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짬뽕집’이란 군산 복성루, 짬뽕 맛과 웨이팅 그리고 불편함 (+빈혜원과 비교)
<食> 군산 빈해원, 군산짬뽕과 간장짱‧볶음밥을 먹어본 결과.
‧군산 빈해원은 다양하게 유명하다. 군산 짬뽕의 선두주자이고, 문화재지정 중화요리집이다. 특히 영화 타짜> 남자를 사랑할 때> 등을 찍었고, 맛있는 녀석들>를 비롯해 다양한 예능에도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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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3년에 개업한 군산 복성루. ‘전국 5대 짬뽕집’이란다. 도대체 이 타이틀을 누가 정하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사람들이 꾸준히 찾고, 나름 호평을 하는 것을 보면 ‘5대 짬뽕집’이란 타이틀에 들어가는 짬뽕집들의 범위 (혹은 서열)도 집단지성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닌지 싶다. 어쨌든 그 ‘5대 짬뽕집’에 들어가지만, 몇 위인지는 모르는 군산 복성루를 찾았다.
복성루 방문은 우연이었다. 군산에 자리 잡은 지인이 해장하러 가자고 한 곳이 복성루였는데, 숙박한 곳에서 출발한 시간이 10시였고, 복성루 옆 주차장에 주차한 시간이 10시 10분이었다. 평소에 아침을 먹지 않는 입장에서 굉장히 부담스러운 시간이었지만, 이내 그 지인이 왜 길을 재촉했는지 알았다.
10분에 도착 후 들어가니 테이블 2개가 비어있어서 웨이팅 없이 앉았다. 일행들과 짬뽕밥과 짬뽕 그리고 잡채밥을 주문했는데 5분이 지난 후 음식들이 차례로 나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왜 지인이 길을 재촉했는지도 알았다. 우리 뒤로 줄줄이 손님들이 들어왔고, 홀에 있는 좌석과 방으로 된 테이블, 바(BAR) 형태로 되어 있는 자리까지 순식간에 찼다. 이때가 10시 25분쯤이었다. 우리가 들어온 후 10분 만에 만석이 된 것이다. 즉 그 뒤는 자연스럽게 웨이팅을 할 수밖에 없다.
참고로 이날은 평일 아침이었기에 가능한 상황이었다고 한다. 평일도 점심부터 줄을 서기 시작하면 30분 이상은 기본으로 기다려야 한다고 한다. 이날 우리가 나온 시간이 10시 40분이었기에, 그 장관(?)을 보지 못했다. 그리고 주말의 경우에는 점심부터 문을 닫는 4시까지는 1시간 이상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벌어진다고 한다. ‘5대 짬뽕집’을 웨이팅 없이 들어가 바로 주문한 운(?)을 한번 경험한 셈이다.
군산의 짬뽕이 유명해진 이유는 역사와 지리가 합쳐져서이다. 과거 번성했던 군산에 돈 벌러 온 중국인들이 특유의 면요리에 고춧가루와 고추기름을 넣어서 만들어 팔았는데, 여기에 서해안 갯벌에서 나는 여러 해산물이 합쳐지면서 개운하고 시원한 국물 맛을 내게 되었고 이게 외지인들의 입맛을 잡았다. 타 지역의 짬뽕이 다소 텁텁하고 무거운 것에 비해 군산 짬뽕은 가볍고 시원한 느낌을 준 것이다.
복성루 짬뽕은 그런 군산 짬뽕들 중에서도 해산물이 더욱 풍성하게 들어갔다. 그리고 여기에 돼지고기 고명을 따로 얹어서 나온다. 보통은 같이 볶기 마련인데, 복성루는 잡내만 제거한 고명 형태의 고기를 짬뽕 위에 얹은 것이다. 이런 관계로 복성루 짬뽕은 특유의 시원함에 고기 식감마저 제대로 느끼게 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양이 어마어마했다. 물론 다른 지역에서도 많은 양을 담아주는 짬뽕이 있지만, 많은 고명과 해산물을 담은 복성루 짬뽕는 더 많아 보였고, 더 푸짐해 보였다.
복성루하면 ‘5대 짬뽕집’으로 알려졌지만, 여기를 찾는 이들은 잡채밥, 볶음밥 그리고 명물이라 불리는 물짜짱 모두를 추천하곤 한다. 4명이 갔다면 골고루 시켜서 맛을 봤을 것이다. 잡채밥은 야채들의 식감이 살아있다. (물짜장은 다른 후기를 참고 바람. 옆 테이블들을 봤는데, 다 먹은 이도 있고, 남긴 이들도 있어서 가늠이 잘,,,,,)
음식으로만 봤을 때는 추천할 만하다. 특히 군산의 또다른 명물 빈혜원과 비교하면 복성루가 단연 뛰어나다. (군산 빈해원, 군산짬뽕과 간장짱‧볶음밥을 먹어본 결과) 빈혜원에 대해서는 앞서도 썼지만, 공간의 특이함과 유명세로 인해 ‘맛의 착각’을 일으킨 가게다.
그러나 복성루는 맛 외의 불편은 감수해야 한다. 주차도 쉽지 않고, 화장실도 불편하다. 그리고 날씨가 좋으면 다행이지만, 춥고 더운 날 웨이팅을 해야 하는 상황은 “그렇게까지 해서 먹어야 할까”라는 고민을 안겨줄 듯 싶다. 캐치테이블이든 뭐든 웨이팅 관련해서는 개선이 필요하다. 뭐 ‘줄 서서 기다리는 풍경’이 복성루의 마케팅 전략이라면 어쩔 수 없지만, 그 불편은 ‘한번은 오지만 두 번은 글쎄’라는 상황을 만들 수도 있겠다.
참고로 우리나라 짬뽕집은 군산 복성루, 강릉 교동반점, 공주 동해원, 평택 영빈루, 대구 진흥반점이라고 한다. 여기서 대구 진흥 반점만 빼고 다 가봤는데, 순하고 싶은 느낌의 짬뽕을 찾는다면 단연 군산 복성루다.
복성루의 주소와 전화번호, 메뉴와 가격은 따로 기재하지 않는다. 네이버가 친절하게 다 알려준다.
- 아해소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