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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당한 처우에 대한 항의는 당연하다. 그리고 그를 통해 개선해 나가면 비단 그 개인뿐만 아니라 가족 그리고 그를 둘러싼 환경이 부유해 질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이 다른 이의 생명을 담보로 한다면? 그는 그냥 이기주의자일뿐이다.

세브란스 병원 파업을 보면서, 그리고 노사 합의가 난항을 겪는 모습을 보면 이들 이기주의자들의 싸움에 왜 아무 잘못없이 자기 돈 내고 들어와 치료받으려는 이들이 고통받는지 정말 이해하기 힘들었다.

이들의 파업은 단순히 어느 사업장의 파업도 아니고 일개 공장의 파업도 아니다. 사람의 목숨을 도박하듯이 중간에 걸고 하는 것이다.

분명하게 주장은 하지 않지만 노조는 이렇게 말하는 것이다.

"이들 환자들을 살리고 싶으면 사측은 우리의 요구에 응하라. 안 그러면 이들은 죽는다. 그리고 그것은 당신들 때문이다"

사측도 말한다.

"이들 환자를 살리고 싶으면 노조는 즉각 복귀해라. 안 그러면 이들은 죽는다. 그리고 그것은 당신들 때문이다"

노조파업을 지켜보면 한 보호자는 말한다.

"내 아들이 수술을 못 받고 죽는다면 당신들을 저주할지도 모른다"

저주....이 얼마나 무서운 말인가. 그러나 그것이 지금 세브란스 병원 환자 보호자들이 노조와 사측을 향한 마음이다. 물론 그 어떤 수를 쓰지 못한다는 것을 그들은 안다. 그들은 오로지 잘 해결되기만을 바라는, 때문에 자신의 가족들이 빨리 치료받기를 바라는 순수한 사람들이다. 그들 마음속에 저주라는 단어가 떠올랐던 것이다.

환자 노조를 만들어야 하나. 그래서 "당신들이 우리를 고쳐주지 않으면 우리는 다른 병원으로 모두 옮기겠다"고 말해야 하나. 하긴 우리나라에서는 병원 옮기는 것도 책임문제때문에 쉽지 않은 일이다.

조금씩 다른 사람의 이익때문에 죽어가면서 그 어떤 목소리도 못 내는 사람들이 지금 대한민국 병원에 누워있다.

- 아해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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