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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은 알지 못하는 자신의 과거 잘못을 알고나면 행복해질까? 아니면 스스로 비참해 하며 절망에 빠질까?

국립극장 별오름극장에서 공연되고 있는 연극 ‘사고 그래도 가능한 이야기’는 이러한 질문에 대해 유쾌하지만 애매한 대답을 내놓는다.


세계적인 명작가 프리드리히 뒤렌마트의 ‘사고’를 번역해 국내 초연되고 있는 ‘사고 그래도 가능한 이야기’는 유쾌한 비극의 이야기를 그리지만, 이해하기 힘든 결과로 관객들을 초대한다.


작은 회사의 상무이자 판매총책인 오태진은 어느 날 지방 출장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던 중 차가 고장이 나서 한 민박집에 묻게 된다. 그곳서 오태진은 전직 사형집행관과 현직 판사, 검사, 변호사를 만나게 된다. 그리고 그곳서 법정놀이 게임을 하게 된다. 죄가 없다고 처음에 주장하던 오태진은 희한한 법정놀이 게임에 빠지면서 스스로의 양심의 잣대로 과거를 돌아보게 된다. 이 법정에서는 사회규범이나 법률 관습은 없다. 오로지 자신의 죄에 대해 스스로 판단하게끔 만든다. 그리고 이 놀이에서 자신의 과거 잘못에 대해 알게된 오태진은 이런 자신의 모습에 행복해하며 스스로 자신에게 사형을 구형하게 된다. 그러면서 연극은 원작자의 말대로 극을 마무리한다.


“이야기는 최악의 순간으로 접어들기 전까지 끝난 것이 아니다”


연극 ‘사고 그래도 가능한 이야기’는 런닝타임 내내 관객들에게 희한하면서도 공감되는 논리로 생각하게끔 만든다. 정신없이 오태진을 추궁하는 검사는 우리가 흔히 재판장에서 볼 수 있는 그런 모습이 아니다. 오태진에게 친구처럼 다가가면서 증거가 아닌 오태진의 발언을 기반으로 마치 현장에 있었던 것처럼 오태진을 궁지에 몰아넣는다. 난감해 하는 오태진의 변호사도 설정은 ‘변호’이지만, 궁극적으로 오태진의 과거를 끌어내고 죄를 인정하게끔 만든다. 민박집 여성인 고소연도 이런 설정에 한몫하게 된다. 술과 음악 그리고 조금은 정신없는 공격·질문성 발언들이 극장을 발랄하게 만든다. 그리고 ‘사고 그래도 가능한 이야기’는 이미 정해진 결말로 향한다. 그리고 관객들로 하여금 충분히 그 결말을 예상하게 만든다.


극의 유쾌함에서 ‘어?’라는 의문점을 찍게 되는 것이 여기부터다. 극이 끝나기 직전의 상황. 그 상황을 충분히 예상한 관객들. 그러나 예상도 하고 배우들은 그 예상에 맞게 충분히 결론을 맺어주었지만 관객들은 고개를 갸우뚱하게 된다.


스토리상으로 따지자면 스스로의 양심에 따라 판단하며 행복을 느꼈던 오태진이 마지막 택한 그 엉뚱한 행동에 과연 어떤 의미를 관객들이 부여해야 하는지 접근하기 어려웠고, 극 흐름으로 따지자면 너무 급하게 결말을 이끌려 하다보니 오태진의 감정변화가 충분히 전달되기 어려웠다.


국내 초연이고 짧은 기간 동안 충분한 수정을 거치지 않고 공연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지만, 유쾌한 전체 흐름과 달리 결론에서 갸우뚱해진 관객들의 고개를 다시 정위치로 세우려면 좀더 세밀한 후반부 보완이 필요하다고 여겨진다.


용선중이 연출하고 강경덕 인성호 이승준 이승구 이정현 김진모 원인재 김환준이 출연한다.

- 아해소리 -

ps.  '사고'는 괜찮은 연극이다. 단 상대가 너무 강했다. 처음 극이 올라간 날 뮤지컬 캣츠가 바로 옆 공연장에서 올랐다. '사고'의 출연배우는 이렇게 전한다.

"첫 날은 저희가 많았는데, 둘째날부터는 저희 쪽 주차장까지 캣츠 관객으로 차더군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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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시작 시간 10여분이 지나도록 뮤지컬이 시작 못하는 이유가 계속해서 들어오는 관객들 때문이라면 그 누구를 탓하기도 어렵다. 누군가의 소개 때문이든, 어느 프리뷰 기사를 읽고 왔든 공연에 대한 기대감을 주위 사람 신경 쓰지 않고 말하는 모습이 시끄럽다고 느껴지지 않는 이유도 그들과 똑같은 기대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뮤지컬 <영웅> vs 영화 <영웅>, 어떤 차이가 있고, 어떻게 봐야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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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마이걸

 

1130일부터 대학로 사다리 아트센터에서 공연되는 뮤지컬 <마이걸> 공연장 모습이다. 여타 대학로 소극장에 비해서 크다고 느껴지는 그 공연장이 더 들어올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가득차 공연 전에 이미 열기를 느끼기 시작했다.

 

불이 꺼지고 세 명의 남자 배우가 한껏 흥을 돋우려고 노래와 춤을 선보이자, 부산했던 관객들은 그제서야 공연에 몰입하기 시작했다.

 

 

뮤지컬 <마이걸>은 결혼을 준비하는 남녀의 사랑 이야기와 아내의 죽음을 자신의 탓이라고 생각하며 딸과의 어색한 관계 속에서 살아가는, 그러면서 암을 숨기며 딸의 결혼식을 준비해가는 아버지의 사랑이 극의 주된 흐름이다. 여기에 절친한 친구를 떠나보내는 눈물 겨운 우정까지 보태진다.

 

사실 내용 자체가 신선한 것은 아니다. 부녀간의 갈등이 아버지의 병으로 인해 해결되는 모습, 매일 다투면서도 오랫동안 알고 지냈기에 서로에 대해 눈물을 흘릴 수 있는 친구와의 우정 등은 이미 여타 드라마나 연극을 통해서 관객들에게 익숙해진 내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뮤지컬 마이걸이 관객들의 끊임없는 박수와 호응을 얻는 이유는 웃음과 눈물의 적절한 배치, 그리고 배우들의 열연과 기억에 남을 만한 음악 등을 꼽을 수 있다. 웃음과 눈물의 조화는 이미 연출을 맡은 김태린이 <해피투게더>나 <미라클>에서 충분히 검증해 보였고, 맹상열 등도 대학로 소극장에서 관객들로 하여금 박수를 자연스럽게 이끌어 냈던 배우들이라는 점에서 믿을만한 부분이다.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뮤지컬 요소만 빼면 꽤 괜찮은 영화.

이미 <위대한 쇼맨> 등 해외 뮤지컬 영화에 익숙한 한국 관객들에게 한국말로 진행되는 뮤지컬 영화는 어떻게 보여질까. 아니 어떻게 만들어질까 궁금했다. 뒤늦게 본 뮤지컬 영화 는 ‘국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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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무엇보다도 공연 내용이 우리의 이야기를 그렸다는 점이 관객들을 동화시키는 주된 요인이 아닐까 싶다.

 

관객 후기를 보면 대부분 공연을 보고 아버지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고 말한다. 공연 자체를 연인끼리 혹은 친구끼리 보러간다는 후기보다는 아버지와 다시 한번 보고싶다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한때는 집안의 중심이였지만 점점 가장자리로 밀려나는, 그러면서도 자식을 위해 뭐든 해야 된다는 생각에 늘 사로잡혀 있는 평범한 아버지들의 이야기가 뮤지컬 안에 녹아서 관객들에게 내 이야기라는 공감대를 형성한 것이다.

 

한편으로 공연을 보면서 위태위태하다고 느낀 것은 배우들의 비중이다. 5명이 모두 주연일 수 있는 소극장 뮤지컬 특성상 주·조연을 따지는 것이 도리어 어색한 일일지 모르지만, 뮤지컬 <마이걸>은 극중 중심으로 이루는 우진과 딸 서연보다는 아버지와 학수가 흐름을 비중있게 이끌어 가다 못해 후반부서는 극의 무게가 한쪽으로 기운 느낌마저 들었다.

 

게다가 이정현씨의 경우 지난번 삼일로 창고극장에서 주연했던 <결혼>과는 달리 대사 처리가 불안했다. 전달력이 떨어졌다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노래는 도리어 여타 배우들을 압도하는 면을 보였다. 학수역을 맡은 맹상열씨는 여전히 조연 아닌 조연을 맡았다. 조연이면서 배역을 조절하는 역할은 해피투게더와 미라클과 마찬가지로 천상 그가 맡아야 할 부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의도했던 바가 아니라면 아버지와 친구가 춤을 추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친구의 죽음에 대해 애통해하는 학수의 모습에서 눈물을 흘렸다는 내용의 많은 후기는 뮤지컬이 롱런하기 위해 참고해야 될 부분일 것이다.

 

-아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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