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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convergence).’ 2006년 국내외 신문업계의 화두로 떠오른 단어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아우르는 통합뉴스룸의 신설과 전천후로 업무를 총괄하는 에디터제의 도입이 신문업계의 주요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통합뉴스룸은 신문과 닷컴 나아가 방송의 뉴스룸을 합쳐 하나의 기사를 각 매체에 맞게 작성하는 ‘원소스 멀티유즈’를 기반으로 한다. 국내 언론도 부분적인 뉴스룸 통합이나 에디터제 도입에 서서히 동참하고 있다.》

○ 뉴스룸, 부분 통합에서 완전 통합으로

뉴욕타임스는 현재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 인근 43번가에 종이신문을 만드는 편집국과 닷컴신문인 뉴욕타임스디지털의 편집국이 함께 입주할 새 사옥을 짓고 있다. 다른 건물에 있던 두 뉴스룸의 통합은 2007년 완료된다.

지난해 8월 뉴스룸통합 선언 이후 닷컴 편집자들은 정오에 편집국장단과 각 부장이 모여 1면 기사와 주요 기사를 결정하는 페이지 원 미팅(1면 기사를 결정) 등 하루 두 차례 정례 편집회의와 경영회의 등에 참여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2000년 이후 베테랑 기자를 컨티뉴어스 데스크(Continuous Desk)로 임명해 종이신문과 닷컴 간의 기사 교류를 꾀했다. 그러나 종이신문 기자들이 온라인의 뉴스에디터들을 ‘베이비(baby)’라고 경시하는 등 양자의 통합은 쉽지 않았다. 부분 통합으론 효과가 나지 않는다고 보고 물리적으로 한 공간에 입주하는 것을 계기로 완전 통합에 나선 것.

황용석(신문방송학) 건국대 교수는 “매체별 문화적 차이를 해소하기 위해 공간을 통합해야 의사소통이 자유로워지고 문화적 동질성을 확보할 수 있다”며 “시애틀타임스나 미네소타 주 미니애폴리스의 스타트리뷴 역시 뉴스룸을 공간적으로 통합해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플로리다 주를 기반으로 한 중견급 미디어 기업 미디어제너럴은 자사가 소유한 종이신문 템파트리뷴과 지역방송 WFLA TV, 닷컴뉴스인 탬파베이온라인 등 3개 매체의 뉴스룸을 2000년 통합해 이를 총괄하는 슈퍼데스크를 두었다. 슈퍼데스크는 각 매체의 뉴스룸을 지휘해 정보와 취재망을 공유하고 초기부터 매체별 특성에 맞는 기사를 생산해 내게 하는 등 뉴스룸 통합의 성공 사례로 꼽힌다.

○ ‘에디터-팀’제와 다기능 기자

기존 신문사 조직의 구조는 국장 부국장 부장 차장 기자로 이어지는 수직적 구조였다.

에디터는 기존의 부장과 비슷한 위치를 갖고 있지만 기능 면에서 크게 다르다. 기존의 부장이 취재 및 기사작성에만 관여했다면 에디터는 편집, 사진, 제목 달기, 교열까지 총괄한다. 심지어 일부 매체에서는 기자 채용과 인사까지도 독립적으로 책임진다.

2004년 USA투데이의 에디터제를 연구한 스포츠서울21의 강영기 광고국장은 “USA투데이의 경우 한 명의 에디터가 2∼8명의 기자를 거느리고 기사를 작성하다가 특별취재를 해야 할 사안이 생기면 두세 명의 에디터가 함께 뭉쳐 활동한다”며 “신속하고 수평적인 의사결정이 가능해져 기사 작성부터 게재까지의 생산성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에디터제와 통합뉴스룸 아래 있는 기자는 ‘기사 작성’이라는 전통적 역할에서 벗어나 기사 사진 동영상 생산은 물론 인터넷 홈페이지 송고 등 다양한 역할을 하는 다기능(Multi Skilled) 기자가 되기를 요구받는다.

○국내 현황

국내 언론의 통합뉴스룸 도입은 지지부진한 상태다. 일부 신문이 2000년대 초 ‘온라인뉴스팀’ ‘디지털뉴스팀’을 만들어 온·오프라인 협력을 꾀했으나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일부 신문은 인사적체 해소 등을 위해 에디터제를 도입하고 있으나 아직은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중앙일보는 1월 인사에서 9명의 에디터와 2명의 부에디터를 임명했다. 그러나 중앙일보의 한 간부는 “회의 진행 등 지면제작 시스템이 에디터제 도입 전과 달라진 것이 없다”고 말했다. 한겨레신문도 2월 중 에디터제 도입을 목표로 조직 개편 작업에 나섰다. 국민일보는 지난해 1월 에디터제를 도입했다가 9월 다시 과거의 부국장제로 복귀했다. 기존의 부서를 그대로 둔 상태에서 에디터의 역할을 찾기 힘들었던 때문으로 풀이된다.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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