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찍기를 좋아해서 여행을 가면 몇수십장의 추억을 가지고 오곤했다. 물론 그 안에는 '나'는 없다. 산이나 바다, 그리고 사람들이 있었다. 자주 보지 않음에도 많이 찍는 것은 아마 무모한 소유욕때문일 것이다.


홀로 떠난 이번 거제 여행에서도 카메라 셔터를 이곳저곳에서 눌러댔다. 그런데 단 한 곳에서 난 카메라 셔터를 멈췄다. 너무 아름다워서 내 실력으로 온전히 담지 못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한 할머니가 알려준 길을 잘못 들어서 들어간 거제 율포의 어촌마을.


산고개를 넘어 동부초등학교 율포분교가 있는 어촌에 들어서자마자 차를 세우고 한참동안 서 있었다. 오후 4시정도의 어촌 마을은 너무 아름다웠다. 사진을 찍을까말까 고민하다가 결국 그냥 감상만 하기로 결정하고 30여분을 서 있었다.


율포분교를 지나 다시 고개를 넘어가는데 왼쪽에 펼쳐진 광경이 계속 차를 멈추게 했다. 잔잔한 수면위에 조그마한 섬들이 있고, 사람들은 보이지 않는데 배는 떠 있고....결국 KT 거제 수련관을 지나기 전 다시 차를 세우고 또 멍하니 서 있었다.


그곳에 사시는 분들은 어떻게 생각할 지 모르지만, 모든 것 때려치고 그곳에 눌러앉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아무튼 또 한 1시간여를 그런 용기가 없음을 한탄하며 눈으로 마음으로 그 풍경을 마음껏 즐겼다.


일정없이 떠났기에 가능한 일이지, 만일 일정에 따라 움직이는 여행이였다면 난 선택을 하느라 머리를 감싸며 고민만 하다 돌아왔을 것이다.


그리고 후회는 다음 날 어느 한 휴게소에서 하기 시작했다. 사진을 못 찍은 것때문이다. 한 100여장 찍으면 그 중 단 1장이라도 내가 눈으로 본 그대로, 느낀 그대로 나왔을텐데라는 후회 말이다.


아무튼 거제 율포의 어촌마을의 풍경은 근 몇년동안 여행을 다닌 곳중에서 가장 인상적이고 아름다운 것이였다. 여름휴가기간이 지나고 사람들이 조금 빠진 후 다시 한번 찾아볼 계획이다.


-아해소리-


ps. 혹 사진을 기대하고 들어오신 분들께는 죄송합니다. 근일내 다시 찾으면 꼭 멋진 사진을 찍어보려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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