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영화의 전체적인 스토리나 장면은 사실 끔찍하지는 않다. 일각에서는 여자의 이빨을 뽑는 장면이나, 연장으로 사람의 머리를 내리치는 장면, 분쇄기에 사람을 살아있는 그대로를 갈아버리는 장면 등이 끔찍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것이 현실로 대입시킨다면 정말 끔찍하고 있어서는 안되는 장면이지만, 영화로 대치시키면 사실 그동안 더 끔찍한 국내외 영화때문인지 담담해지는 느낌마저 든다.

영화는 끔찍함은 다른 곳에 있다. 일차적으로 다가오는 것이 폐쇄적인 공포다. 현아 (전세홍 분)가 판곤 (문성근 분)에게 잡혀있던 지하실과 개장, 그리고 이 공간과 결합된 어둠은 사람들에게 그 자체로서 공포감을 불러일으킨다. 물론 이 역시도 일반적인 공포 영화에도 공식으로 쓰이기는 한다. 그러나 여기에 일상적인 공포라는 것이 더해지는 순간 장면마다 느껴지는 공포는 별개 아닌 것으로 변한다. 누구나 옆에서 볼 수 있는 사람이고, 도리어 어리숙해서 사람들로부터 무시당하는 사람. 공간 역시 흔히 우리가 맛있는 집을 찾아간 시골의 어느 한적한 식당인 듯한 현실성은 사람들로 하여금 집중하게 만든다.

영화가 끝나고 일부는 "끔찍하기만 했지 재미도 없다"라고 말하고 한편에서는 너무 현실적이라 (아마도 강호순 사건 영향도 컸으리라) 무서웠다고 말한다. 그러나 내가 제일 섬뜩함을 느낀 것은 살인 충동의 전달이다. 아버지가 어머니를 폭행한 모습을 보다못해 죽인 이후 살인을 저질른 문성근이나, 그 문성근을 잔인하게 처리한 후 또다른 살인귀로서의 변화를 예상케하는 추자현의 모습은 마치 과거 귀신 영화에서 영혼이 전달되는 느낌이 들게 한다.

영화 캐릭터에 대해 조금 이야기하자면 확실히 문성근은 공포감을 조성케하는 연기를 한다. 현재 SBS 드라마에서 왕의 역할은 문성근에게 어울리지 않는다. 그가 웃으면서 던지는 말은 그가 연장을 들고 사람을 죽이려고 달려드는 모습보다 더 살벌한 느낌을 준다. 그에 비해 추자현은 아쉽다. 극의 중요한 역할임에도 불구하고 비중이 너무 작다. 그녀가 연기력을 제대로 펼칠 여지가 부족했다. 전세홍의 연기는 신인치고는 나름 신선했다. 일각에서는 그같은 노출과 폭행 수위를 감당할 수 있는 여배우가 없는 상황에서 전세홍의 결단은 대단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꼭 봐야할 영화는 아니지만, 봐도 그다지 후회하지는 않을 듯 싶다. 문제는 일상의 공포를 느끼는 것이 오래가는 사람들은 가급적 사양하시길.

- 아해소리 -

ps. 영화를 보고 난 후에 이런 생각이 들었다. 사람이든 세상이든 분노를 쌓아놓지 마라. 일단 털어놓아라. 그게 쌓이고쌓이면 부정적으로 폭발하고 그것이 자칫 잘못된 방향으로 갈 수 있기 때문이다.

728x90
728x90
반응형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일산에서 발생한 어린이 납치 미수 및 폭행 사건을 보고 일차적으로 생각난 것이 어린 내 조카다. 3년 전인가 놀러가서 아주 잠깐 (약 5분정도) 시야에서 조카가 사라진 적이 있었다. 급하게 찾다가 다른 곳에서 초등학생 여자애를 붙잡고 자기 삼촌 못봤냐고 우는 모습에 한숨이 크게 나와었다.

조카가 저런데 만일 내 아이가 없어졌다고 생각한다면 어떨까싶다. 평소 다른 사람에게 부탁 잘 못하는 내가 아이를 찾을 수 있는 일에 조금이라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이라면 협박도 하고 무릎도 끓어가면서 부탁을 할지도 모를 것이다. 그게 부모의 마음일 것이다.

그런데 경찰들은 너무 이것을 안이하게 처리했다. 당시 담당 경찰들이 모두 미혼이었나보다. 조카도 없었고 주변에 아이를 사랑하지 않았나보다. 단순 폭행이라니. CCTV를 일반인이 봐도 '단순한 폭행'은 아닌데, 그것을 아주 간단하게, 무슨 밤에 술취한 사람 두 명이서 한 대씩 때린 정도로 취급하다니 너무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전에 검색어에 일산경찰서가 올라서 나도 들어가보려했다. 로딩속도가 너무 느렸다. 그게 바로 넷심이고 민심이다. 이미 경찰에 대한 불만은 극에 달했다. 단순히 어린이 범죄에 대한 문제만은 아니다.

권력이 있는 이에게는 굽신대고 힘없는 사람들에게는 가차없이 법을 들이대는 그들의 모습에 질릴대로 질린 상태다. 그런데 자신들이 해야할 일도 제대로 못하다 못해 범죄를 키우고 있다. 언론에서 비판하면 그 때뿐이다.

그런데 이런 경찰의 모습이 경찰들도 보기 싫었나보다.

아는 몇몇 경찰들은 자신들도 이런 경찰의 모습이 싫단다. 제복 입은 모습이 부끄럽고 처자식 생계만 아니었다면 벌써 옷을 벗었다고 말한다. 자긍심 그런 거 이미 사라졌단다. 경찰 입장에서 범죄자 대할 때 "힘있는 놈들에게는 꼼짝도 못하는 놈이 힘없는 우리만 잡냐"는 말 들었을 때가 제일 비참하다고 말한다. 자신들도 뭐가 잘못되었는지 안다고 말한다. 경찰이 경찰을 싫어한다고 말한다.

누구에게도 사랑받을 수 없는 경찰. 사실 나도 경찰을 불신한다고 이미 말했었다. 이번에도 사실 사건을 해결못해서 불신하는 것이 아니다. 그 이후의 처신이 문제다. 범인 늦게 잡는다고 비판하는 것은 무리라고 보지만, 아예 잡을 마음이 없다거나 자신들 편의주의에 맞춰 움직이는 꼴은 도저히 못봐주겠다.

권력은 갖되 책임은 피하는 족속들은 검찰과 국회의원으로도 이미 질린 상태다. 제발 정신차리자.

- 아해소리 -

PS. 그런데 저 사진 속의 미친 놈은 도대체 뭐냐. CCTV 보고 하도 어이없어서 멍한 느낌마저 들었다.

728x90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