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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한 공연을 일방적으로 깍아내리려는 의도는 없지만, 지난 15일 잠실벌에서 보여준 두 공연은 분명 비교할 만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것과 동시에 어쩔 수 없이 '깍이는' 대상이 나올 수 밖에 없다고 판단되었다.

야구경기장과 주경기장에서 각각 개최된 ETP페스티벌과 SM TOWN공연은 '음악'에 대해 주최하는 측이 어떻게 접근할 경우 어떤 결과가 낳는지를 여실히 보여줬다. ETP는 '음악'을 추구했다. 음향 시설에 많은 초점을 두어 공연장을 찾은 관객들을 배려했다. 아티스트들이 나와 자신의 열정을 쏟아붓고 있는데, 그 열정이 전달되지 않는다면 그것은 앞뒤가 안 맞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 결과 관객들은 스스로 즐기기 시작했다. 어떤 음악이 나오든, 어떤 아티스트가 나오든 관객들은 몸을 흔들었고, 눈을 감고 음악을 들었다.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볼 것없이 자신이 음악의 한 가운데 서있게끔 했다. '쾅쾅' 울려대는 강력한 사운드와 아티스트의 열정은 그대로 '즐기는' 관객에게 전달되었다.

그 덕에 뒤쪽 자리에 위치한 관객들은 아티스트들의 음악을 귀로 들으면서 몸은 자유롭게 움직였고 시선은 아티스트들과 함께, 혹은 스스스로 즐기고 있는 스탠딩 관객들에게 돌아가고 있었다. 아티스트들과 아티스트들의 음악을 '나'를 위해 활용하고 있는 모습이 자유로워보였기 때문이다.

100여m남짓 지나 개최된 SM TOWN 공연. '천상지희 더 그레이스' 선데이가 첫 포문을 열었지만, 들리지조차 않았다. 아해소리가 잠시 위치했던 자리가 제법 무대와 멀지 않았음을 고려하면 얼마나 음향에 투자하지 않았는지 알만하다. 결국 SM측이 이날 수 만명을 불러놓고 보여주고 싶었던 것은 '음악'이 아닌, 아이돌 그룹들의 '재롱잔치'였던 것이다. (한가지 아쉬운 것은 서태지로 인해 보아의 공연을 못봤던 부분이다. 그나마 SM에서 인정할 수 있는 가수인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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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 소속 아이돌그룹들의 팬들 입장에서는 이런 '재롱잔치'가 감사운 일일수도 있다. 그러나 무대에 선 이들은 엄연히 가수이고, 팬들 역시 그들이 노래를 부르는 가수이기에 팬클럽에 돈을 내고 가입을 하고 어렵게 버스를 대절해 지방에서부터 올라왔다. 그런데 '음악'을 안 들려주고 '재롱잔치'에만 만족토록 한 것은 한마디로 이들을 기만한 것이다. 전에 슈퍼주니어의 멤버 추가에 대해 이들은 '소비자 운동'형태로 반발해 보기 드물게 언론의 칭찬을 받았다. 그런데 그들이 결국 그 반발의 결과가 '음악'을 소화해내는 '가수'를 지켜내는 것이 아닌, 소속사에 의해 철저하게 꾸며진 유치원 수준의 재롱잔치 연습생이라면 그 반발 역시 헛된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날 SM측도 사실 서태지쪽을 의식했다는 인상을 강하게 줬다. 모든 SM소속 가수들이 다 나옴에도 유독 보아만 2부에 배치해 서태지 등장 시간과 비슷했다는 점이나, 공연을 언론에 잘 오픈하지 않았떤 전례에 비춰볼 때, 많은 기자들에게 현장을 공개한 것이 의외로 받아들여지기까지 했다.

"가수는 노래를 해야 한다"는 수많은 선배 가수들의 지속적인 지적과 동시에 그러한 가수들의 노래를 제대로 전달해 주는 시설과 고민을 SM은 했어야 했다. 그들 팬들이 SM의 돈줄을 대주는 '봉'이거나 오로지 아이돌그룹을 띄우기 위한 들러리가 아니기 때문이다.

ETP 페스티벌쪽에 들렸는지는 모르겠지만, 주경기장으로 발길을 향하던 SM 김영민 대표가 '우리 가수들을 오랜만에 보여주자'가 아니라 '팬들에게 제대로 음악을 들려주고 즐기게 하자'는 ETP쪽의 느낌을 가졌다면, 공연이 달라지지 않았을까 싶다.

- 아해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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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아의 새 앨범에 대한 헤드라인이 자극적이다
 
"보아, 남성우월주의를 거부한다"
 
정말 가부장적인 아버지 밑에서 자라서 그런지 남성우월주의라 칭해지는 행동을 수없이 많이 봐왔다. (물론 지금은 어머니가 아버지보다 집안에서 우월한 위치를 점하고 계신다.--;;)
 
초,중,고,대학을 남녀공학만 줄기차게 다니면서 느낀 것은 대한민국에서 남성우월주의는 사라지고 있고 도리어 여성중심주의 (우월주의가 아닌)가 점점 확산되어 가는 기분이다. 그렇다고 이것이 나쁘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다. 단지 여성중심주의에 대한 이야기는 없는데, 너무 남성우월주위에 대한 이야기만 판을 치고있는 것이 못내 섭섭하다는 것이다.
 
가끔 기사나 여타 카페 혹은 블로그를 통한 글을 볼때 "한국은 유교사상으로 인해 남성우월주위가 뿌리박혔다" "다른 나라 남자들은 그러지 않는데 한국남자들은 이해가 안간다" "한국 남자들은 여자들을 너무 무시한다" 등등의 글을 쉽게 볼 수 있다. 그러면서 '여성'으로 성공한 이들의 이야기를 쓰면서 "남성중심사회에서 꿋꿋이 일어선 여자'들의 현란한 영웅담을 늘어놓는다.
(일본의 오선화씨가 한국 남자들을 바람기와 폭력 등의 대표적 인류상으로 지정한 것을 보면서, 왠지 한국 남자들이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일까.)
 
과연 그럴까.
 
어차피 세상을 하나의 카테고리안에 넣으려는 성향은 무시못한다. "전라도 남자는 이렇다" "서울 남자는 이렇다" "어디대 출신은 이렇다" 등은 크게 특징짓는 태도는 이미 여러번 비판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언론과 기타 호사가들에게는 아직까지 선호한다. 그리고 그러한 특징짓기놀이는 "난 아닌데"라는 사람들까지도 묶어버린다. 개인이 반항해야 소용없다. 어차피 낙인찍힌 몸인 것을.
 
내가 여성중심주의로 흘러간다고 보는 것도 아마도 잘못된 판단일지 모른다. 내가 친분을 쌓고있는 주위 여성들, 언론을 통해 듣는 여성 영웅담들 등이 겨우 내가 접한 정보이기 때문이다. 아마 여성중심주의는 옛부터 있었을 것이다. 인류이래 계속 존재했을런지 모른다. 그러나 몇가지  남자들에게 유리한 법과 여성의 위협으로부터 자신을 지켜야 한다는 남성들의 유전자가 적절히 이를 무시했기 때문에 '여성중심주의'는 없다고 무의식적으로 생각한 것일런지 모른다.
 
남성은 절대 우월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열등하지도 않는다. 여성도 절대 열등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우월하지도 않는다. 성에 따른 우월감을 이제 그만 따졌으면 한다. 한 개인에게 (남자든 여자든) 우월감 혹은 열등감을 느낀 것은 그 개인의 특성일 뿐이다. 그것은 남성 여성으로 나눈다면.......스스로 피곤하지 않을까?

-아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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