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병헌과 한효주, 송혜교를 광고계는 물론 영화, 방송계에서도 퇴출시키자는 서명운동이 벌어지고 있고, 게시판에서 이를 두고 갑론을박이 펼쳐지고 있다. 이 논의가 과연 제대로 이뤄지고 있다고 볼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충동적이고 극단적인 현상일 뿐이다.
법적으로 도덕적으로 더 완벽해야 하는 정치인들과 고위공직자들에게는 너그러운 이들이, 비판하기 만만한 연예인에게 감정 소모만 하고 있는 셈이다. 거짓 공약이나 허언을 하고도 잘 살고 있는 이들에게는 고개를 돌리면서도, 사과하고 자숙하겠다는 이들에게는 ‘퇴출’ 운운하며 비난의 화살을 멈추지 않는다.
협박을 받은 피해자지만, 부적절한 행동으로 빌미를 제공한 이병헌이나, 본인은 몰랐다고 주장하지만, 어찌되었든 탈세를 한 송혜교를 두둔코자 하는 것이다. 법적으로, 도덕적으로 책임져야 할 것은 책임지고, 비판받아야 하는 것은 비판 받아야 한다. 일정 기간 자숙도 필요하고, 그에 따른 본인들의 손실도 감내해야 한다. (개인적으로 이병헌이 법적으로 비난받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처신을 잘못한 것은 분면 욕 좀 먹어야 된다고 생각)
그러나 사회적 기준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들에게 ‘퇴출’ 운운하는 것은 온당치 못하다. 이런 ‘충동적 기준’에 따른다면, 현재 연예계 전반에 걸쳐 과거 범죄 사실과 부도덕한 사례 모두를 끄집어 내야하고, 대대적이고 전면적인 퇴출 운동을 감행해야 한다.
네티즌들의 ‘퇴출’ 운운에도 이들이 출연한 작품이나 여러 프로모션 담당자들이 주저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이다. ‘퇴출’을 주장하는 이들의 ‘감정’은 이해하지만, 현실적으로 (상품성 하락 등에 관해) 공감을 불러일으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광고 관계자들 역시 일시적으로는 모델 섭외에 주저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결국 이런 퇴출 운운하는 내용들이 매출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 그것으로 끝이다.
조금이라도 논란이 있었던 연예인들, 강호동, 전지현, 김수현, 이승철, 백지영 등도 모두 끄집어낼 수 있을까. 현실적이지 않은 일에 에너지 소모 말자. 아니면 퇴출 운운하면서 제시한 이들이 제대로 오프라인으로 나오든지 말이다.
- 아해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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