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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노무현대통령의 국민과의 인터넷 대화에서 이준기를 봤다. 특별패널로 초청되었다고 한다.


이준기가 물었다. "영화계는 미국에 대한 굴복이 아니냐는 불만이 있다. 대통령님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듣고싶다" 이게 끝이였다. 이후에는 노대통령의 페이스에 끌려다니다 끝났다.


물론 이날 대화가 스크린쿼터제에 대해서만 하는 토론이 아니였기에 더이상의 진전은 어려웠을 것이다. 그러나 영화계가 선택한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내내 이준기가 왜 나갔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머리속에 맴돌았다.


개인적으로 스크린쿼터제 축소를 반대하는 영화인들의 행동에 대해서는 좋게 보지 않는다.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들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준기가 스크린쿼터에 대해 행정부 수장인 대통령과 맞짱을 뜨는 것은 어이없었고, 드디어 영화계가 축소에 대해 순순히 받아들이는 쪽으로 선회했구나라는 생각까지 했다.


생각해보자. 노대통령이 누군가. 2003년 검사들과 대화에서 그들을 가지고 논 사람이다. 물론 대통령과 검사라는 직위의 차이가 있긴 했지만, 당시 분위기는 "더이상 몰려 죽을 수 없다"라는 검사들의 비장감이 언론 곳곳에서 풍겨나올 때였다. 그런데도 밀리다 못해 나중에는 "법을 집행하는 우리 나라 검사들이 저 모양이니 앞으로 범법행위에 대해 제대로 처리할 수 있을까"라는 말까지 나와었다.


이준기는 누군가. 전에 발레교습소 등에 나왔다고는 하지만 최근 '왕의 남자'로 뜬 신예다. 이게 끝이다. 더이상 없다. 그런데 스크린쿼터를 이야기하러 나왔다.


비록 5분이라는 시간밖에 못 얻었고, 대통령이 이중 2분을 영화가 어떻다느니 하다가 소모해버렸다. 이런 시간적 제약으로 누가 나갔어도 진지한 토론이 힘들었다는 사실은 인정한다.


그러나 적어도 "한국영화에 자신 없느냐"라는 질문에 "자신있습니다"가 아니라 "영화에 대한 자신감이 문제가 아니라...."로 시작해 최대한 영화계의 목소리를 알릴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뭔가 스크린쿼터에 대해 일순 진지한(부동산이나 총리제 논의와 같은) 대화를 기대했지만 여지없이 무너진 것이다.


이유는 그 자리에 나온 이준기라는 배우의 무게감 (인기도가 아니다)은 그 어떤 말을 하더라도 먹히지 않는 분위기였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영화계쪽에서는 얼굴마담으로 (어떻게 보면 영화계는 이준기가 나가는 것을 말렸었야 했다. 스크린쿼터 문제가 일순간에 가벼워졌으니 말이다) 청와대쪽에서는 '스크린쿼터제 논란은 공개적으로 끝낼수 있다'라는 갖고놀기식으로 이준기를 선택한 꼴이 되어버린것이다.


한 국가 수장의 발언 하나하나는 정책에 영향을 미친다. 그리고 긍정이든 부정이든 사람들의 의식속에 파고든다. 때문에 대통령은 이미 계산된 발언 뿐 아니라, 이미 다양한 각도로 밑에 사람들이 분석한 자료를 읽고 또 읽어 사회문제에 대해  체화된 상태다.(이후 결정되는 정책과는 별개로말이다) 그에 맞짱을 뜨려면 그 분야에서 고수는 아니더라도 중수는 나가야 토론은 아니더라도 대화라도 해본다. 하수라면 상대가 가볍게 놀아주는 정도밖에 안된다.


23일 '왕의 남자' 공길은 연산군의 광대에서 노무현대통령의 광대로 자리를 옮긴 듯 했다. 대신들을 처단하기 위해 빌미를 준 공길이 이번엔 스크린쿼터제 축소를 반대하는 영화계의 입을 틀어막는 빌미를 준 것 같다.

-아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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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의 남자'. 마치 안 보면 이상한 사람되기 딱 좋은 분위기다. 더불어 연극 '이'까지 보면 매니아 취급받으며 뭔가 아는 사람처럼 대접받는다. 굉장히 보기 좋은 상황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런 영화는 계속 만들어져야 하고, 이런 분위기는 계속 만들어져야 한다. 왜?


마파도가 만들어지고 홍보적 성격으로 TV프로그램 이곳저곳에서 한창 띄워줄때 김수미씨가 이런 말을 했다.


"마파도는 1천만 관객이 봐야한다. 스타 한명 없이 이런 쭈글탱이 할망구들이 나오는 영화가 성공해야 앞으로 다양한 영화를 관객들에게 보여줄 수 있다" (기억을 더듬다보니 조금 틀릴 수도 있으나 의미 등은 정확히 기재했음.^^)


난 이 이야기를 봤을 때 박수를 쳤다. 맞는 말이다. 스토리 탄탄하고, 배우들 연기 탄탄하고 대중과 공감되는 영화가 많이 만들어져야 하고, 그 안에 스타는 없어야 한다. 배우만이 존재해야 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영화가 성공해 대중들이 인정하는 스타가 만들어져야 한다. 스타 한 두명에 기대서 돈 쏟아부으며 만들어지는 영화는 그만두어야 한다. 영화속에서는 오로지 배우로써, 영화속 인물로 대중에게 다가가야 한다. 그런데 스크린속에서 그들은 스타로서  군림한채 다가온다.


'왕의 남자'를 개봉 첫날 보고 마음속 깊이 박수를 쳤다. (소심해서 극장안에서 혼자 박수 칠 용기가 없다 --) 내가 잘못 느꼈는지 모르지만, 그 안에는 배우들이 있었고 (정말 그들은 광대였다) 별(스타)에게서 나는 빛이 주조연할꺼 없이 골고루 뿌려졌기 때문이다. 비록 지금은 다른 사람보다도 이준기라는 신인배우가 급상승하지만, 그것이야 젊은 층의 네티즌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것이고, 정진영, 감우성, 유해진, 장항선 그들 모두에게 빛이 났다. (그렇다고 성공 예감을 느낀 것은 아니였다)


'왕의 남자'와 같은 영화는 계속 만들어져야 한다. 스타에 의해 움직여지는 영화가 아닌 스타를 만들어내는 영화말이다.

-아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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