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지방선거, 2020년 총선. 더불어민주당이 완승했다. 선거가 끝난 후 이런저런 많은 해석이 나왔다.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이 말실수를 비롯해 여러 번 말실수를 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었고, 사전선거 영향도 있었다는 분석도 있다. 2020년 총선의 경우에는 코로나19가 없었다면 자유한국당이 이겼을 것이란 말도 있었다.

 

개인적으로 모두 다 틀렸다고 당시 생각했다. 이유는 두 가지다.

 

지난 2017년 대선을 비롯해 지방선거, 총선까지 모든 선거에서 야당의 상대는 단 한명이었다. 문재인 대통령. 더불어민주당이 말로, 행동으로 수없이 자살골을 넣는 상황에서도 선거를 이긴 이유는 문재인 대통령 때문이다. 특히 지방선거의 경우에는 사령탑이 사실상 대선때와 동일했다.

 

문재인-홍준표-안철수 등이 붙은 셈이다. 지방선거가 아닌 대선의 연장선상이었다. 이번 총선도 마찬가지였다. 이낙연 전 총리가 지휘봉을 잡긴 했지만, 민주당을 찍은 이들은 민주당이 아닌 문재인 대통령을 보고 찍은 사람들이 적지 않다. 총선 직후 문재인 정권의 안정적 운영을 위해 민주당을 거대여당으로 만들어줬다는 반응이 많았던 이유다. 이는 최근 민주당이 헛발질 하는 모습에 여당 지지자들조차 비난하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보통 지지자들의 경우 어느 정도 헛발질에 넘어가는데, 민주당 지지자들은 현재 민주당의 역할이 무엇인지 규정을 해놨기 때문에 엉뚱한 헛발질을 용납하지 않는다.

 

김홍걸, 윤미향, 이상직을 향한 비난도 만약 민주당 골수 지지자였다면 쉴드를 쳤을 수도 있다. 그러나 문재인을 보고 민주당을 찍은 사람들 입장에서는 용납이 안된다. 윤미향은 좀더 따져봐야겠지만, 김홍걸, 이상직은 분명 도려내야 하는 인물들이다. 민주당이 이에 대해 민감하는 반응하는 이유도, 실상 민주당 지지자들의 대부분이 문재인 정권을 지지하는 이들이기 때문이다.

 

두 번째 이유는 대안세력 부재와 국민의힘에 대한 불신이다. 지난 총선 당시 주변에 민주당은 싫지만, 자유한국당은 더 싫다며 차라리 그나마 덜 싫은 민주당을 찍겠다는 사람들이 많았다. 대안 없이 발목만 잡고, 국민이 원하는 것보다는 자신들이 원하는 것만 추구했던 모습은 헤어나기 힘든 국민의힘의 이미지다.

 

김종인이 개천절 집회에 대해 하지 말라가 아닌 미뤄달라는 메시지를 보냈을 때, 이미 국민의힘은 또다시 신뢰를 잃었다. 민주당이 말실수를 하고, 경제 정책의 실수가 이어져도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이 40% 후반을 유지하고, 민주당이 국민의힘을 압도한 이유이기도 하다. 현재 30~50대 유권자들에게 국민의힘이 보내는 시그널은 언제나 자신들만을 생각하는 보수집단의 이미지다.

 

앞으로 돌아가자. 내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와 2022년 대선에 국민의힘이 정말 환골탈태하고 국민들이 지지하는 인물을 내세운다면 이길 가능성이 없지는 않다. 그런데 우선 환골탈태가 어렵다. 이는 앞서 김종인의 발언을 통해서도 안다. 양 극단의 지지자가 버티는 가운데 중도층 움직임이 선거 결과를 만들어내는 한국 선거 구조상 변하지 않은 국민의힘은 앞서 세 번의 선거와 똑같은 결과를 가져갈 것이다. 인물 역시 마찬가지다. 아무리 신선한 인물이 나서더라도, 이를 알려고 뒷받침하는 사람들의 이미지가 여전히 전광훈과 같은 보수세력이라는 이미지라면 그 신선한 인물조차 더렵혀진다.

 

결정적으로 다음 서울시장 선거와 대선 역시 국민의힘 상대는 문재인 대통령이다. 언론에서 지지율이 떨어졌다느니, 폭락했다느니 말해도 여전히 50% 전후를 유지한다. 역대 이렇게 지지율을 고수한 대통령이 있었을까. 코로나19 때문이라고 말하는 이들도 있지만, 그 역시도 어찌되었든 국정의 한 부분이다. 만약 방역에 실패했다면 대통령의 지지율은 정말 폭락했을 것이다. 잘 막았기 때문에 유지하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뜻을 이을 사람과 국민의힘 뜻을 이을 사람이 맞붙는 대선이 내일이라면 누굴 찍을 것인가. 답은 나와있다.

 

앞서 내용을 다시 언급하면 현재 민주당을 지지하는 층의 대부분은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하는 사람들이다. 진중권 등 공감되지 않은 애들이 마음대로 규정해버린 속칭 문빠의 이야기가 아니다. 평범한 지지자들의 이야기다. 그들은 문재인 정권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면, 민주당 의원들조차 처단할 기세인 사람들이다.

 

문재인 대통령을 넘지 못하면 국민의힘에게는 미래가 없다. 민주당의 지지율을 보는 게 아니라,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을 봐야 한다.

 

첨부하자면,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을 20대에 봤던 현재의 40~50대가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한다는 여론조사 결과는 어찌보면 당연하다. (물론 싫어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20대가 되기 전까지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을 본 이들이다. 일제 잔재를 잘 이어받았고, 군부 독재식으로 초중고 학생들을 어떻게 다룬지 봤던 사람들이다. 그들의 아들딸과 그들의 비호를 받은 재벌들 아들딸, 판검사들이 어떻게 국민들 위에 군림했는지 봤던 이들이다. 기껏 어줍잖은 표창장 문제, 군 휴가 문제로 흔들릴 지지층이 아니라는 것이다.

 

- 아해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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