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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대단한 인물이었지. V3를 만들어 배포한 것도 그렇고, 청년들에게 그가 멘토로서 보여준 모습들도 한 시대를 대표할만한 인물임은 분명해. 그런데 이건 어디까지나 정치에 들여놓기 전까지지.

 

안철수가 어설프게 정치를 하지 않았다면, 오히려 사회적으로 어마어마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었다고 봐. 더욱이 코로나19 시대였다면 대통령 이상의 사회적 권력을 쥐고 있을 수도 있어. 대구에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퍼질 때 내려가 방진복을 입었던 안철수의 모습은 피아를 떠나 칭찬을 받았지. 그때 가장 많이 나온 이야기가 안철수는 의사로 있었으면 좋겠다였어.

 

그런데 현실은 정치인안철수야. 청년들의 멘토로서 인기가 올라가고 주위의 부추김에 비전도 없이 뛰어든 것이 잘못이었어. 아직까지 안철수가 정치적으로 뭘 보여주려고 하는지도, 수년이 지났는데도 모르겠어. 이전에는 뻔한 공약과 멘트를 하더라도, 안철수 자체가 신선한 인물이었기 때문에 플러스되는 지점이라도 있었는데, 이제는 그것도 사라졌어. 정말 얼굴도 이젠 정치인야. ‘기성정치인.

 

특히 지난 대선 때 문재인 후보에게 “제가 MB 아바타입니까”라고 물어보는 순간, 안철수라는 인물은 바닥으로 떨어지다 못해 지하실을 파고 들어갔어. 실상 거기서 끝난거지. 이후 지방선거와 총선에서 연이어 자신 혹은 주변의 패배를 맛봤지.

 

이번에 서울시장 선거에 또 나오겠다고 해. 현재 지지율이 제법 높게 나왔어. 그런데 그 지지율이 허수라는 것을 본인도 알지 않나. 그렇게 수없이 선거에 패배하고 밀리고 조롱당하면서도 아직까지 왜 그 자리에 있는지 모르겠어. 언제까지 언론에서 안철수가 달라졌다라는 표현을 써야 하고, 그 기사들이 캡쳐되어 조롱을 받아야 하는지.

 

 

물론 안철수가 가진 강점이 있고, 그것을 좋아하는 지지자들도 역시 있지. 그런데 정말 그들이 정치인 안철수를 좋아하고, 정치인 안철수가 제대로 안착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걸까. 내가 보기엔 그냥 안철수를 지지하는 거 같은데. 그 모습이 위에서 말한 의사 안철수야. ‘MB 아바타에서 벗어나는 것은 주위 부추김을 걷어내고 스스로 다시 의사, 기업가로서 영향력을 찾아가는거지.

 

이제 진중권 이야기. 사실 진중권은 너무 확 변해서 당황스러울 정도야. 지금은 진보도 보수도 아니고, 그냥 관종수준이야. 보수언론에서 그의 말을 자주 인용하는 것은 진보로 진보를 비판한다는 아주 편한 방법 때문이지. 사실 나름 똑똑하다고 자부하는 진중권이 이를 모르지 않겠지. 하지만 기존의 진영에서 자신의 말을 들어주지도 않고, 무시하니 어쩌겠어. ‘관종’의 특징은 니편내편이 중요한 게 아니라 나에게 누가 관심을 가져주냐인데.

 

 

어느 정도 아슬아슬하게 선타기 했던 진중권은 20201월 신년토론에 나와서 밑바닥을 보여줬어. 실상 그를 어느 정도 지지했거나 인정했던 이들이 선을 끊은 날이기도 하지 (그리고 진중권은 이날부터 이들을 좀비 대깨문등으로 비하하면서 스스로 극우와 비슷한 듯 다른 행보를 걷는다)

 

이날 토론회에서 진중권의 여타 당황스러운 여러 말들이나 격양된 모습 등은 아예 토론을 다시 보는 게 낫고, 여기서는 오마이뉴스에 기사화된 내용을 가져올게. 여기서 제가 아니까요가 결정적이니.

 

정준희 교수가 “최성해 총장의 말씀은 다 옳았나요? 그걸 보도한 언론은 다 옳았나요?”라고 묻자, 진중권 전 교수는 “디테일은 틀렸지만 그분이 말한 실체 표창장이 왜곡됐다는 것은 사실”이라고 답했다. 이어 아래와 같은 논쟁이 오갔다.

 

"왜곡됐다는 확신은, 그것은 판결의 문제로 넘어갔기 때문에..." (정준희)

"판결의 문제가 아닙니다." (진중권)

"어떻게 확신하시는데요?" (정준희)

"제가 아니까요." (진중권)

 

이후 진중권은 흐름을 읽지 못하고, 자신 안에 갇혀서 말을 쏟아냈어. 물론 본인은 부정하겠지만, 시청자들은 진중권의 평소답지 않은 광분에 의아해 했지. 특히 차분하게 말하는 정준희 교수나 유시민 이사장의 태도에 비해 혼자 어찌할 바 모르는 진중권은 모습은 그 자체로 신뢰감을 떨어뜨렸지.

 

진중권이 꼭 진보 편을 들고 정권 편에 서라는 것은 아니야. 중요한 것은 그가 어느 순간부터 이성을 잃어버렸다는 것이지. 과거 진보든 보수든 차분한 진중권은 사라지고, “나를 무시한 진보를 죽일거야라는 태도가 보인다는 점이야. 안타깝지.

 

어찌보면 안철수나 진중권이나 스탠스를 다시 잡는다면 충분히 다양한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존경받을 이들이지. 물론 어느 이들은 이미 그 선을 넘었다고 말할 수도 있지만, 선이라는 것은 다시 넘어가는 것도 이니까. 아무튼 현 시점은 둘 다 아쉽고 안타깝고, 씁쓸한 위치라는거야.

 

- 아해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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