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의 홍대 거리와 극장.

일상에서의 생각 2020. 9. 29. 17:39 Posted by 아해소리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가져온 건 확실히 경제 침체만은 아니다. 누구 말대로 사람들의 심리가 확실히 위축됐다. 그 흥청망청한 홍대 거리가 조용하고 (뭐 밤에는 사람들이 많아지긴 했지만 과거와 비교하면 한산한 꼴이다) 극장은 매번 10명 이상을 넘긴 기억이 최근에 없다. 아래 '뮬란'을 보러 간 날도 2명이서 홍대 롯데시네마에서 봤다. 반응도 없고, 조용하다.  언제까지일지.

 

- 아해소리 -

 

홍대 롯데시네마
홍대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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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내부자들은 여러 가지 내용을 관객에게 전달했지만, 그 중 가장 강렬한 것은 메신저메시지. 같은 내용이라도 범죄자이고 건달이었던 이병헌의 말은 믿지 않지만, 현직 검사의 조승우의 말은 믿는다. 그래서 어떤 메시지를 전달할 때, 그에 맞는 적절한 사람을 찾는 것은 홍보마케팅의 기본일 것이다.

 

우리 공무원이 북한군의 총에 숨진 사건에 대해 국민의힘이 문재인 정부를 몰아붙이기 시작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48시간을 밝히라는니, 왜 북한에 대해 한마디도 못하냐느니 등의 말을 하면서 청와대 앞에서 1인 시위 퍼포먼스까지 하고 있다.

 

(이 글을 쓰고 있는데, 문재인 대통령이 국민께 사과문을 발표하고 있다)

 

그런데 국민의힘의 주장이 대다수의 국민에게 과연 먹힐지 의문이다. 문제는 국민의힘이 이러한 메시지를 내놓을만한 메신저로서 역할을 못하기 때문이다.

 

남한 정치와 국민 심리를 이용하려고 북한을 수십년간 이용한 집단이 국민의힘의 과거 정당이었다. ‘총풍은 이제 너무 오래되어서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고, 천안함 사태 때도 제대로 사과도 받지 못하고 북한의 베이징 비밀회담 폭로로 망신만 당했었다. 박근혜 정부때는 엉뚱하게 개성공단을 갑자기 폐쇄해 우리 기업가들만 손해를 입었다. 또 북한이란 소재를 이용해 간첩 만들기에 나섰던 것도 국민의힘 선배 정당들이다.

 

적어도 북한 대응과 관련해 미시적으로 비판할 거리는 모둔 정부가 존재하겠지만, 거시적으로는 속칭 보수정권이라 하는 무리들은 할 말이 더 없는 셈이다.

 

그러다보니 국민들에게 전달하는 국민의힘 메시지는 힘이 없다. 그런데 문제는 국민의힘이 이런 사실을 모른다. 아니 모른 척 할 가능성이 높다. 결국 국민의힘이 과거 자신들이 행했던 일들을 모두 털지 않으면, 앞으로도 다른 성향의 정부에 대해 말을 제대로 못할 것이고, 비난만 받을 것이다.

 

참고로 48시간을 밝히라는 주장에 대한 반응에, 현재 봉인된 세월호 사태 당시 박근혜 7시간을 같이 밝히자는 말까지 나온다. 물론 응할 생각은 없는 듯 하다. 7시간이 묶여있는 한, 국민의힘이 대통령의 시간에 대한 메시지 힘도 같이 잃는다.

 

그런데 김종인이자 주호영이 털 수 있을까.

 

- 아해소리 -

 

ps. 이 글에서 두 가지는 일단 넘어간다. 첫째 김정은이 사과를 한 것에 대해서는 분명 이례적인 일이라 인정은 해야한다. 이 부분을 높이 사든지, 혹은 폄하하는지 할 필요가 없다. 김정은이 사과했다는 팩트만 인정하면 된다. 그리고 이 사과를 기점으로 조사를 제대로 해야 한다. 둘째 우리 국민이 북한군에게 사살 당한 사실은 분명 문제가 있다. 그러나 정확한 사실 관계는 따져야 한다. 고인에 대한 애도와 왜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에 대한 설명은 다른 문제다. 군의 책임인지, 개인의 책임인지는 분명 따져야 하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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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쪽 탑승장

 

파주 임진각 평화누리 공원에 생긴 곤돌라. 원래 3월에 오픈하려 했지만,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비롯해 이런저런 이유로 계속 미뤄진 시설. 일 겸 바람 쐴 겸 갔다가 운행하는 것을 보고 냉큼 탑승. 대인 9000원, 소인 7000원.

 

들어가기 전에 신상정보 쓰고, 신분증 제시하면 티켓 줌. 들어갈 때 안내하시는 분이 신분증은 한명만 있으면 됩니다라고 했는데, 정작 티켓 끊을 때는 모두 필요함. 팔목에 착용하는 각 티켓마다 날짜, 시간, 이름이 모두 적혀 있기 때문에.

 

 

아무튼 올라가면 팔목 티켓에 있는 바코드를 찍은 후 탑승한다. 곤돌라 종류는 2개다. 바닥이 보이느냐 안 보이느냐의 구분. 아직까지는 한가한데, 제대로 꾸며지고 사람들 몰리면 웬지 다른 지역처럼 바닥이 보이는 곤돌라는 금액이 올라갈 거 같기도 하다.

 

아무튼 3~4분 정도 타고 가면 북쪽 탑승장에 도착한다. 커피숍 있고, 이런저런 물품 파는 곳 있는 곳을 지나 산책길로 들어가면 경사가 높은 곳을 가게 되는데.........이게 끝....

 

사실 캠프 그리브스는 아직 개장하지 않아서 곤돌라를 타서 임진강을 지났다는 것 이외에는 별 다른 감흥은 없다. 한번은 신기해서 타보겠지만, 과연 이 정도로 관광상품이 될지는 의문이다.

 

곤돌라 이용료가 9000원이데, 비싸다는 생각밖에 안 든다. 이유는 역시 캠프 그리브스 때문이다. 만약 오픈했다면 모를까, 지금은 4~5000원 정도만 해도 적당하지 않았을까 싶다.

 

결과적으로 아직까지는 탑승을 비추한다. 좀더 북쪽 탑승장이 꾸며지고, 가서 뭔가 할 수 있는 것이 없는 한 메리트가 현재는 없다.

 

- 아해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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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운 우리 새끼가 임원희를 너무 이용한다는 생각이 든다. 아니면 임원희와 짜고 치는 고스톱을 시청자들에게 보여준 것인지.

 

배우 임원희가 16살 연하 배우 황소희와 소개팅을 하는 모습이 27일 방송됐다. 예고편에서는 뭐 영어 선생이 어쩌고 저쩌구 하면서, 임원희가 학생이 되면 어떻게냐고 언급하는 장면까지 나왔다.

 

미운 우리 새끼의 화제성이 날로 떨어지는 가운데에서도 임원희에 대한 시청자들의 응원은 꽤 있다고 본다. 그 근거를 이번 소개팅 과정에서 봤다.

 

황소희는 모델 겸 배우다. 2018년까지 활동했다. 즉 연예인이다. 게다가 어머니는 명품 브랜드 이혜경 대표다.

 

물론 어머니가 명품 브랜드 대표이고, 한때 연예인을 했다고 해서 소개팅에 못 나올 것은 아니다. 그러나 제작진은 이런 상황을 시청자들이 온전히 받아들일 것이라 생각했던 것일까.

 

작가들은 화제성만 생각한 듯 싶다. 아니 더 들어가면 아예 이런 어그로 방송으로 월요일까지 포털 사이트 실검을 장악하고 싶었는지 모른다. (이래서 실검을 없애야 한다. 카카오는 하는데, 네이버는 뭐하는지 원)

 

더 웃긴 것은 임원희와 황소희가 영화 성난 변호사에 같이 출연했다는 것이다. 황소희는 극중 변호사 역을 맡은 이선균을 궁지에 몰아넣는 마약하는 조연 역할을 맡았는데, 이 영화에는 사무장으로 임원희가 출연한다. 이선균이 황소희를 추궁할 때, 문 밖에서 임원희가 황소희를 부르는 장면이 나온다.

 

물론 둘이 주연과 조연이라 함께 자리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역시도 소개팅을 주작으로 받아들이는 요소로 시청자들은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

 

좀 너무한.. 정말 제작진이 이런 주작, 희생양 등의 반응을 원했다면 성공한 방송이다. 하지만 임원희는 더 짠해지는..

 

- 아해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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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여배우 다케우치 유코가 사망했다고 일본 언론들이 보도했다. 첫 보도가 한국 시간 830분 정도인 것으로 보아 발견된 것도 새벽이지 않을까 싶다. 아무튼 한일 간의 관계를 떠나 괜찮은 배우가 세상을 떠났다니 안타깝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지난해까지 영화 조금씩, 천천히 안녕을 찍어 개봉하는 등 활동을 활발히 한 것으로 아는데 갑자기 왜 자살했을까. 아무튼 일본 상황이라 자세히 알 순 없지만, 일본 뉴스를 기다려 볼 수 밖에.

 

한국에서는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로 잘 알려졌지만, 일본에서는 오랜 시간 톱배우였다. 물론 한국에서도 많은 팬들을 보유하고 있다. 기사 일부를 인용하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다케우치 유코는 1998년 영화 ''으로 데뷔했다. 2002년 드라마 런치의 여왕에 주연을 맡아 스타덤에 오른 후 ''클로즈드 노트' '프라이드' 등에 출연했다.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로 한일 양국에서 인기를 끌었다. 아오이 유우와 찍은 영화 조금씩, 천천히 안녕이 올해 5월 한국서 개봉됐다.

 

1980년생인 다케우치 유코는 2005년 가부키 배우이자 '지금 만나러 갑니다'에서 호흡을 맞춘 나카무라 시도와 결혼했지만, 2008년 이혼했다. 지난해 2월 배우 나카바야시 다이키와 재혼해 지난 1월말 아들을 낳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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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러다니던 CD에 왜 BTS 사인이.

한 장의 사진 2020. 9. 21. 14:38 Posted by 아해소리

 

대략 4000장 가까운 CD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일정한 분류법이 필요하다. 그 중 해당 아티스트의 사인이 있느냐 없느냐도 중요하다. 그 중 익숙하지 않은 CD 케이스들도 많다. 게다가 케이스에 딱 팀 이름이 크게 있거나 하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혹은 사인이 겉면 글자를 가릴 경우 애매해서 기억 안나는 쪽으로 분류하는 경우도 있다. 

 

그 중 뭔가 애매해게 눈에 띈 CD, 뭐지 하고 보니 이런. 방탄소년단(BTS) 사인 시디였다. 앨범 발매 시기를 보니 2016년 나온 화양연화 Young Forever’였다. 안에 브로마이드까지 있는... 4년 전에 받고 한번도 안 열어본 거 같다. 

 

- 아해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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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지방선거, 2020년 총선. 더불어민주당이 완승했다. 선거가 끝난 후 이런저런 많은 해석이 나왔다.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이 말실수를 비롯해 여러 번 말실수를 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었고, 사전선거 영향도 있었다는 분석도 있다. 2020년 총선의 경우에는 코로나19가 없었다면 자유한국당이 이겼을 것이란 말도 있었다.

 

개인적으로 모두 다 틀렸다고 당시 생각했다. 이유는 두 가지다.

 

지난 2017년 대선을 비롯해 지방선거, 총선까지 모든 선거에서 야당의 상대는 단 한명이었다. 문재인 대통령. 더불어민주당이 말로, 행동으로 수없이 자살골을 넣는 상황에서도 선거를 이긴 이유는 문재인 대통령 때문이다. 특히 지방선거의 경우에는 사령탑이 사실상 대선때와 동일했다.

 

문재인-홍준표-안철수 등이 붙은 셈이다. 지방선거가 아닌 대선의 연장선상이었다. 이번 총선도 마찬가지였다. 이낙연 전 총리가 지휘봉을 잡긴 했지만, 민주당을 찍은 이들은 민주당이 아닌 문재인 대통령을 보고 찍은 사람들이 적지 않다. 총선 직후 문재인 정권의 안정적 운영을 위해 민주당을 거대여당으로 만들어줬다는 반응이 많았던 이유다. 이는 최근 민주당이 헛발질 하는 모습에 여당 지지자들조차 비난하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보통 지지자들의 경우 어느 정도 헛발질에 넘어가는데, 민주당 지지자들은 현재 민주당의 역할이 무엇인지 규정을 해놨기 때문에 엉뚱한 헛발질을 용납하지 않는다.

 

김홍걸, 윤미향, 이상직을 향한 비난도 만약 민주당 골수 지지자였다면 쉴드를 쳤을 수도 있다. 그러나 문재인을 보고 민주당을 찍은 사람들 입장에서는 용납이 안된다. 윤미향은 좀더 따져봐야겠지만, 김홍걸, 이상직은 분명 도려내야 하는 인물들이다. 민주당이 이에 대해 민감하는 반응하는 이유도, 실상 민주당 지지자들의 대부분이 문재인 정권을 지지하는 이들이기 때문이다.

 

두 번째 이유는 대안세력 부재와 국민의힘에 대한 불신이다. 지난 총선 당시 주변에 민주당은 싫지만, 자유한국당은 더 싫다며 차라리 그나마 덜 싫은 민주당을 찍겠다는 사람들이 많았다. 대안 없이 발목만 잡고, 국민이 원하는 것보다는 자신들이 원하는 것만 추구했던 모습은 헤어나기 힘든 국민의힘의 이미지다.

 

김종인이 개천절 집회에 대해 하지 말라가 아닌 미뤄달라는 메시지를 보냈을 때, 이미 국민의힘은 또다시 신뢰를 잃었다. 민주당이 말실수를 하고, 경제 정책의 실수가 이어져도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이 40% 후반을 유지하고, 민주당이 국민의힘을 압도한 이유이기도 하다. 현재 30~50대 유권자들에게 국민의힘이 보내는 시그널은 언제나 자신들만을 생각하는 보수집단의 이미지다.

 

앞으로 돌아가자. 내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와 2022년 대선에 국민의힘이 정말 환골탈태하고 국민들이 지지하는 인물을 내세운다면 이길 가능성이 없지는 않다. 그런데 우선 환골탈태가 어렵다. 이는 앞서 김종인의 발언을 통해서도 안다. 양 극단의 지지자가 버티는 가운데 중도층 움직임이 선거 결과를 만들어내는 한국 선거 구조상 변하지 않은 국민의힘은 앞서 세 번의 선거와 똑같은 결과를 가져갈 것이다. 인물 역시 마찬가지다. 아무리 신선한 인물이 나서더라도, 이를 알려고 뒷받침하는 사람들의 이미지가 여전히 전광훈과 같은 보수세력이라는 이미지라면 그 신선한 인물조차 더렵혀진다.

 

결정적으로 다음 서울시장 선거와 대선 역시 국민의힘 상대는 문재인 대통령이다. 언론에서 지지율이 떨어졌다느니, 폭락했다느니 말해도 여전히 50% 전후를 유지한다. 역대 이렇게 지지율을 고수한 대통령이 있었을까. 코로나19 때문이라고 말하는 이들도 있지만, 그 역시도 어찌되었든 국정의 한 부분이다. 만약 방역에 실패했다면 대통령의 지지율은 정말 폭락했을 것이다. 잘 막았기 때문에 유지하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뜻을 이을 사람과 국민의힘 뜻을 이을 사람이 맞붙는 대선이 내일이라면 누굴 찍을 것인가. 답은 나와있다.

 

앞서 내용을 다시 언급하면 현재 민주당을 지지하는 층의 대부분은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하는 사람들이다. 진중권 등 공감되지 않은 애들이 마음대로 규정해버린 속칭 문빠의 이야기가 아니다. 평범한 지지자들의 이야기다. 그들은 문재인 정권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면, 민주당 의원들조차 처단할 기세인 사람들이다.

 

문재인 대통령을 넘지 못하면 국민의힘에게는 미래가 없다. 민주당의 지지율을 보는 게 아니라,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을 봐야 한다.

 

첨부하자면,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을 20대에 봤던 현재의 40~50대가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한다는 여론조사 결과는 어찌보면 당연하다. (물론 싫어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20대가 되기 전까지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을 본 이들이다. 일제 잔재를 잘 이어받았고, 군부 독재식으로 초중고 학생들을 어떻게 다룬지 봤던 사람들이다. 그들의 아들딸과 그들의 비호를 받은 재벌들 아들딸, 판검사들이 어떻게 국민들 위에 군림했는지 봤던 이들이다. 기껏 어줍잖은 표창장 문제, 군 휴가 문제로 흔들릴 지지층이 아니라는 것이다.

 

- 아해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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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 전부터 화제였던 테넷은 개봉 후에도 여전히 해석이 분분하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 역시 관객들이 한번에 영화의 의미와 흐름을 알아낼 것이란 생각을 안했을 것 같다.

 

이미 n차 관람을 한 사람들은 알 것이다. 보트 위에서 죽은 사람과 뛰어 내린 사람. 그리고 오페라 극장에서 등장하는 인물들의 면면을 첫 관람 때 알아채기 어렵다. 그렇다고 영화 다 본 후에 일일이 따져보기에는 생각조차 날 수 없다. 두 번 정도 봐야 그나마 여러 장치들을 깨닫게 된다.

 

테넷의 줄거리는 간단하다. ‘시간의 흐름을 뒤집는 인버전이란 기술을 통해 현재와 미래를 오가며 세상을 파괴하려는 악당이 있다. 주인공은 인버전에 대한 정보를 가진 조직·동료들과 함께 이 악당이 세상을 파괴하려는 것을 막아야 한다가 전부이다. 할리우드 영화를 자주 접한 관객이라면 이 세 줄만으로도 영화가 어떻게 흘러, 어떤 결말을 맺을지 '스토리'는 예상 가능할 것이다.

 

문제는, 이 세 줄을 150분 영상으로 엮어낸 이가 하필 ‘메멘토’ ‘인셉션’ ‘인터스텔라’를 만들어낸 놀란 감독이다. 관객을 도발하는 감독 중 한명으로 시간을 가지고 또 장난을 친다.

 

영화에서 놀란 감독은 시간은 엔트로피가 증가하는 방향으로 흐른다라는 시간의 일방향성 가설을 뒤틀어본다. 시간의 방향을 되돌릴 수 있다는 아이디어에서 인버전이란 개념이 나오고, 이는 영화의 큰 줄기를 차지한다. 때문에 여러 물리학 이야기가 나오고, 이를 스크린에서 화려하게 구현한다. 그러면서 영화는 점점 난해해 진다. 눈은 화면을 따라가는데, 머리는 멈칫거리며 해석 정지상황을 여러 번 맞이하는 경험을 하게 된다.

 

극중 조직의 연구원이 주인공인 작전의 주도자(존 데이비드 워싱턴 분)에게 이런 말을 한다. “이해하려 하지 말고 그냥 느껴라”. 이 대사가 나오는 타이밍에서 관객들은 앞으로 자신들이 어떻게 영화를 봐야할지를 선택해야 한다.

 

개인적으로는 그냥 즐기는 것이 속 편하다. 그렇게 보면 테넷은 아주 잘 만든 액션 스파이물이다. 그러나 좀더 해석을 하려 한다면 당연히 n차 관람이다. 그렇게 되면 첫 번째 관람 당시에는 감독의 불친절함을 느낀다면, 두 번째 관람에서는 퍼즐 맞추는 느낌이 들 것이다.

 

어떻게 보든 인버전에 대해 너무 깊게 생각하지 말고, 시간 이동에 무게를 두길 권한다. 영화에서도 종종 언급되지만, 영화 속 세계는 하나가 아니다. 즉 이런 상황이면 인물들도 동일 인물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 기억을 공유한 하나의 인물이, 서로 다른 세계에서 자신 혹은 타인을 만나고 헤어지고 연결되는 과정을 전제하면, 영화는 조금 더 쉽게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 영화 속 배우들인 존 데이비드 워싱턴, 로버트 패틴슨, 엘리자베스 데비키가 꼭 동일 시간대, 한 인물만 연기하는 것은 아니다. 혹자는 두 공간의 시간만을 이야기하는데, 그렇게 따지면 다시 오페라 극장내 상황고 보트의 상황이 꼬인다. 그냥 다른 인물들, 다른 시간들의 존재라고 생각하고 보자.

 

- 아해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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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실사 영화 뮬란을 보고 어떻게 몇 마디로 정리해볼까 생각해봤다. 주요 스토리나 세세한 내용을 언급하기 전에 이 같은 생각을 한 이유는, 그 몇 줄을 보고 굳이 스토리를 볼 이유가 없을 듯 싶어서다. 그래서 일반적인 순서를 바꿔본 것이다.

 

“디즈니 실사를 표방했지만, 중국인이 영어로 말하는 것 뿐인 중국 무술 영화”

“뮬란이 여성의 편견을 벗어나는 과정을 죽여버린 중국판 무술 영화”

“견자단이 이끄는 황제의 군대와 흉노족이 맞붙지만 거대함은 느끼지 못하는 영화”

“제작비 2억 달러를 어디에 썼는지 궁금해지는 영화”

“액션은 어느 정도 아는데, 전략은 모르는 감독의 어설픈 중국 무술 영화”

 

뭐 이정도로 영화를 간략하게 정리할 수 있겠다.

 

우선 뮬란22년 전 디즈니 애니메이션 뮬란과 큰 줄기는 비슷하다. 흉노족이 쳐들어오고 황제가 각 가문에 장정들을 모집하며, 화씨 가문에는 남자가 없어서 큰 딸인 뮬란이 아버지 대신 몰래 출전하며, 큰 공을 세워 황제로부터 인정을 받고 아버지로부터 용서를 받는다. 이 스토리다. 그런데 여기까지다 이후부터는 전혀 다른 영화라 봐도 무방하다.

 

우선 뮬란의 캐릭터가 확 변했다. 애니메이션은 힘은 없지만 스스로 개척해 나가려는 뮬란의 모습을 통해 남성 중심의 중국 사회의 모습을 꼬집고, 여성 서사를 만들어가려 했다. 뮬란은 영웅적인 모습을 처음부터 가지고 있지 않았지만, 정확한 판단과 대담한 결정으로 관객들의 박수를 받았다. 그런데 실사영화 뮬란은 처음부터 무술의 고수였다. 전국에서 모여든 장병 중에서도 탑클래스 무술 고수다. 그러다보니 여기서부터 그냥 액션 영화가 되버렸다.

 

또 뮬란의 조력자인 뮤수()와 귀뚜라미가 사라지면서 애니메이션이 줬던 위트 넘치는 장면들이 싹 사라졌다. 전해진 이야기로는 중국인이 용이 작고 약한 존재로 표현되는 것에 반대해서, 아예 뮤수를 없앴다는데, 어이없고 아쉽다. 이를 대신해 실사 영화에서는 불사조를 가문의 수호신으로 등장시켜 뮬란을 보호하게 만들었다. 그런데 실상 그런 느낌은 별로 없다. 그냥 쫓아다니는 정도다. 마지막 장면에 뭔가 스펙터클하게 불사조를 활용하려 했지만, 웃음만 나온다.

 

중국영화답지 않은 스케일도 놀라웠다. 요새를 공략하는 여진족의 숫자가 20명이 안된다. 뭐 군대의 일부 선발대라면 이해가 되지만, 그것도 아니다. 황제의 군대와 여진족이 맞붙는 장면도 양측 다 합쳐봐야 수 백 명 수준의 군대다. 한 국가의 존망을 결정짓는 전쟁 장면이 안시성보다 수준이 떨어진다.

 

 

전략도 마찬가지다. 애니메이션 뮬란에서 황제를 구하기 위해 동료들이 후궁으로 여장을 하는 모습은 뛰어난 전략으로 보일 정도다. 여진족을 막기 위해 투입된 군사가 기껏 수 명인고, 뭔가 작전이 있는 거 같지도 않은데 뮬란이 작은 힘이 큰 산을 옮긴다등의 대사를 내뱉을 때는 웃음마저 나왔다. 여기에 황제가 순순히 적의 수중에 들어가는 것, 뮬란보다 뛰어난 장수들이 황제를 구하는데 뒤로 빠지고 여성인 뮬란을 앞세우는 등등의 모든 군사적 전략이 이해가 안됐다.

 

가장 문제는 메시지다. 애니메이션 뮬란은 남성 중심 사회에서 여성은 좋은 집안에 시집가는 것이 가문의 영광을 지키는 방법인 사회에서 뮬란이 독립적으로 남성 사회에 흡수되고 무너뜨리는 것을 보여줬다. 이는 어떤 대사나 내레이션이 아닌 영화 전체의 흐름에서 보여줘야 한다. 그런데 실사 영화 뮬란은 대사로 이를 어필하려다보니 어색했다. 뮬란과 새로 투입된 마녀(공리)가 이를 끊임없이 말한다. 그러다보니 중간부터는 오히려 이런 메시지에 거부감까지 들었다. “여자기 때문에” “여자임에도 불구하고” “여자이긴 하지만등의 뉘앙스를 풍기는 대사를 계속 날린다. 관객이 이에 동의하지 않으면 화를 낼 수도 있겠다 싶었다.

 

뮬란은 개봉 전에 유역비가 홍콩 민주화 운동을 진압하는 경찰을 옹호하는 발언을 인터넷에 올려 논란을 자초했다. 여기에 중국에 굽신대는 모습까지 보이며, 반중국 정서를 갖고 있는 이들에게 이미 보이콧흐름을 만들어냈다.

 

그러나 영화를 보니 이런 외적 요소는 부차적이었다. 영화 자체가 그저 그런 매력 떨어지는 영화다. 들리는 말로는 초등학생이나 중학생들은 좋아한다고 한다. 이는 수긍이 됐다. 어차피 그냥 중국판 무술 영화일 뿐이니 말이다. 최종 스코어가 궁금하다.

 

- 아해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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