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개봉한 영화 <인랑>은 제작 전부터 원작을 어떻게 한국식으로 표현해낼 수 있는지 관심을 많이 받았고, 당연히 흥행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그런데 결과물은 평가하기 어려울 정도로 엉망이었다. 김지운 감독 특유의 영상미는 찾아보기 힘들었고, 강동원, 한효주, 정우성의 연기는 따로 놀았다. 스토리는 당연히 보이지도 않았다.

 

관객들의 혹평이 이어졌고, “내가 <리얼>은 피했는데, <인랑>은 못 피했다라는 비아냥거린 말까지 나왔다. 그러자 영화에 출연한 배우 유상재가 자신의 SNS수많은 사람들의 땀과 노고가 담긴 영화가 쉽게 평가절하 되는 것이 안타깝다. 댓글부대에 의한 여론몰이가 관객들의 발길을 돌리게 만들었다"라며 발끈했다.

 

이 글은 호응을 받기는커녕, 자신의 출연한 영화에 대해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댓글 알바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서로 말하기 어려운 부분이라 넘어가더라도, 글 앞의 부분은 배우의 실수다. 그러나 동시에 영화계 많은 이들이 착각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영화 제작진이나 배우들 그리고 홍보사 등 관계자들 입장에서 영화에 대한 혹평이 나오면 섭섭할 수 있다. 비아냥거리는 평가에는 할 수도 있다. 그래서 이들이 종종 방어 차원에서 사용하는 말이 수많은 사람들의 땀과 노고가 담긴 영화를 쉽게 평가하지 마라이다. 그러나 잘못된 말이다.

 

영화는 상품이다. 관객들에게 무료로 상영된다면, 그들의 말이 맞다. 그러나 관객들은 자신들의 시간의 알찬 문화 생활로 바꾸기 위해 을 지불 한다. 영화 시작 전에 나오는 광고도 봐준다. 제작진과 배우들의 땀과 노고하나의 작품을 남기기 위한 것일 수도 있지만, 동시에 상품이 되어 을 벌어들이는 수단이다.

 

때문에 관객들이 재미 없거나, 의미 없거나, 이해 못하는 등 투자한 시간과 돈이, 자신의 문화 생활을 제대로 충족시켜 주지 못했다고 판단되면 얼마든지 비판을 가할 수 있다. 그 과정에서 각각의 기준에 의해 평가 절하되는 것 역시 제작진과 배우가 감내할 부분이다.

 

 

<인랑>까지 다시 언급하며 이런 이야기를 끄적이는 이유는 송강호 주연의 영화 <마약왕> 때문이다. 일부 언론은 영화가 충분히 가치 있는데, 관객들이 너무 조롱을 한다고 비판하는 기사를 쓰고 있다.  해당 매체나 기자들이 정말 그렇게 생각해서 썼을 수도 있지만, 해당 영화 관계자들의 하소연에 썼을 수도 있다. (기사에 영화계운운해서 나온다면 거의 확실하다)

 

다시 말하지만, 영화는 상품이다. 영화제에서는 작품이 되어, 높은 평가를 받고 상도 받을 수 있지만, 일선 극장에서는 상품이다. 그리고 그 상품의 평가는 을 내는 관객들에 의해 이뤄진다. ‘노고와 땀’의 결과물이 대해 인정 받고자 하는 말들은 영화제에서 해야지, 유료 관객들에게는 할 말이 아니다. (한가지, 노력을 비하 하자는 것은 아니다. 그 노력의 결과물에 대해서 이야기 하자는 것이지)

 

때문에 잘 만들어졌거나, 의미가 있거나 하는 영화를 향해서는 관객들이 두 번 세 번 돈을 내며 극장을 찾기도 한다. <보헤미안 랩소디>가 그랬고, <광해, 왕이 된 남자>가 그랬고, <신과함께>가 그랬고, <라라랜드>가 그랬다. 관객들이 이 영화의 제작진과 배우들의 땀과 노고 때문에 다시 찾았을까. <마약왕>이 다양하게 평가될 수는 있겠지만, ‘유료관객들의 평가를 거꾸로 절하시켜 다른 의미를 자꾸 부여하려는 것은 억지스러울 뿐이다.

 

- 아해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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