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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이 훅 가는 것은 한방이다. 뮤지컬 스타에서 스크린으로 옮겨와 '최종병기 활' '은교' 등으로 통해 승승장구하던 김무열이 나락으로 떨어질 위기에 처했다.


감사원이 21일 공개한 '병역비리 근절대책 추진실태' 결과에 따르면 김무열은 '생계유지 곤란'을 이유로 지난해 제2국민역(군면제) 처분을 받았다고 한다. 이 자료를 보면 김무열은 앞서 2001년 3월 징병검사를 실시해 현역 입영 대상 판정(2급)을 받았다. 이후 2007년 5월부터 2009년 12월 사이에 응시하지도 않은 공무원 채용시험에 총 5차례 응시했다거나 직원 훈련원에 입소했다는 이유를 들어 입대를 수차례 연기해왔다. 2010년 1월 질병으로 인한 병역처분 변경원을 병무청에 제출했다가 거부당한 김무열은 곧바로 자신의 가족의 생계유지가 곤란하다는 사유로 병역 감면을 신청, 결국 군면제 됐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생계유지 곤란'이라는 내용이다. 과연 얼마나 생계가 곤란하면 병역 감면을 받을 수 있을까. 


2011년 병무청 발표에 따르면  '생계곤란 병역감면'을 받기 위해서는 4인가족 월 수입 143만9413원 이하여야 한다. 또 2012년 변경된 내용으로는 가족의 재산액 기준이 4990만원으로, 월 수입액 1인 가구 기준은 55만 3354원 이하여야 병역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여기서 1인 가구 기준 월 수입이라는 것은 가족의 1년간 총 수입을 합한 금액을 월과 가족수로 나눈 금액이다.  또 재산의 기준은 병역감면에 해당하는 그 가족의 재산으로 하고 가족의 구성원 또는 질병이나 장애 정도에 따라 30%에서 100%까지 가산적용을 받을 수 있다. 여기서 가족의 범위는 부모, 배우자, 직계비속 및 미혼의 형제자매로 하며 생모, 부모의 직계존속, 배우자의 직계존속, 기혼의 형제자매나 그의 배우자 또는 직계비속 등 사실상 생계를 같이하는 사람을 포함한다. 


그런데 김무열은 입영을 연기했던 기간동안 높은 수익을 올렸다. 2007년에는 5296만원, 2008년 1억 214만원, 2009년 1억 4607만원 등 억대 연봉을 올린 셈이다. 월 수입액 1인 가구 기준인 55만 3354만원 이하로 되려면 김무열의 가족이 엄청나게 많아야 했다.


이에 대해 김무열의 소속사 프레인 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위 내용을 인정하면서도 불가피했던 상황들을 나열했다.


그 내용은 이렇다.


1. 2002년 아버지가 뇌출혈로 쓰러지신 이후 발작 등의 증세가 있어 지속적인 병원 출입, 이로 인한 병원비 등의 지출로 인해 실질적인 가장 역할 

2. 또한 2008년 아버지의 암 선고 이후 어머니 혼자 간호가 힘들었던 상황에서 병원비 지출 외에 생계를 위한 빚 발생

3. 사실적인 가장역할로 생계유지를 위한 활동이 필요한 상황에서 가족중 1인인 동생이 군대를 지원했고 사실상 유일한 수입원인 김무열은 동생 제대 전에 군대를 갈 수 없었던 상황.

4. 김무열과 어머니의 수익이 비정기적으로 발생하고는 있었으나, 아버지의 병원비 등으로 인한 빚이 있어 이를 청산하기 위해 먼저 지출됨.

5. 하여 김무열과 어머니는 아침, 저녁으로 아르바이트 등으로 지속적인 생계 유지를 위한 활동 진행  


프레인의 설명대로라면, 2007년~2009년 김무열 수익 대부분이 아버지 병원비로 진 빚을 청산하기 위해 지출되었고, 때문에 사실상 김무열의 수익은 없었으며, 도리어 생계 유지를 위해 김무열과 어머니가 아르바이트를 해야 할 상황이었다는 것이다.


결국 현재의 상황을 명쾌하게 답해줄 곳은 병무청이다. 1인 월 수입액의 기준이 빚 청산 후 금액인지, 빚 청산 전 금액인지가 우선 따져야 하는 셈이다. 물론 김무열 역시 비난은 받아야 한다. 특히 병역을 수행하지 않기 위해 응시도 하지 않는 공무원 채용시험을 이용했다거나 하는 것은 아무리 불가피한 상황이라 할지라도 수긍하기 힘든 태도다. 


- 아해소리 -



2009/01/29 - [영화·책 끄적이기] - 돈에 대한 이중성, 그리고 씁쓸함…영화 '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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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을 몰라도 재미있게 볼 수 있습니다"라고 영화 제작발표회장에서 장담한 주연배우들의 말은 허언이 아니었다.

주식이라는 소재를 처음으로 다루며 베일을 벗은 영화 '작전'은 긴박감있는 스토리와 현실감 있는 대사들, 그리고 주연 배우들의 캐릭터있는 연기로 2009년 한국영화를 산뜻하게 출발케 했다. 일면 한국 영화의 부진을 씻어줄 호재로까지 생각할 수 있을 정도다.

억울한 일이 생기면 잠도 못 자는 성격의 소유자 강현수(박용하)는 비싼 수업료를 치르고 혼자서 주식을 연마해 프로개미가 된다. 작전주 하나를 추격해 한 번에 수천 만원을 손에 쥐었지만, 그 작전을 진행하고 있던 조폭 황종구(박희순)를 물 먹인 대가로 600억 규모의 작전에 울며 겨자 먹기로 가담하게 된다. 여기에 작전에 참여한 몰락한 재벌 2세인 박창주 사장(조덕현)과 비자금 관리자로 냉철한 성격의 유서연(김민정), 이기적인 증권 브로커 조민형(김무열), 건들거리는 재미교포 브라이언 최(김준성)은 각각 돈에 대한 개인의 욕망이 어떻게 펼쳐질 수 있는지 뚜렷하게 보여준다.

영화가 갖는 매력은 '돈'이라는 현실성에 있다. 이때문에 "요즘 대학 졸업장 누가 쳐다보는 줄 알아" "계약직 파리목숨인 거 몰라서 그래? 어머니 칠순잔치를 김밥천국에서 할 순 없잖아" "아무리 발악을 해도 되는 놈만 되는 게 세상이야" "바닥인 줄 알고 사는 놈들 지하실 구경하게 될 겁니다" "누가 주식 사라고 등 떠밀었나. 주식은 전쟁이야"라는 '돈'에 관련된 대사들이 관객들에게 가감없이 전달된다. 관객들은 '주식' '작전'에 대해 전문가는 아니지만 누구나 '돈'이라는 존재는 알고 있기 때문에, 영화에 쉽게 몰입한다. 그리고 이런 관객들에게 영화는 '돈'과 '돈'을 쫓는 사람들에 대한 추한 양면성을 보여준다.

등장하는 인물들의 두뇌 싸움 역시 볼만하다. 말 그대로 적도 없고 아군도 없다. 내가 필요하면 아군이고, 필요없으면 적군이 된다. 영화가 진행되는 내내 다소 복잡해 보일 수 있는 이런 인물 구도는 '돈'에 대한 인간의 욕망이 어느 선을 따라 움직이냐를 파악하면 도리어 명쾌해진다. 그러나 그 명쾌함 속에는 씁쓸함마저 존재한다.

특히 고급 술집에서 박용하와 김무열 그리고 김준성이 술집 아가씨에게 2백만원을 갖는 조건으로 억지로 술을 먹이려하면서 김무열이 "난 술을 먹으라고 강요한 적이 없다. 자신이 원하지 않으면 먹지 않아도 된다"고 말하는 부분에서는 돈이 가진 힘보다는 돈이 가진 추잡함마저 느껴졌다. 돈이 모든 것을 말해주지는않지만, 영화에서는 그 돈이 모든 것을 다 말해준다고 느끼게 해준다. 사실 영화에서의 이러한 장면 하나하나는 자칫 보는 이로 하여금 엉뚱한 사고마저 일으킬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배우들의 열연은 확실히 영화를 탄탄하게 뒷받침해준다.

박희순의 연기는 세븐데이즈에 이어 역시 눈에 띄었다. 촬영 내내 애드리브를 구사해 영화의 재미와 완성도를 높힌 박희순은 주식에 관한 영화가 정적으로 흐를 뻔한 것을 일시에 차단시켰다. 사람들은 잔인한 성격의 박희순의 등장에 잔인함과 동시에, 인간의 모습을, 그리고 웃음을 지었다. 한 캐릭터가 팔색조같은 느낌을 한꺼번에 관객들에게 선사하기란 쉽지 않은 일인데 박희순은 그것을 해냈다.

김민정의 세련된 멋과 느낌, 그리고 박용하의 변화된 모습 역시 눈길을 끈다. 첫 영화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김무열의 연기는 도리어 박희순보다도 더 인간적이고 잔인한 느낌을 동시에 줬다. 같은 형식이라도 박희순은 영화를 속도 조절한다면 김무열은 쉬지 않고 달리는 모양새를 띄었다.

단지, 이 영화가 왜 '청소년 관람불가'인지는 이해하지 못하겠다.

- 아해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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