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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대국민담화를 들으면서 이명박 정부에 대해 남아있던 1%의 희망마저 버리게 됐다. 그동안 공권력 투입을 참았다고 한다. 그럼 그전에 물대포와 시위참가자들의 군홧발로 밟은 것은 무엇이었을까.

그보다도 더 어이없는 말은 수만명이 모이는 촛불집회를 소수로 치부하고 나머지 대다수의 국민이 피해를 입고 있다고 말한다. 이전에 숫자의 논리에 매몰되지 말라고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말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정부는 여전히 '소통'을 거부했다.

그럼 이명박 정부가 바라는 것은 온 국민이 다 길거리에 나오는 것인가. 즉 온 국민이 다 나와서 촛불을 들어야지 그때서야 말을 듣겠다는 것인가. 어이없다. 옳은 말을 들으라는 것이지 숫자에 매몰된 말을 들으라는 것이 아니다.

미국 라이스가 방문해 "민주주의는 시끄러야 한다"고 말하자, 그 시끄러움이 단순한 민주주의 표출이라고만 치부하며 '편안한' 마음으로 바라보는 것일까.

근본적으로 왜 사람들이 촛불을 들었는지에 대해 아직도 진지한 고민을 하지 않는 것 같다. 국민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고 '협상하는 척'에서 모든 것을 해결하려는 것 같다.

국민은 왼쪽 길이 불안하니 오른쪽 길로 가라고 말한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는 왼쪽 길만 강조한다. 국민은 다시 말한다. "오른쪽 길로 가십시오" 수십차례 촛불을 들고 수십, 수백만명이 이야기했다. 그래도 정부는 귀를 막고 왼쪽 길만 말한다. 조용히 촛불을 들고 있는 국민은 무시해도 지치면 들어갈 것이라는 태도를 보이며 눈마저 감는다. 답답한 국민들이 길거리로 나왔다. 움직였다. 그때서야 한 쪽 귀를 열고 사과하는 척하며 다른 한 쪽으로 (이미 사권력이 되어버린) 공권력으로 국민을 밟는다. 그리고 말한다. "폭력성으로 변한 촛불집회에 우리는 인내하며 또 인내했다. 이제는 엄단하겠다". 인내하며 국민과 대화하길 바랬던 국민들은 끝내 '폭력집단'으로 변질되었다.

1980년 조선일보의 김대중은 "신중의 신중을 거듭한 군의 노고를 치하한다"고 말했다. 2008년 정부는 촛불집회에 공권력을 투입하는 것에 인내에 인내를 거듭하며 지켜봤다고 한다.

오늘 대국민담화는 "이제 국민은 때려야 말을 듣는다는 사실을 새삼 10년만에 다시 알게 되었다"고 말하는 것 같다.

자기 수족은 방송사 및 방송관계기관은 물론 공공기관에 정해진 절차는 무시하고 낙하산으로 내려보내고, 인터넷은 통제해 국민 여론은 일단 막겠다고 애를 쓰고 (아프리카 대표 구속 및 미디어다음 세무조사, 댓글 삭제 요청 및 네이버 평정 발언) 촛불을 든 국민은 '소수 폭도' '사탄' '경제를 망치는 이들'로 치부하며 일단 발로 밟는다. (그러면서 전의경 불쌍하다고 말한다. 그들을 사지로 내보내 국민들간의 피를 보게 하는 이들이 자신들이면서 말이다) 삽질하던 문화계 수장은 법 무시하고 산하 부하들 보고 대놓고 나가라고 하고, 동시에 연예인들에게 촛불집회 관련해 말하지 말라고 협박한다. 대통령을 비롯해 수하 모든 사람들은 일단 말해놓고 "오해다"라고 '오해 시리즈'를 연이어 발표하고, 대운하 안한다고 말하면서 뒤로는 다 준비해놓고 또 걸리면 '4대강 영역 정리'라고 말만 바꾼다. 1,2,3,4번 문제에 대해 답을 달라고 하니, 5,6,7,8번 문제에 대해서만 그것도 틀린 답만 내놓는다.

대국민담화를 발표할 때마다 '대국민 선전포고'로 들리는 이유가 이때문이다.

- 아해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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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긴 말일지 모르지만 난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집권 3개월만에 이정도로 민심을 화나게 하는 이명박 정부를 보면 한심하기도 하지만 적절한 타이밍에 들어섰다. 전 세계가 경쟁관계로 들어서고 정부과 국민이 똘똘 뭉쳐야 하는 상황에서 그 동안 사실 우리는 안이했다.

 

평화롭고 자유로움은 늘 즐기면 좋겠지만, 이런 상황이 이어지면 사람들은 진지함을 잃어버리고 생각하기 귀찮아진다. 정부가 뭘 잘못해서 욕을 해도 잘 들어먹히고 동시에 대통령 이하 정부가 무게만 잡는 권위가 없다보니 편하다. 그런데 이 편안함은 바로 나태함으로 이어지고 내가 무엇인가를 찾아먹어야 한다는 생각을 버리게 된다.

 

 

MB 보호 급한 '친일 후손' 정진석의 어설픈 '노무현 물타기'.

정진석 자유한국당(이라 쓰고 친일자위당이라 읽는다) 의원이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이해하지 못할 개 짖는 소리를 했다. 노무현 대통령이 이명박에게 정치 보복을 받아 자살한 것이 아니라 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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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김대중-노무현 정부이후 또다시 비슷한 정부가 들어섰다면, 즉 제대로 된 민주주의와 자유를 배우지 못한 상황에서 어질어질한 상태까지 간 국민이 아마 그로기 상태가 되어 국가대 국가의 경쟁에서는 밀릴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는 국민의 나태함을 일깨어주고 있다. 아주 제대로 말이다.

 

일단 3개월만에 국민들의 마음을 잘 뭉치게 했다. 그것도 과거처럼 20~30대처럼 젊은 층뿐만 아니라 10대의 어린층까지도 길거리로 나오게 했다. 4년 후, 그리고 5년 후 선거에 참여해 정권을 평가할 세대를 길거리로 끌어낸 것이다. 사회에 대해 정치에 대해 무관심한 세대를 변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미국에 대해 새롭게 느끼게 해줬고 중국에 대해 더 새롭게 느끼게 해줬으며 국가가 정치를 잘못하면 국민에게 어떻게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게 되는지 제대로 알려주고 있다. '가진 자'들을 위한 정책이 어떻게 나올 수 있는지 보여주고 있으며 대통령의 결정 하나가 국민들을 어떻게 죽일 수 있는지 보여주고 있다.

 

 

지도자 하나가 국민들을 어떻게 불안하게 만드는지 제대로 학습하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은 대통령이 만만하다보니 이야기를 잘 들어주다보니 넘어갈 일이, 이제는 귀 틀어막은 지도자 만나서 답답한 상황을 배우고 있는 것이다. 국민들이 생각이라는 것을 하게 되고 나에게 끼치는 영향에 대해 계산을 하게 된다. 내가 잘못 투표하면 어떤 재앙이 일어나는지도 보고 있다.

 

지도자에 대해, 선거에 대해, 자유에 대해, 권위에 대해, 대화에 대해, 사회에 대해, 정치에 대해 국민들에게 제대로 이명박 정부가 공부시켜 주고 있다.

 

그래서 이명박 정부를 잘 선택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3개월이면 족하다. 앞으로 4년이상을 더 공부시켜주지 않아도 될 듯 싶다. 이제 적당히 하고 공부시킨 것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언제까지 국민들의 한숨을 바탕으로 국가를 이끌어갈 생각인지 궁금하다ㅣ

 

- 아해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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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만의 정권 교체는 많은 것을 바꾸어놓을 것이라는 예상을 낳음과 동시에 공수의 변화를 의미했다. 이는 한나라당이나 현 집권세력들이 과거 자신들이 10년동안 김대중-노무현 정권을 어느 때 어떻게 공격했는지 다시 확인해 봐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런데 이들은 그것은 그냥 송두리째 휴지통에 버리고 그 상황마다 변명만 일관하고 있다.

최근 이명박 대통령이 은평 뉴타운 방문과 관련해 야당은 일제히 선거 개입이라고 공격하고 여당과 청와대는 '청지공세'라고 반박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서울시장 재임시절 추진했던 은평 뉴타운 사업과 노숙인 자활 프로그램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챙겨보자는 차원에서 이뤄졌다"며 "노숙인 근로자를 격려한 게 전부"라고 일축했다. 그는 "정치적 의도가 있었다면 후보를 만나서 격려하지, 현장만 잠깐 둘러보고 가겠느냐"며 "대통령의 정상적인 국정운영까지 트집잡지 말라"고 되받아쳤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노무현 전 대통령 말 한마디 태도 하나에 꼬치꼬치 트집잡아 말도 안되는 트집을 잡았던 것은 한나라당이었다. 그들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손과 발을 묶으려 했었는데, 웃긴 것은 그 기준을 자신들에게는 적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정상적인 국정운영을 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다. 꼭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시점을 선택한 것이 문제다. 그 숱한 '오해 시리즈'가 아직도 부족한 것인가?

일단 한나라당은 '과거 한나라당 발언 위원회' 등을 만들어 자신들이 어떻게 과거에 어떤 발언을 했는지 어떻게 정권의 문제점을 지적했는지부터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

혹자는 민주당이 정부 혹은 한나라당을 비판할 때 굳이 논평을 새로 적을 필요없이 과거 한나라당의 것을 그대로 가지고 와도 될 것이라는 비아냥이 쏟아낸다. 웃기지 않는가

- 아해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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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수 국무총리 후보자가 지난 1980년 수여받은 보국훈장천수장을 정부에 반납했다고 22일 밝혔다.

한승수 후보자는 21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국보위에 참여해 받은 훈장을 반납할 용의가 있느냐"는 송영길 통합민주당 의원에 질문에 "훈장을 반납하라고 조치했다"고 밝혔다. 1980년 당시 신군부의 국가보위입법회의에서 재무위원으로 활동한 전력이 논란이 되자 당시 받았던 보국훈장천수장을 반납하겠다고 말한 것이다.

이에 한 후보자는 22일 "저는 국무총리후보자 인사청문회를 통해 국민과 국회에 약속드린 대로, 지난 1980년 수여받은 보국훈장천수장을 오늘 정부에 반납했습니다"라며 "저의 훈장 반납은 새 정부 출범을 맞아 국민화합과 상생의 민주정치 발전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자 하는 뜻에서 이루어진 것입니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행정자치부 상훈팀측은 "아직 통보받은 것도 없고 결정된 것도 없다"며 "훈장은 반납이라는 제도 자체가 없다"고 설명했다. 또 "돌려받는다고 해도 상훈 기록은 그대로 남아있다"고 말해 이번 한 후보자의 훈장 반납이 받아들여질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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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무총리에 대한 한승수 후보자의 열망이 대단합니다. 규정에도 없는 훈장 반납 퍼포먼스라. 그런데 또하나의 뉴스가 눈에 띄는군요. 전두환이 '평화적 정권이양 20주년 행사'에 참석한다는 뉴스입니다. 활동을 하려는 모양이지요.

훈장을 주려는 이는 다시 활동 재개를 꿈꾸는데, 그 사람에게 훈장 받은 사람은 이것을 거부하는 모습을 보이는군요.

이명박 정권이 앞으로 힘들어질 부분이 이것이지요. 김대중-노무현 정권을 욕하는 사람이 많지만, 거꾸로 해석해보면 정부를 그리고 대통령으로 이렇게 대놓고 욕한 시기도 없었지요. 한마디로 언로가 많이 틔였다고 볼수 있죠. 이명박 정권이 이제 이것을 감당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한나라당 마인드는 10년전 즉 인터넷이 거의 사용되지 않던 시기에 머물러 있는데 사람들은 변해버리고 말았지요. 수구 세력이 과거의 마인드를 가지고 국민들과 얼마나 충돌이 일어날지 걱정스럽군요.

- 아해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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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영화는 개봉 전후로 보는 내가 '화려한 휴가'는 의외로 늦게 접해버렸다. '디워' 광풍에 잠시 머리가 어질어질했는지, 아니면 의외로 뻔할 수 있는 이야기라고 스스로 생각했는지 몰라도 아무튼 '화려한 휴가'가 200만명의 관람객을 모으고 있는 시점에 200만 1명에 동참했다.

"여자들 다 울던데요" "그거 사실일까요?" "정말 전두환이랑 같이 보고 싶어요" "조금 과장된 거겠죠?"

영화를 보기 전부터 많은 이야기를 들었다. 5.18를 갖는 의미는 한국에서 다양하게 해석되면서도 한편으로는 해석할 수 없는 절대성을 갖는다. 피해자는 뚜렷하지만, 가해자는 아직도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기에 '해석'이라는 단어가 늘 붙어다니는 것 같다.

5.18의 아픔에 대해서는 고등학교 2학년때 친구의 사물함에서 본 책을 읽고 느꼈다. 소설가 황석영이 기록하고 풀빛에서 출판한 '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라는 책이었다. (사실 이 책을 읽은 것은 내 의식을 고등학교때부터 불순(?)하게 만든 시발점이었다 ^^;;)

이 당시에도 5.18은 금기였다. 관련 비디오 자료를 구해보려 했지만 어려웠고 자세한 내용을 찾아보기도 힘들었다. 때문에 저 책은 읽는 속도는 순식간이었지만 잔상은 며칠을 남아 나를 괴롭혔다.

그리고 대학 진학후 5.18은 차츰 민주화운동의 대표주자로 인식되기 시작되는 것을 보았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당선되고부터였을 것이다. 광주에서 99년도에 5.18기념 열린음악회까지 열릴 정도였다.  (물론 2005년도에는 웬지 희화화된 듯 싶지만..광주발 열린음악회 http://neocross.net/1 )

영화 이야기가 어째 과거 이야기로 빠졌다. 그러나 어쩔 수 없다. '화려한 휴가'는 봐야 알 내용이지 여기서 주저리 떠든다고 해서 느껴지는 이야기가 아니다. 스스로 뻔한 내용이라고 미리 단정지었떤 내가 부끄러웠다. 아니 뻔하기는 하다. 이미 알고 있는 이야기다. 그런데 아프고 눈물이 난다. 옆 후배에게 보여줘도 될 눈물 말이다.

난 광주에서 사람이 죽어갈 때 코찔찔 흘리는 나이였다. 때문에 솔직히 그 아픔을 책이나 이야기로만 조금만 알 뿐이다. 영화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10분이 1이나 표현되었을까?

앞서 후배들의 질문에 조금 답하자면....여자만 우는 것이 아니다. 남자들도 눈물을 흘리면서 본다...사실일까 묻는 어린 후배에게는 책을 이야기해줬다...과장? 아니 축소됐다. 화면으로 보여줄 수 있는 한계가 존재한다.

영화 '화려한 휴가'는 5.18을 다 말한 영화가 아니라, 5.18을 말하라고 만든 영화다.

전두환과 같이 보고싶지는 않다. 어쩌면 그는 그는 그때 확실하게 제압하지 못한 것을 후회할 지 모르니까 말이다.

- 아해소리 -

PS..군인들이 김상경에게 말한다 "폭도는 총을 버리면 살려준다"......김상경은 선택한다...그러나 내 마음속에서는 김상경이 선택한 그것과 달리 선택해주길 바랬다. 그리고 순간 부끄러웠다. 그 현장에 내가 있었으면 아마 난....김상경과 반대로 선택했을는지 모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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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관위가 지금 전화받지 않을 것 같아서 '허락'받지 않고 그냥 쓰려한다. 일일이 전화하려 했지만 새벽 1시에 선관위 관계자들의 단잠을 깨우는 것이 예의가 아닌 듯 싶다..쩝

확실히 대선의 시기가 온 것 같다. 정치에 관심없는 후배들도 어느 새 부터인가 술을 마시면 꼭 정치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한다. 대선주자들에 평가도 나오고, 나름 어디서 들은 이야기들을 풀어놓기 시작한다. 다행인 것은 최근에는 과거처럼 정치이야기하다가 주먹다짐은 잘 안한다는 것이다.

최근 술자리에서 가장 떠올랐던 주제는 왜 한나라당의 강력한 두 후보가 서로 못잡아 먹어 안달이냐는 것이다. 물론 서로 대통령 되겠다고 나선 마당에 양보할 여력이 없을 것이고, 전쟁과 같은 본선 후보 쟁탈전에 도리어 웃으면서 "당신이 더 잘났소"라고 말할 수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 정도가 심하니 국민들도 고개 갸웃뚱할 수 밖에 없다. 피차 내세운 슬로건중의 하나가 '정권교체'인데 저러다가 정권교체는 커녕 대선 전후로 당이 갈라질지 모른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으니 말이다.

술자리 안주꺼리 삼아 이야기 나오던 중 생각난 것이 이번 대선의 확실성과 '차기'의 불확실성때문이 아닌가 싶었다. 지금처럼 한나라당이 국민들의 지지를 받으며 (물론 순수 지지율이라기보다는 반대급부 성격이 강하지만) 정치생활을 한 적도 없기 때문에 대권을 차지할 확률은 그 어느때보다 높다 하겠다. 당연히 한나라당 대선주자가 되면 대권은 손에 잡힐 듯한 거리에 있을 것이다. 게다가 김대중-노무현에 이은 정부가 10년째다. 국민들이 은연중에 한번쯤 바뀌기를 바란다. 마치 미국이 공화당과 민주당에게 번갈아 권력을 주는 것처럼 말이다. 또한 1997년 대선때는 이인제라는 인물이 경선불복해 500만표 가져가는 바람에 김대중 전대통령에게 자리를 내주었고, 2002년에는 진보라는 색채를 강하게 띈 젊은 세대들의 참여로 노무현대통령에게 자리를 내주었다. 그런데 이제는 이인제같은 폭탄도 없고, 젊은 세대들도 변화의 성향을 보수로 방향을 틀고 있다. 이런 확실성을 가진 이번 대선에 욕심을 부리지 않는다면 바보다.

여기에 문제는 '차기'의 불확실성이다. 현 강력한 두 후보중 한명이 경선에서 떨어져 다른 후보를 지지할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차기를 보장받는 것이 아니다. 또한 설사 차기를 보장받는다고 하더라도 위태위태하다. 5년이란 세월이 그러하지만, 정권이라는 것이 잡으면 일단 비판의 대상이 된다. 4년간 세금이 50%이상 내렸다가 남은 1년동안 10%를 올린다면 사람들은 올린 것만 기억한다. (역대 정부들이 이랬다는 것이 아니라 예를 든 것임) 때문에 정부는 잘하면 당연한 것이고 못하면 비판 대상이 된다. 때문에 설사 정권을 잡고 '차기'를 보장받는 2인자로서 자리매김하더라도 비판을 등에 업고 '차기'를 노려야 하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이런 상황에서 정말 목이 타는 것은 이명박이나 박근혜가 아닌 그 측근들일 것이다. 나름 최고의 팀으로 구성된 이들에게 이번 대선은 자신들의 정치적인 도박일 수도 있다.

재미있는 것은 역시 범여권...지난 2002년 대선때 경선을 흥행시켜 정치는 놀이로 인식시켰던 그들이 지금은 지리멸렬한 상태로 있는 것. 그런데 그때문에 욕은 먹을망정 공격은 받고 있지 못한 상황이다. 때문에 이명박과 박근혜는 서로 물고 뜯기고 하는 상황을 이용해 외곽에서 적절히 때리기가 가능하니 말이다. (가끔은 노대통령이 후보인 듯한 느낌도..--;;)

대중에게 흥행은 잘 안되고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이명박-박근혜 싸움이 제법 흥미로워진 듯 싶다.

- 아해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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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년도인가 대학 4학년때 우연하게 본 5.18기념 열린음악회를 보고 난 3년만에 눈물을 흘렸다.

 

안치환씨가 나와 '님을 위한 행진곡'을 불렀는데, 설정일런지는 모르지만 안치환씨가 독백처럼 잔잔하게 시작을 해서 장엄한 분위기로 전체를 이끌었다. 98년 대선, 김대중 전대통령이 집권을 한 직후인지는 모르겠지만, 광주시민들은 눈물을 흘렸고, 그 장면을 TV로 보는 나도 혼자서 눈물을 흘렸다. 집회에 나가 수없이 많이 부른 '님을 위한 행진곡'이지만 분명 그때 조그마한 화면속에서 불리어지던 그 노래는 정의할 수 없는 뭔가를 남겼다.



그리고 오늘 다시 TV를 봤다. 삶에 지쳐 내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모르고 살아가기에 어쩌면 난 광주에서의 열린음악회에 큰 기대를 했는지 모른다. 눈물까지는 아니더라도, 어설프게나마 치열하게 살았던 과거의 내 모습을 조금이나마 기억하고 싶었는지 모른다. 그러나 거기에는 더 이상 아픔을 간직한 광주도, 시대의 민주화를 이끌었던 광주도 없었다. 그냥 가수들의 노래 한마당이었다.

천지인은 차라리 '청계천 8가'등의 자신들의 노래나 조용히 부르고 나갔으면 좋았을 것이다. 대학때 강한 메시지를 대학인들에게 어필하던 그 천지인이 아니었다. 홍대앞 흔히 볼 수 있는 밴드에 불과했다. 처음부터 '천지인'이 아닌 '천지인밴드'로 소개되었을 때 이미 알아차렸어야 했다. 그들이 부른 '님을 위한 행진곡'이나 '바위처럼'은 광주의 아픈 기억이 몇년도에 있었는지 기억하지 못하는 중고등학생들의 철없는 말과 크게 다를 것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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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발 열린음악회는 다른 지역에서 해도 상관없을 듯 했다. 광주의 기억을 되짚은 것이 아니라, 그것을 빌미로 하나의 프로그램만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들은 25년이 지난 지금, 시대가 어느 시대인데 광주를 이야기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그들이 목숨바쳐 이룩한 민주주의 결실을 보았으니, 이제는 조금은 무거운 분위기에서 나와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광주의 기억은 여전히 무겁고 또한 계속 무거워야 한다. 그것이 축제로 혹은 경축일로 기억되는 순간 광주는 다시 죽는다. 광주의 기억을 되짚고자 하는, 그리고 그 아픔을 같이 느끼고자하는 모든 행사는 무거워야 한다. 10분짜리 TV프로그램이라고 하더라도 그래야 한다. 그 기억을 가지고 있는, 80년 5월의 광주 거리를 기억하고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절대로 시대의 가벼움을 보여주어서는 안된다.

오늘 열린음악회는 광주를 선택하지 말았어야 했다.

-아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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