽑을 수도 있다. 그들은 국가를 대표하기 때문이다. 가끔 지역구 국회의원들이 정신못차리고 그 지역발전을 위해 자신들을 뽑아달라고 하는데, 그것은 시의원이나 도의원들의 발언이다. 지역구 국회의원들은 그 지역에서 국가를 위해 가장 열심히 일할 수 있는 사람을 뽑는 것이다. 대통령은 더 이상 말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때문에 대통령과 국회의원은 당을 떠나서 생각하기 힘들다. 국가의 대표적 정치색을 만드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방선거는 다르다. 그 대표적 정치색을 따라가서는 안된다. 지역을 죽이는 꼴이기 때문이다.


열린우리당이 잘했다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중앙정부를 비판해 그 상대적인 효과로 이득을 얻고자 한 한나라당은 분명 이기주의적 사고방식으로 이 나라 정치를 후퇴시킨 장본인으로 남을 것이다. 오로지 대선으로, 오로지 이 나라의 정권을 차지하기 위해 국민들의 실질적인 안정과 평안을 버린 단체에 불과하다.


또한 이번 지방선거는 아쉽게도 다음 대선때 한나라당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다. 이 우매한 국민들은 신과 같은 정책으로 모두를 만족시키지 못하면 일단 비판을 하고 가기 때문이다. 전국 광역단체장들과 기초단체장들이 그런 도민 시민의 마음을 충족시키지 못하면, 이는 바로 소속당과 연결되어 비판할 것이고, 한나라당 사람이 많은만큼 그만큼 비판할꺼리도 많아지기 때문이다. 내 몸에 와닿는 정책은 국가의 정책이 아니라, 지역자치단체의 정책이기 때문이다.


또하나. 정동영의장이 한나라당을 마술과 같은 당이라 불렀다. 공천파동 등 그 어떤 문제가 생겨도 지지율이 떨어지지 않는 당이기 때문이다. 국민들은 여기에 "그만큼 열린우리당에 많은 실망을 했기 때문이다"라고 답한다. 그렇다면 민주노동당이나 다른 당들이 대안이 될 수 없는가. 이들보다 썩은 한나라당은 봐주고, 똑같이 썩은 열린우리당은 못봐주는 논리는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여기서 이번 한나라당의 압승은 안타까운 것이다. 아무리 불법을 저질러도, 승리하는 당. 그것은 이 나라의 일꾼을 뽑는 과정에서 "당신이 적격이다"보다 "그냥 재가 보기 싫어서 네가 해라"식의, 또 4년간의 후회를 남길 짓을 하는 어처구니 없는 결과를 낳았다. 이는 되풀이된다. 국회의원선거에서도 그리고 또다시 벌어질 수많은 선거에서 말이다.



한나라당의 압승. 당 차원에서는 축하할 일이지만, 대한민국 정치와 지방자치단체의 뿌리내림을 바라는 차원에서는 아쉽고, 안타깝고, 슬픈 일이다.



-아해소리-

728x90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