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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번 블로그에서 강조했지만 난 어르신들을 존경한다. 그러나 어디까지 상식이 있는 어르신들을 존경한다. 과거의 상식대로 단순히 '어른을 공경해야 한다'가 아니라 '어른다운 어른을 존경해야 된다'로 바뀌었다고 난 판단하고 있다. (관련 글 '군복입은 미친 어르신들의 '테러'에 관대한 대한민국' )

그런데 최근 'PD수첩 무죄' 판결에 항의하며 대법원장 공관을 찾아 이틀째 항의 집회를 하는 이들을 보면 또다시 이 어르신들의 모습에 대해 실망했다. 나라사랑시민연대, 대한민국어버이연합, 자유개척청년당 등으로 이름 붙힌 수구 보수단체들의 모습들이 현 정부와 검찰을 대변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니 소름이 돋았다. 그런데 정작 이들을 이렇게까지 흥분시키는 주체는 따로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바로 조중동. 이들은 PD수첩과 촛불집회 주동자들에게 무한한 한이 서려있을 것이다. 촛불집회 당시 이들은 회사 밖으로 나오지도 못했음은 물론 신분을 숨기고 취재를 했어야 했다. 일부 직원들은 조기 퇴근까지 했다. 시민들이 분노한 것은 과거 진보 정부였을 당시에는 '미국산 쇠고기 광우병 우려'를 기사로 내보내던 매체들이 저웁가 바뀌었다고 하여 찬양 일색으로 변절한 까딹이다. 진실에 대한 접근이 아닌 정부 눈치보기 처세인 셈이다.

그러나 이들 조중동이  PD 수첩 무죄 판결에 얼마나 화가 났을 것인가. 판사의 얼굴을 계속 기재하며 마치 "보수단체여 이들을 공격하라"라고 강조하는 기분마저 들었다. 물론 이들은 실질적으로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22일도 무려 2개의 2면을 할애해 법원과 PD수첩을 공격하고 나섰지만, 보수단체들의 폭력행위와는 선을 그을 생각으로 기자수첩에 '시위 표적된 사법부, 그러나 폭력은 안된다'라고 은근슬쩍 발을 뺐다. 그런데 정말 은근슬쩍이다. 딱 한 줄만 제대로 '폭력 안된다'는 글이 들어갔기 때문이다. (빨간 글자)

정지섭 기자는 이 칼럼에서 "시위에 참가했던 권모(71)씨는 "뒤늦게 대법원장 승용차를 발견한 사람들이 우발적으로 던진 것 같다"면서도 '무슨 문제라도 있느냐'는 말투였다. "판사 두어명이 나라를 파괴하고 있지 않습니까? 대법원장도 나라의 녹을 먹고 있는 사람인데, '죄송하다. 내 부하 잘못이다'고 사죄하지는 못할망정 '사법부 독립' 운운한다는게 말이 돼요?""라고 참가자의 말은 인용한 뒤 "논란의 판결을 내린 판사들에 대한 집중 성토에 나선 시위대들은 대부분 노인들로 일제 강점기와 한국전쟁을 몸소 겪으며 대한민국의 기틀을 다진 어른들이다. 엄동설한 속에서 구호를 외치고 몸싸움을 벌인 것도 나라 걱정과 같은 맥락일 것이다. 하지만 그런 '순수한 동기'가 '불법 행위'를 정당화시키지는 못한다. 법질서 파괴행위가 설득력과 공감을 얻을 수 없다는 건 PD수첩이 촉발시킨 촛불시위의 끝을 봐도 알 수 있다"고 글을 썼다.

본인이 쓰면서도 많이 민망했을 것이다. 비판을 하고 싶은데 눈치를 봐야한다. 그러다보니 노인들의 우국충정때문에 일어난 일이라며 나라 걱정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벌어졌다고 말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또 그러면서 한번 더 PD수첩과 촛불집회를 씹어주는 센스를 잊지 않는다.

(한가지 칼럼에서 눈길이 가는 부분이 있다. 정 기자가 멘트는 참 잘 땄다. "판사 두어명이 나라를 파괴하고 있지 않습니까?"라는 말. 대통령 한명이 나라 뒤집어 놓는 꼴은 이들에게 안 보이는 걸까. 부자들을 위한 나라를 위해 서민 죽이고 강 파는 삽질하고 약속 뒤집고 거짓말 늘어놓는 대통령에게 먼저 말해야 하지 않을까싶다. "대통령 한명이 나라 파괴하고 있지 않습니까?"라고.)

정 기자가 '한 줄' 말한 것처럼 불법 행위를 저지르면 안된다. 그런데 아쉬운 것은 조중동 제목만 보면, 다양한 채널을 통해 정보를 얻지 못하는 이들은 100% 폭력 저지르고 싶다. 조중동을 보시는 어르신들 입장이 여기서 십분 이해된다.


 

조선

"法상식 벗어난, 판사 한사람의 편향적 판결"
"핵심 5가지 허위보도" 高法 판결, 地法이 108도 뒤집었다
"MBC가 사과 정정보도한 사안에도 "다소 과장됐을 뿐…"
무죄 판결한 문성관 판사는 작년 '국보법 위반' 이천재씨도 "무죄"
"왜곡의 고의성 놓고 다퉜는데…왜곡 자체가 없다니 황당"
"편향 판사 탄핵소추 청원운동"
제작진 "정치 검사 거짓말 드러난 판결"
"상급심 가면 진실 밝혀질 것"
똑같은 사안 놓고 판사따라 '어제는 무죄, 오늘은 유죄'
검찰총장 "국가 명운 달린 사건에서 이런 판결이…"
광우병대책회의 "언론자유 보장한 상식적 판결"
언론·시민단체 "오늘은 공영방송 사망 선고일"
사라지는 광우병 갖고 이 난리인가
변호사 대신 '부적'이 필요한 시대
文 판사, 여중생들 죽기 싫다 울먹일 때 어디 있었나
젊은 판사 눈치 보느라 주요사건도 제비뽑기식 배당
법원 내부서 처음으로 '"우리법연구회 해체" 목소리

중앙

"사법부 판단에 많은 국민 불안"
무죄 선고한 문성관 판사는
법원 "과정 있지만 사실과 맞아" 검찰 "왜곡 분명한데 판단 안 해"
"판사 개인 잣대로…참 기가 막힌다"
MBC 전 책임PD "제작진, 고맙고 자랑스럽다"
"결론 내놓고 짜맞춘 것 판사 고소하고픈 마음"
무엇이 사법부 독립을 위태롭게 하는가

동아

법원 "광우병 보도 전부 무죄" 검찰총장 "납득못할 판결 국민불안"
고법은 "상당부분 허위보도"…지법은 "다소 과장됐을 뿐"
"거짓말로 국민 선동했는데 악의 없었다고?"
강기갑-전교조 이은 '판결 쇼크'…檢 "법원, 상식도 안통해"
"제작진도 허위 인정했는데 법원이 아니라니…"
조능희 당시 PD "권력비판 노력했다"
靑 "침묵으로 답변 대신하겠다"
"PD수첩 허위 없다"는 문성관 판사 어이없다



대단하지 않은가. 사법부 판단에 많은 국민이 불안하다는데 누가 그런데 묻고 싶다. 판사 한사람의 편향적 판결이라고 했는데, 이는 사법부 개혁 문제로 제기했어야 했다. 그동안 군사정권을 비롯해 수없이 많은 잘못된 판결에 대해 조용하던 수구세력이 자기 뜻대로 안되자, 해묵은 이야기를 꺼낸다. 제작진이 허위를 인정했다는 말은 어디서 나왔을까. 법원 역시 일부 내용에는 문제가 있지만, 큰 맥락으로 봤을 때 언론의 기능을 수행했다고 봤다.

촛불집회때 된통 혼난 것은 이해한다. 잘못이 있으면 혼나야 한다. 그런데 그 혼나는 것에 대한 화풀이를 어거지로 해서는 안된다. 그리고 어르신들에게 조금 지각있는 행동을 하라고 제대로 된 글을 쓰는 것이 조중동이 그나마 반성하는 길이 아닐까 싶지만, 실행 여부는 극히 낮아 보인다.

- 아해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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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숫자는 중요치 않다" - 경찰 8만 운운하는 것을 보며 80년대가 다시 떠올랐다. 대책위도 마찬가지지만 사실 그날 현장에 있던 참석자 숫자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청와대를 향하는 대한민국 중심도로에 국민들이 쏟아져 나왔다는 그 자체로 의미를 지닌다. 그리고 숫자에 연연하고 싶다면 집에서 인터넷으로 생중계보면 '분노의 댓글'을 날리는 사람들까지 이제는 포함시켜 한다. (그러나 아무리 생각해도 그 인원은 20만 이상이다. 월드컵때와 비교되니 말이다)

2. "커피숍의 프레스센터화" - 주변 커피숍 등이 모두 기자들을 포함한 촛불시위를 인터넷에 올리려는 사람들의 전초기지가 됐다. 일단 충전이 가능해야 하는데, 이를 할 수 있는 곳이 그다지 많지 않기 때문에 결국 커피 한잔 마시며 정리할 수 있는 곳을 찾는 이들이 많았다. 특히 동아일보 앞의 모커피숍은 충전 가능한 사이드 자리에는 전부 기자들이 앉아서 마치 '촛불시위 프레스센터'를 방불케 했다.

3. "조선 동아의 굴욕" - 조선일보가 직원들이 시위대로부터 해를 입을까봐 조기 퇴근을 지시했다. 실제 이날 조선일보는 불을 끈채 있었다. 그러나 시위대는 그런 조선일보를 향해 여전히 비난의 목소리를 높혔고 결국 쓰레기를 조선일보 사옥 앞에 갖다놓는 등의 행동을 보였다. 물론 동아일보도 이러한 시위대의 분노를 벗어나지 못했다.

4. "조중동 마크를 지워라" - 조중동 기자들이 취재를 할 때 조중동임을 나타내는 스티커들을 떼내기 시작했다. 또한 변화된 것이 '촛불집회'가 아닌 일상적인 취재에서도 국민들이 조중동을 거부하고 나섰다. 중앙의 한 기자는 중앙일보 스티커만 보고도 중고생들이 거부감을 일으키는 말과 행동을 보인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날 현장에서는 경향, 한겨레 등은 기자들이 자사 마크가 찍힌 옷이나 가방을 들고 원활한 취재를 하는 모습과 대조적으로 여타 언론들의 취재는 보기 힘들었다.

5. "예비역 다시 군대로" - 예비역들이 실제 예비군 훈련에서의 흐트러짐과는 반대로 촛불시위 현장에서는 이열종대로 다니거나 지휘하는 이의 명령을 빈틈없이 수행하는 등의 모습을 보여 남자 참석자들로부터 "다시 군대 들어가도 되겠다"는 말을 들었다. 특히 이들중 몇몇은 군대때와 마찬가지인 전투복장을 취해 "개구리 마크만 아니면 현역 소리 듣겠다"는 말까지 들었다.

6. 신구세대 하나로 - 촛불시위가 거리행진을 하고 일부 집회 참가자들은 광화문 사거리에 앉아 삼삼오오 토론을 벌이는 가운데 신구세대가 자연스럽게 합쳐지는 모습이 종종 눈에 띄였다. 가장 많이 보인 모습은 대학생들 사이에 중장년층이 흡수되는 모습이었는데, 동일한 주제로 한 자리에 모여서 그런지 이야기가 순조롭게 이어지는 모습이었다. 특히 새벽이 넘어가면서 술자리가 벌어지자 즉석에서 직장인들이 대학생들에게 술을 제공하는 일도 벌어졌다.

7. '민중가요 추억으로 돌아가자' - 광화문 사거리에서 신촌방향으로 가는 길에는 민중가요에 맞춰 율동 (대학때로 하면 문선)을 하는 그룹이 있었서 눈에 띄었다. 특히 20대로 보이는 이들은 '바위처럼''처음처럼' 등의 노래에 맞춰 율동을 할때, 30대 이상의 직장인들이 익숙한 몸짓으로 이들을 따라했다. 현재와 달리 과거에 신입생 환영회부터 시작해 학과 출범식, 단과대 출범식, 대동제 등등을 포함한 대학 내내 봐왔던 익숙한 율동에 직장인들이 추억으로 돌아간 듯이 합류한 것이다.

8. 날 잡았다. 노점상 - 촛불집회가 밤 늦게 진행되자 어느 틈에 광화문 사거리 곳곳에 노점상들이 등장해 술 등을 팔기 시작했다. 일부에서는 이를 두고 촛불집회를 이용한다는 비판도 했지만, 경제살린다는 이명박이 '노점상 경제'와 '편의점 경제'만 생각한다는 비아냥도 이어졌다.

9. 몇몇 폭력사태와 집회참가자 갑론을박 - 광화문 세종문화회관으로 가는 인도에 12시가 넘자 한 남자가 쇠파이프로 경찰이 막아놓은 곳을 부수고 있었다. 사람들은 곧 몰려들었고 이 사람은 주변 사람들에게까지 위협을 가했다. 예비역들이 출동해 사태 수습에 나섰지만 이 남자는 계속 폭력행위를 멈추지 않았다. 사람들은 비폭력을 외쳤고, 일부는 '프락치 아니냐'며 반발했다. 수십만 인파가 평화적인 집회를 마칠 즈음 단 한명의 개념 상실한 놈때문에 순식간에 폭력시위로 번질 분위기였다. 여기서 개인적으로 어이없는 상황이 이어짐을 봤다. 얼마간의 시간이 흐른 뒤 일명 '명박산성' 앞에 쌓아놓은 스티로폼 연단이 컨테이너 박스에 올라가기 위해 새로 쌓여지고 사람들이 깃발을 들고 그 위로 향했다. 사람들은 '비폭력'과 '내려와'를 외쳤지만, 위에 올라간 사람들은 요지부동이었다. 도리어 주최측과 실강이를 벌이며 위협까지 가했다. 그 자리에 이전에 쇠파이프로 시민에게까지 위협을 가하던 남자가 '아고라' 깃발을 들고 서있었고 일부 시민들에게 박수까지 받았다. 스티로폼 밑에서는 논쟁이 벌어졌다. 평화적인 집회가 과연 정부를 움직일 것이냐에 대한 논쟁이었다. 그리고 '내려와'를 외치던 사람들은 일부 사람들이 컨테이너 박스에 올라가 깃발을 흔들자 환호성을 질렀다. 뭐가 정답일까 싶었다.

10. 2008년 6월 10일 광화문 사거리를 '해방구'로 만들어버린 정부에 대해 놀랐다. 아마 날잡아 새벽까지 광화문 개방할테니 놀라고 해도 사람들이 그 정도로 모이지는 않을 것이다. 그런데도 정부는 아직 정신 못차린 것 같다. 국민의 소리 보다는 골통 원로와 미국의 소리만 들으려 하니 말이다.

- 아해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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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예의를 지켰다고 나름 생각했습니다. 그래도 한나라의 대통령인데 '명박이'라고 하기에는 좀 그랬죠. 그런데 그게 아니었나봅니다. 국민에게 '대국민담화'라는 이름의 훈시만 하는 명박이가 이제는 질리기 시작합니다.

31일 거리 시위 참가자들과 경찰들의 충돌을 보면서 길거리에서 경찰과 충돌했던 대학때가 생각났습니다. 벌써 10년도 더 지난 모습을 다시 보게 되는 마음은 답답했습니다. 명박이와 그의 추종 세력들은 '잃어버린 10년'이라고 말합니다. 그렇습니다. 그들에게는 군사정부의 색깔을 잃어버린 10년이었습니다. 매우 안타까웠겠지요. 그래서 5월 31일 새벽 그들은 그것을 복원시켰습니다. 그들에게 지시를 내리는 경찰 수뇌부는 수십년 전 국민의 피를 보며 그 자리를 지킨 사람들입니다. 지난 10년동안 얼마나 답답했겠습니까. 이제 부활한 것이지요. 과거처럼 시위대의 손에 화염병 등 무기가 없어도 그냥 자신들이 과거 했던대로 무자비하게 방패와 곤봉을 휘두르고 물대포를 쐈습니다.

그 모습을 보면서 10년전에 마지막으로 떠올랐던 생각이 났습니다. "김영삼 정부는 이 땅의 젊은이들, 대학과 전경이라는 각각의 영역이 틀린 젊은이들을 충돌시켜 그 피를 바닥에 적셔야 속시원할 것인가"라는 생각 말입니다. 이 생각중에 '김영삼 정부'를 지금의 '이명박 정부'로 바뀌어도 그대로 적용이 되더군요.

전경 그들이 무슨 잘못이 있습니까. 그들은 명령대로 움직인 대한민국 젊은이들입니다. 그들도 고된 군생활 중에 주말을 편안하게 보내고 싶고 가족에게, 연인에게, 친구에게 전화해 기분 좋은 5월을 마무리하고 싶었을겁니다.

시위대의 젊은이들도 그렇습니다. 자신의 주장을 하기 위해 길거리로 나온 사람들입니다. 연인이랑 데이트를 하고, 가족들과 편안하게 외식을 하며, 호프집에서 편하게 친구들과 술 마실 수 있는 그 시간에 왜 그들이 길거리에 나와 공권력과 피를 봐야합니까.

생각없는 명박이와 그의 추종 세력들 때문에 이들은 이 모든 것을 버리고 주말에 '피'를 봐야했습니다. 취임 100일도 안되어 흔들거리는 정권의 버팀목을 '피'로 재구축하려하는 모양입니다.

미국의 목소리가 아닌 국민의 목소리를 들어야 하는 한 국가의 대통령인 명박이가 앞으로 4년 넘게 집권해야 한다는 사실이 두렵기만 합니다.

- 아해소리 -

ps. 경찰 관계자가 이런 말을 하더군요. "일반 시민들의 불편함을 생각해 강경 진압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습니다. 그들에게는 그날 시위대는 '불순분자'일 뿐입니다. '일반 시민'들은 과연 누구일까요. 그 일반의 기준은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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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많은 사람들이 시청 앞 광장과 청계광장에 모여서 정부를 규탄했다. 특히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관한 '장관 고시'가 있던 날이라 더더욱 많은 사람들이 모여 '고시 철회'와 '재협상'을 외치고 있다.

꾸준한 참석은 아니지만 그 현장에 몇 번 참석하면서 난 과거 집회에서 느끼지 못한 느낌을 받았다. 집회를 즐기러 온 사람들에게서 느끼는 에너지다. 이들에게서는 과거 집회와 시위에서 느껴지는 분노의 적의가 없었다. 자신의 주장을 관철시키기 위해 참석했고, 그 주장은 '활기찬' 느낌을 받았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이들은 정부 그 자체에 대한 적의보다는 정부가 수행하는 정책에 대한 불만 표출이기 때문에 '찐한' 분노보다는 더 '찐한' 주장만 있었던 것이다. 과거 시위나 집회의 주 대상은 정부 정책이라기보다는 정부 그 자체였다. 때문에 정책을 비판하는 집회가 어느 순간에 정부 퇴진으로 이어졌다. 대학 내에서 등록금 인상 집회도 어느 순간에 정부 퇴진으로 구호가 바뀌는 일이 왕왕 있었다. 그러다보니 이들에게는 주장보다는 분노가 앞섰다. 앞뒤 계산을 하는 것이 아니라, 앞만 계산했고 그러기 때문에 손에 뭔가가 쥐어져서 앞으로 나아가기만 했다.

재미있는 것은 분노했던 당시 집회보다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지금 집회가 더 무섭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학교에서 배운 민주주의식 토론과 주장을 실천하고 있을 뿐이다. 온라인으로 중심으로 모였던 이들이 과거 2002년때 체화된 느낌으로 다시 광장으로 모였고, 손가락 타이핑으로 논했던 이야기를 '외침'으로서 대신하고 있는 것이다. 옆 사람과 동질화된 느낌으로 같이 외치고 같이 노래 부르며 그 안에서 자기 주장을 강하게 하고 있는 것이다.

'적의'와 '분노'가 자리잡으면 '주장'이 사라지고 본능에 충실해진다. 나와 내 사회가 잘 살기 위해 집회와 시위를 하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상대를 제압하기 위해 길거리로 나아간다. 때문에 위험하다. 왜냐하면 이럴 경우 상대에게 '틈'을 내주기 때문이다. 분노한 에너지는 소멸도 쉽고, 방향을 잃기 쉽다.

즐기는 집회와 외침이 무서운 것이 이때문이다. 점점 뭉쳐진 에너지는 더 커갈것이고 방향을 잃을 이유도 없다. 공권력이 개입하기 쉽지가 않다. 길거리로 나아가 소리를 외쳐도 '틈'이 보이기가 어렵고, 설사 개입을 하더라도 고민만 안겨준다. 차라리 분노한 이들은 제압하기 쉽다.

그래서 제안하고 싶다. 집회와 외침을 즐겨라. 집회에서 토론하고 사람들과 소통하며 사회에 대해 갇혀있던 자신을 조금이라도 열어라. 국민들이 정부 정책을 바꾸기 위해 '즐겁게' 모이면 정부도 마냥 같이 웃지는 못할 것이다. 고통스럽고 분노했던 기억에 비해 즐거웠던 기억은 오래가기 때문이다.

그러나 진지하게 즐거워야 한다. 내가 참석한 집회와 외침, 소통은 미래 나와 내 후손에게까지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며 그 미래가 밝게 만들 수 있는 작업이 '지금'이라고 생각하면서 말이다.

토요일, 광장이 또 즐겁길 기대해본다.

- 아해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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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대통령 담화를 할 정도면 그 자체로 국민들에게 뭔가 믿음을 줘야 한다. 말투도 그렇고 내용도 그렇고 담화 내내 '신뢰'라는 것이 느껴져야 '정상'이다. 그런데 5월 22일 이명박 대통령의 대국민담화는 기존의 내용만 반복하는 '앵무새' 수준을 보여줬고, 도리어 국민에 대한 협박 비슷한 느낌마저 줬다.

정리하면...

1. '광우병 괴담'에 당황했다.

괴담을 퍼지게 한 것은 현 정부다. 미스터리한 내용의 발표만 잇따라 발표하고 제대로 된 답변을 내놓지도 못한 채 미봉책 비슷한 협상으로 귀막고 눈막으려 한 것은 정부다. 그것을 국민에게 책임 전가를 하는 대통령의 모습에서 난 미국의 일개 '주지사'의 모습을 봤다.

30개월 이상 소를 수입하겠다고 말해 일본의 20개월 미만의 소만 수입하는 처지와 비교되는 점. 미국에서도 식용을 금지하는 광우병 특정위험물질의 수입을 허용하는 것. 미국에게는 30개월 미만도 된다며 캐나다는 죽어도 30개월 미만만 하려는 희한한 외교 협상, '국민여론을 이유로 재협상할 수 없다'며 미국의 입장만 대변하는 공무원들의 처신 등등으로 인해 국민에게 불안감을 안겨주며 '괴담 양산'에 힘썼던 것은 정부라는 것이다.

거기에 대통령이 당황했다는 것은 국민들이 '촛불'을 들기 전까지는 자기 밑의 공무원들이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 몰랐다는 것으로밖에 해석이 안된다. '광우병 괴담'에 당황할 것이 아니라 "왜 내 밑의 애들은 이리도 일 못하냐"에 더 당황했어야 했다.


2. 청계광장에 나온 어린학생들 보고 가슴 아팠다.

말이 틀렸다. "무엇보다 제가 심혈을 기울여 복원한 바로 그 청계광장에 어린 학생들까지 나와 촛불집회에 참여하는 것을 보고는 참으로 가슴 아팠다"는 잘못된 말이다. "제가 만든 그 청계광장에까지 나와 촛불집회를 하는 어린 학생들에게까지도 죄송스럽다"라고 말했어야 했다. 가슴이 왜 아팠을까. 자신들의 잘못된 협상에 대해 그냥 눈감아주지 않아서 가슴 아팠던 것일까. 아니면 그 어린 학생들을 적절히 통제하지 못한 것이 가슴 아팠던 것일까.

정말 그 어린 학생들의 목소리에 가슴이 아팠다면 이따위로 변명하면서 어쨌든 미국 눈치만 보려 하지 말았어야 했다. 내가 보기에는 아무래도 그 어린 학생들이 사는 나라의 대통령으로서 가슴이 아팠던 것이 아니라, 자신이 만든 청계광장이 더렵혀지는 것에 대해 가슴이 아팠던 것 같다.


뒤의 FTA 문제나 경제문제는 넘어가기로 하자. IMF불러온 자신들의 실정은 기억하지 못한채 무조건 10년동안 나라 경제 망했다고 주장하는 한나라당이니 이는 더이상 말하기도 입만 아프다.

아무튼 오늘 이명박의 대국민사과는 사과가 아니라 일단 "입닥치고 쇠고기 먹고 내가 만든 청계광장은 더럽히지 마라"라고 국민 협박하는 수준이었다.

- 아해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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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봐도 걸작이다. "노무현은 조중동이랑 싸우고, 이명박은 초중고랑 싸우고". 그런데 초중고랑 싸우던 이명박이 자기 편 안든다고 몇몇 언론 대상으로 '생떼'를 부리고 있다. 이젠 초중고랑 싸우는 것도 사실 격 높은 행동이라고 해줘야겠다. 하는 수준이 '유치원'이하로 내려가고 있으니 말이다.

경향신문은 19일자 신문에서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권력의 언론통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언론통제 시도가 위험 수위를 넘어서면서 국민의 알권리를 중대하게 침해하고 있다는 지적이 학계와 언론단체, 일선 언론인들로부터 잇따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보인 경향신문에 대해 정부가 사실상 정부 광고 배정 등 차별적 대응을 검토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나온 보도다. 이명박이 한 나라의 지도자가 아닌 기업가 수준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다. 기업들이 언론을 통제할 때 쓰는 가장 유용한 방법인 '광고 통제' 방법을 들고 나왔으니 말이다.

인수위 때는 아예 각 언론사 간부들의 성향을 조사했다. 한나라당의 뿌리가 군사정권에 있다는 증거를 보여줬다. 기자 출신이라 언론에 대해 '좀' 안다는 청와대 이동관 대변인은 국민일보 편집국장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의 부동산 투기 의혹 기사를 막으려 했다. 물론 개념없는 국민일보 윗선들은 기자들이 취재해 온 것을 다음날 내보내지 않았다가 거센 항의를 받자 겨우겨우 눈치보며 내보냈다. 최시중이 위원장으로 있는 방통위는 대통령 비난 댓글을 삭제해달라고 다음에 요청했다.

광우병 문제를 거론한 PD수첩에 대해서는 민·형사상 소송 제기를 검토하겠다고 발표하고 EBS '지식채널'은 결방 압력을 넣었다.

노무현 정부가 기자실 폐쇄한 것은 '애교 수준'이다. 적어도 기사를 못 쓰게 하고 방송을 못하게 하지는 않았으니 말이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은총을 얻고 있는 메이저 언론사들은 침묵한다. 딱 5공때 수준이다. 말 잘듣는 멍멍이 노릇해서 회사 키우고, 국민들 우롱하고. 말 안듣는 '언론'들은 죽임 당하고.

문제는 국민이 그때와 다르고 소통의 방법도 다르며, 이미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를 거친 국민들이 대통령을 그다지 높은 직위로 인식하지 않으며 정부에 대해 거침없이 비판하는 습관을 가지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명박 정부의 빗나간 판단은 언제까지일지 또! 궁금해진다.

- 아해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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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긴 말일지 모르지만 난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집권 3개월만에 이정도로 민심을 화나게 하는 이명박 정부를 보면 한심하기도 하지만 적절한 타이밍에 들어섰다. 전 세계가 경쟁관계로 들어서고 정부과 국민이 똘똘 뭉쳐야 하는 상황에서 그 동안 사실 우리는 안이했다.

 

평화롭고 자유로움은 늘 즐기면 좋겠지만, 이런 상황이 이어지면 사람들은 진지함을 잃어버리고 생각하기 귀찮아진다. 정부가 뭘 잘못해서 욕을 해도 잘 들어먹히고 동시에 대통령 이하 정부가 무게만 잡는 권위가 없다보니 편하다. 그런데 이 편안함은 바로 나태함으로 이어지고 내가 무엇인가를 찾아먹어야 한다는 생각을 버리게 된다.

 

 

MB 보호 급한 '친일 후손' 정진석의 어설픈 '노무현 물타기'.

정진석 자유한국당(이라 쓰고 친일자위당이라 읽는다) 의원이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이해하지 못할 개 짖는 소리를 했다. 노무현 대통령이 이명박에게 정치 보복을 받아 자살한 것이 아니라 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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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김대중-노무현 정부이후 또다시 비슷한 정부가 들어섰다면, 즉 제대로 된 민주주의와 자유를 배우지 못한 상황에서 어질어질한 상태까지 간 국민이 아마 그로기 상태가 되어 국가대 국가의 경쟁에서는 밀릴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는 국민의 나태함을 일깨어주고 있다. 아주 제대로 말이다.

 

일단 3개월만에 국민들의 마음을 잘 뭉치게 했다. 그것도 과거처럼 20~30대처럼 젊은 층뿐만 아니라 10대의 어린층까지도 길거리로 나오게 했다. 4년 후, 그리고 5년 후 선거에 참여해 정권을 평가할 세대를 길거리로 끌어낸 것이다. 사회에 대해 정치에 대해 무관심한 세대를 변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미국에 대해 새롭게 느끼게 해줬고 중국에 대해 더 새롭게 느끼게 해줬으며 국가가 정치를 잘못하면 국민에게 어떻게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게 되는지 제대로 알려주고 있다. '가진 자'들을 위한 정책이 어떻게 나올 수 있는지 보여주고 있으며 대통령의 결정 하나가 국민들을 어떻게 죽일 수 있는지 보여주고 있다.

 

 

지도자 하나가 국민들을 어떻게 불안하게 만드는지 제대로 학습하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은 대통령이 만만하다보니 이야기를 잘 들어주다보니 넘어갈 일이, 이제는 귀 틀어막은 지도자 만나서 답답한 상황을 배우고 있는 것이다. 국민들이 생각이라는 것을 하게 되고 나에게 끼치는 영향에 대해 계산을 하게 된다. 내가 잘못 투표하면 어떤 재앙이 일어나는지도 보고 있다.

 

지도자에 대해, 선거에 대해, 자유에 대해, 권위에 대해, 대화에 대해, 사회에 대해, 정치에 대해 국민들에게 제대로 이명박 정부가 공부시켜 주고 있다.

 

그래서 이명박 정부를 잘 선택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3개월이면 족하다. 앞으로 4년이상을 더 공부시켜주지 않아도 될 듯 싶다. 이제 적당히 하고 공부시킨 것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언제까지 국민들의 한숨을 바탕으로 국가를 이끌어갈 생각인지 궁금하다ㅣ

 

- 아해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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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네티즌이 게시판에 올린 말이네요. 정신이 번쩍 드는 그말은...........


"이명박 정부 2개월 지났고 이제 앞으로 4년 10개월 남았다"  ^^

정말 그 어떤 대통령도 초반 2개월사이 탄핵까지 거론되지는 않았을겁니다.

한 나라의 대통령의 임기가 많이 남았다는 이야기가 공포심을 유발하는 말로 떠돌다니..

도대체 지난 12월 대선때 무슨 일이 있었던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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