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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중간중간 '왜'라는 질문을 쉽게 던지지도 않지만, 설사 질문이 스크린밖으로 튀어나왔다 하더라도 생각할 시간이 없다. 감독과 배우들이 제시하는 스토리와 영상을 그대로 따라가는 것만으로 버겁기 때문이다. 장면 하나 하나가 연결고리를 갖고 있지만 그 연결고리를 따질려고 했다가는 머리만 아플 뿐이다.

월드스타로 인정받고 있는 (본인은 부인하지만) 김윤진이 국내 컴백작품으로 선정한 영화 ‘세븐데이즈’는 초반부터 관객들을 몰입시켰다. 빠른 장면 전환은 다소 어지럽긴 했지만 적당한 선에서 관객들의 눈을 고정시켰고 이후에 이어질 흐름 전개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줬다.

촬영회차 총 53회중 30회 정도를 3대의 카메라를 사용해 하루 100컷에서 250컷 정도를 찍었다. 3대의 카메라를 돌렸다고는 하나 일반적으로 영화에서 평균 컷수 70~80컷만 되어도 초고속이라는 평가는 듣는데 놀라울 정도다. 그러다보니 2시간 5분의 러닝 타임 동안 3900컷을 관객들은 소화해내야 한다. 컷당 길이가 2초 정도에 불과하고 1초에 7~8컷이 지나가기도 한다. 현란할 정도다. 결정적인 순간에 끊고 다시 연결시키고를 반복한다.

그렇다고 이야기가 ABCD 순서대로 이어져 나가거나 하는 친절한 배려를 관객들에게 하지 않는다. 간혹 같은 공간에서 다른 시간대가 동시에 보여지기까지 한다. 여기서도 관객들에게 ‘왜’라는 의문점을 가질 시간적 여유를 주지 않는다. 하지만 결말로 갈수록 그 빠른 흐름들은 하나로 이어지게 된다. 미드에 익숙한 관객이라면 익숙한 느낌을 가질 수도 있다. 김윤진도 “내용이 뻔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새롭다. 미국 드라마 같다”고 평가했을 정도다.

스토리는 김윤진의 말대로 단순하다. 100% 가까운 승률을 자랑하는 변호사 유지연(김윤진)에게 어느 날 딸 은영이 납치당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그녀에게 주어진 시간은 7일. 그 안에 모든 살인정황이 확실한 살인범 정철진을 감옥에서 빼내야 한다. 불가능한 미션이지만 그녀는 딸을 구하기 위해 모든 능력을 끄집어 낸다. 그러나 단순 살인이라고만 생각했던 사건의 실마리가 하나하나 풀리면서 지연은 목숨까지 위협을 받는 상황까지 직면하게 된다. 단순 살인사건은 거대한 음모로까지 이어진다.

‘세븐데이즈’는 제작 초반에 드라마 ‘로스트’를 통해 월드배우로 부상하고 있는 김윤진이 2년여만에 국내 작품으로 선택했다고 해서 관심을 모았다. 실제 김윤진의 연기력은 ‘역시 김윤진’이라는 평가를 받을 만 했다. 촬영현장에 있던 스탭들도 김윤진의 연기력에 높은 평가를 주었다.

그러나 영화가 끝난 후 박수는 모든 배우들에게 돌아갔다. 비리형사이자 친구 역할을 맡은 박희순과 딸을 잃은 어머니의 모습을 연기한 김미숙은 월드스타 김윤진의 내공을 충분히 흡수했다. 또 지연때문에 풀려난 조폭 두목 오광록, 자신의 출세를 위해 무엇이든 하는 검사 정동환, 지연 사무실 사무장이자 아버지같은 존재인 장항선의 연기는 짧지만 강한 인상을 남기며 빠른 스토리 전개 사이에 편안함을 느끼게 해줬다.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한 7일만의 살인 무죄입증. 그러나 이같은 비현실성에 몰입할 수 있도록 만든 영화 ‘세븐데이즈’에 대해 사람들이 각각 다른 평가를 내리겠지만 적어도 후회하는 평이 나오지는 않을 듯 싶다.

- 아해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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