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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하나 보자. 출처는 한겨레21이다.
 

국방장관의 이상한 ‘원기회복’

3월3일 오후 5시40분, 국방부 기자실에 새로 취임한 이상희 국방장관이 나타났다. 그는 기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한 뒤 자리를 잡고 앉았다. 막 육군 5군단과 3·6사단 등 전방부대를 방문하고 돌아온 길이었다. 그는 이날 아침 국무회의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현장의 목소리를 많이 들으라”고 했다면서, 약간 흥분한 어조로 다음과 같이 말을 이었다.

“오늘 GP(경계초소)에 가서 군단장부터 말단 초병까지 다 만났다. 예전에 아무개 장군이 한 말인데, 재향군인회 모임에 가서 예비역 200명 정도랑 악수를 했더니 기운이 빠진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 그래서 주변을 안내하던 여군들을 불러 한 20여 명하고 악수를 했더니, 다시 원기가 보충되는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

“군이 여군을 보는 시선인 것 같아 씁쓸”

10분 남짓한 간담회를 마치고 이 장관은 다시 한 번 ‘현장’을 강조한 뒤 기자실을 떠났다. 그가 실명을 거론한 아무개 장군은 전직 군 수뇌부 인사 중의 한 명이다. 그 자리에 있던 군 관계자들은 내심 놀랐지만, 이 장관은 개의치 않는 표정이었다.

이 장관의 이날 발언은 군 최고 책임자의 여군에 대한 인식, 나아가 ‘공적 감수성’에 의문을 품게 할만한 내용이라 논란이 예상된다. 새 정부의 국무위원들이 인선 과정에서 각종 의혹을 받다가 해명 과정에서 더 큰 파문을 일으킨 것도, ‘공적 발언’의 무게를 가늠하지 못한 탓이다.

이 장관의 발언에 대해 국방부 대변인실은 “젊은 병사들과 일일이 악수하고 돌아온 터라 기분이 좋은 상황에서, 취임초 기자들과의 분위기를 좋게 하려고 편한 농담을 한 것”이라며 “절대 여군이나 예비역을 비하할 뜻이 없었다”고 해명했다.

졸지에 군 수뇌부의 ‘원기 보충’ 상대가 된 여군들은 이 소식에 발끈하는 분위기다. 이름을 밝히길 꺼린 한 현직 여군은 “새 장관이 여군을 농담 소재로 삼은 것도 문제지만 그 내용이 여군의 사기를 치명적으로 떨어뜨리는 것이라 기가 막힌다”고 말했다. 한 예비역 여성 장교는 “장관 개인 자질을 떠나 여전히 군이 전반적으로 여군을 보는 시선을 담은 것 같아 ‘아직도 우리 군이 이 정도밖에 안 되나’ 싶다. 씁쓸하다”고 말했다.

이 장관이 전직 장군의 실명을 거론한 것은 ‘남성 문화’로 꼽히는 국방부의 위계에서도 부적절한 것으로 보인다. 한 국방부 관계자는 “친분이 있어서 그랬는지 친분을 강조하려고 그랬는지…, 어쨌든 큰 실수를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상희 장관은 “전략가이자 지침이 명확한 사람”이라는 평을 듣는다. 스스로도 “군령 전문성”을 강조한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41년 군 생활을 하면서 군령 분야에 오래 있었다. 군정 분야는 별로 힘쓰는 자리에 있지 못했다. 군령 분야에서 느낀 것을 장관으로서 실천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취임사에서도 ‘강한 군대’와 ‘실질’을 강조해, 이명박 대통령의 ‘실용’과 코드를 잘 맞춘 것으로 꼽힌다.

군 관계자들은 농담이라고 말한다. 그 지위에 있는 사람은 말 한마디가 끼치는 영향이 크다. 가슴이 군복무에 영향을 미친다고 강제로 퇴역시킨 군의식이 더욱 더 후퇴할 것으로 보인다.

노무현 정부때였으면 아마 조중동의 공격으로 낙마했을텐데...힘 있는 언론을 아군으로 삼은 이명박 정부는 뭘 해도 용납딜 듯 싶다. 여군들은 국방장관과의 악수도 조심해야겠다. 원기 뺏긴다.

- 아해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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