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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22일 기자간담회에서 재협상을 요구한느 것이 좌파운동권에서 이야기하는 용어투쟁이라며 재협상에 준한느 추가협상을 했음에도 '재협상' 용어에 집착해 선동하는 것은 쇠고기 하나로 이명박 정권을 뒤집어 보겠다는 진보세력과 일부 운동권의 책동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기자들에게 쇠고기 문제에 대해서는 이제 많이 이야기 했으니 그만하자며 언론에서 잘 써주면 월요일부터 여론이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돌아설 것이라고 주문했다.

홍대표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여당과 정부측의 태도에 '혹시나'했는데 '역시나'로 끝난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통령과 여권수뇌부의 사고는 바뀌지 않았는데, 수석 몇몇 바뀌고 마치 국민의 여론을 수렴했다는 듯한 태도를 보이는 것이나, 촛불을 든 시민들의 지구력이 떨어져 결국은 수백명, 수십명으로 줄어들고 향후 올림픽이나 국가 이슈로 인해 현재 정국에 대한 이슈들이 가라앉기를 바라는 마음이 그대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국가적으로 중요한 문제는 수천번 수만번 거론해서 제대로 잡아야 된다. 홍대표 말대로 많이 거론되었다고 그만할 문제가 아니라, 더 이야기해야 한다는 것이다. 더 중요한 문제가 많다고 말할 수도 있다. 그러나 국민은 지금 현 시점에서는 '미국산 쇠고기'가 제일 중요해서 길거리에서 밤새 잠못자고 촛불을 들고 청와대를 향해 소리를 외치는 것이다.

아무래도 정부와 여당은 아직도 국민들과 소통할 생각이 없는 모양이다. 그냥 그들의 소리가 듣기 귀찮은 모양이다. 그리고 그 목소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이 귀찮은 모양이고, 도리어 아예 잘 써서 여론이나 돌려달라고 부탁이나 하고 싶은 모양이다.

촛불은 끌 수 있는 방법은 대통령이 국민과 대화를 해야하는 것인데, 언제까지 늘 자기 말만 하는 대국민담화나 할 지 모르겠다. 이명박이 그러니 그 밑도 아직 제대로 상황 파악 못하고 있는 듯 싶다.

- 아해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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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글과 보고, 말을 듣고 마음을 움직인다. 그리고 그 마음은 곧 행동으로 나타나게 마련이다. 또 시대가 어지러우면 별 거 아닌 것 가지고 의혹의 눈길을 보내기도 하고, 불신하게 된다.

네이버가 17일 메인에 뉴스를 배치하는 것을 보고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네이버가 주요 뉴스를 배치하는 메인 상단 5개 뉴스 중에 눈에 먼저 가는 것이 "'촛불 꺼질라' 대책회의 고심"이라는 뉴스다. 뉴스 제목을 출처인 연합뉴스가 달았고, 클릭스 뉴스페이지로 바로 넘어가는 것이 아닌 '핫이슈'로 넘어가지만 그 제목을 전면에 내세운 것 자체에 심정적인 거부감이 일었다.

저 제목에서 이어지는 생각은 바로 "그래 사람들이 지쳐가는군"이라는 제 3자의 형태로 모두가 돌아설 수 있다는 것이다. 사람들이 적극적 참여자로 변하는 것은 여론에 자신이 중심에 서있다고 느꼈을 때이고, 그 안에서 '거대함'이라는 느낌으로 다가오는 '국민 권력'을 보았을 때이다. 그런데 집회가 소수만 참여하는 '특정 세력화'하는 순간 사람들은 제 3자로 변하고 만다. 그런데 그 제 3자로의 변화가 현장에서의 소식, 특히 뉴스를 통해서이다. 하루 수억의 페이지뷰를 자랑하는 네이버를 통해 사람들은 사실이든 아니든 '촛불이 식어간다'는 현상을 그냥 받아들이게 되는 것이다.

다음으로 가보자.

메인에서는 물론 주요 뉴스에서도 이 뉴스는 찾아볼 수 없다. (혹 제가 못찾는 것일 수도 있으니 찾으신 분은 캡쳐를~)

대신 주요뉴스에는 이문열이 "촛불 장난 오래하면 데일 것"이라는 발언을 한 것과 조갑제와 이문열이 보수단체 총궐기에 앞장서는 것이 아니냐는 뉴스를 올렸다. 역시 이 두 뉴스는 네이버 주요 배치에서 찾아볼 수 없다. 이 편집방식이 맞다는 것은 아니다. 단지 네이버와 극명한 색깔 차이를 분명히 보여주고 있음을 알려주는 것이다.

촛불이 꺼지길 바라는 네이버와 다시 타오르기 바라는 다음의 승부는 '촛불집회'가 가져온 또다른 볼꺼리일 수도 있을 것이다.

- 아해소리 -

ps. 분명 네이버의 뉴스배치에서 '촛불이 꺼지고 있다'는 현상을 알려주고 싶은 마음보다는 '촛불이 꺼져야 한다'가 느껴지는 것은 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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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방송을 운영하는 나우콤이 16일 법원이 나우콤 등 5개 업체 대표이사에게 영장을 발부한 사실에 대해 '검찰권을 남용한 과잉수사'라고 반발했다.

나우콤측은 법원이 나우콤 문용식 대표 등 5개 업체 대표에게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부(부장 구본진)에서 영장을 발부한 사실을 공지하며 "그동안의 검찰조사 과정에서 나우콤은 타 업체와는 달리 저작권 침해를 조장하는 행위를 일체 하지 않았으며 저작권 보호를 위한 기술적 조치와 서비스 운영상의 최선의 조치를 취했음을 충분히 입증해 왔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우콤 문용식 대표이사를 구속한 것은 정치적 의도를 가진 과잉수사로 의심된다"고 밝혔다.

이어 나우콤측은 저작권 보호를 위한 기술적 보호조치를 취해 왔는지의 여부와 서비스업체가 불법을 적극적으로 조장했는지의 여부에 대한 근거 제시를 했으며, 서비스 운영상에서 불법을 조장하는 어떠한 조치 및 기능을 제공한 사실이 없다고 전했다.

나우콤측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우콤 문용식 대표를 구속한 것은 당사가 운영하는 아프리카에서 촛불집회가 생중계되고 이것이 시위 확산의 기폭제가 되는 것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며 "일례로 ‘소리바다1’의 경우는, 저작권자 요청을 받고도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고 불구속에 벌금형을 선고 받았는데, 저작권자의 요청에 충실히 응하고 최선의 기술적 조치를 취한 나우콤에 대해서 대표이사를 구속하는 것은 정치적인 숨은 의도가 있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법적인 문제를 떠나 '타이밍'이 절묘하네요. 물론 법원이나 검찰측에서는 "우리는 법대로 했다"고 말할 수 있지만, 나우콤 주장에 제대로 반박할지도 의문이지만, 이 시점에서 네티즌들을 또한번 적으로 돌릴 '타이밍'을 제대로 잡아냈다고 생각합니다.

법적인 공방을 떠나 '인식'의 공방은 또한번 네티즌들에게 '무기'를 쥐어준 셈이군요.

- 아해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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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저녁 촛불집회가 진행되는 서울 시청 옆 청계광장에서는 서경석 목사를 비롯한 목사 일부가 촛불집회 반대 입장을 표명하는 집회를 개최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촛불집회 참가자들과 일부 충돌이 일어나기도 했다.

어느 정도 정리집회가 진행되던 중 일부 목사들은 자신들을 향해 야유를 하던 시민들을 향해 마이크를 넘겨줬다. 이야기를 하자는 것이었다. 시민들은 촛불집회의 타당성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러나 그 과정 자체로만 보면 촛불집회 참여자들은 목사들에게 완패했다.

한 시민이 질문을 했고 이에 대해 한 목사가 답변을 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 목사가 말을 하는 중간중간 시민들은 "때려치워라" "잘못했다고만 말해라"라고만 외쳤다. 대통령에게 소통하라고 대화하자고 말하는 이들이 대통령과 똑같이 자신들의 말만하고 귀를 막고 있는 것이었다. 즉석에서 진보-보수 간의 대화가 진행될 수 있었지만 그것은 이뤄지지 않았다.

극심한 이분법에, 적 아니면 우리 편이라는 사고 방식을 가진 일부 시민들의 목소리에 목사들과 합리적인 대화를 해보자는 시민들의 목소리는 묻혀갔고, 촛불집회 비판자들에게 아주 적절한 '비난'의 빌미를 제공케했다.

비슷한 장면은 이어졌다. 동영상을 촬영하던 한 VJ가 시민들에게 자신이 MBC소속이라고 거짓말을 하다 들켰다. 시민들의 신분증 제시 요구에 VJ는 꾸물거렸고 결국 몰려든 시민들에 의해 추궁당하기 시작했다. 결국 자신이 SBS소속이라고 말하자 시민들의 공격은 더욱 거세졌다.

시민들이 기세가 강렬하자 한 지나가는 시민이 끼여들어 "차근차근 이야기하자"고 하자 해당 VJ를 추궁하던 시민들은 "같은 편이냐"라고만 물으며 이성을 잃은 듯한 발언을 쏟아냈다. 현장에서 MBC 관계자를 찾고 언론사 기자들을 찾고 난리가 났다. 일면 경찰 채증과 보수언론의 소속사 사칭 취재에 기가 질린 상황에서 벌어진 일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자세히 듣다보면 이성을 잃어 앞뒤 안가리는 시민들의 '광기'마저 느껴졌다.(물론 정확하게 소속을 밝히지 않은 그 VJ도 문제가 있다. MBC에 기대어 편하게 취재하려 했으니)

그 자리 지나가던 '아해'도 해당 VJ에게 정확한 소속과 사유를 물어봤다. (답답해서 끼어들었다) 해당 VJ 왈. "SBS 아침 방송인 모닝와이드를 촬영하는 외주사 소속이다. 현재 작가와 대표에게 전화하고 있는 중이다"

이 바닥 조금 아는 입장에서 이래저래해서 해당 VJ가 이런 입장이니 적절한 조치후 보내주자고 했다. 그랬더니 바로 돌아온 한 시민의 말.

"당신도 이 사람 아는 같은 편이냐"   --;;

주위를 둘러싼 일부 시민이 "이 사람은 해결해 주려고 나선 것 같다" "지나가던 사람인 것 같은데 이야기 좀 들어보자"고 말 안했으면 나도 같이 멱살 잡힐 뻔했다. 몇몇 목소리 높은 시민들때문에 서울시청으로 향하던 사람들이 혀를 차며 지나갔다. (목소리 높은 사람 중에 다음 시민 기자단이 있다는 사실도 조금 어이없었다. 그가 그 옷을 입고 있었다는 것은 참여가 아닌 기록을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성을 잃으면 진다. 이것은 인류가 생겨나고 전쟁, 싸움이라는 것이 생겨난 이후에 변하지 않는 '사실'이다. 그런데 시민들이 물론 일부라고 할 수 있지만 이들이 그와 똑같은 행동을 하고 있다. 문제는 그 '일부'다. 10만명 중 단 10명만 이성을 잃어도 전체로 '부각되어' 알려진다. 그게 사회고 사실이다. 우리 편 아니면 적이라는 논리로 촛불집회에 참여한다면 결국은 '적'의 개념에 서 있는 분명한 실체들만 득을 본다. '우리 편'이라는 표식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비폭력'에 대해서는 왈가왈부 논란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상황에 대해, 사람에 대해 정확히 판단하고 이성적인 끈을 놓지 않는 것은 왈가왈부할 일이 아니다.  그것은 직시해야 될 일이고, '무엇인가를 바꾸려고' 온 사람들이 입장에서는 지켜야할 일이다.


- 아해소리 -


PS. 그나저나 이명박은 언제까지 이런 상황을 즐길 것인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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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아직도 언론에 의해 국민들은 움직여진다. 각자 고된 삶의 현장에 있는 사람들이 그 현장 자체가 취재인 기자들을 보유한 언론사를 상대로 정보 경쟁에서 이길 수 없기 때문이다. 과거 몇몇 사회단체에서도 자신들이 이런 정보 채널을 보유해 기성언론들이 쏟아내는 잘못된 정보를 수정해 국민들에게 알리려했지만 역부족이었다. 그런데 국민들의 방법이 달라지고 있다.

굳이 언론사와 팩트경쟁을 하는 것이 아닌, 언론사끼리 제대로 팩트경쟁을 하도록 싸움을 붙히고 있다. 방송과 신문을 싸움붙히고, 경향-한겨레와 조중동을 싸움 붙힌다. 국민의 지지를 받는 쪽이 서열이 더 높은 것으로 인정받는다. 그러다보니 권력에 대한 취재력이 뛰어난 언론사라도 실제 국민들을 대상으로 한 취재현장에서는 제대로 힘을 못쓴다. 소속 매체를 가리고 현장에 나가거나 아예 둘러서 말하며 취재를 하기도 한다.

국민에게 인정받는 언론, 국민에게 비난받는 언론, 국민에게 무시당하는 언론으로 2008년 언론으로 재정의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또하나 재미있는 형태가 벌어진다. 전문가 집단, 공권력 집단 소속 구성원들의 변화이다. 과거에 그들은 자신들을 지키려고만 했다. 그때문에 이들에게 접근할 수 있는 존재들은 같은 계통이나 기자들뿐이다. 그런데 내부 구성원들이 잇따라 사회문제에 대한 '자기 고백'을 하기 시작하면서 개인들도 어느 정도 정보 접근을 하기 시작했다.

공무원이 쇠고기 협상이 잘못되었다고 말하고, 정부기관의 연구원이 한반도 운하의 잘못을 양심고백했다. 또 전경이 자신은 촛불집회를 막지못하겠다고 전출을 요구했다.

언론이 독점한 정보가 오픈되어 나오는 것이다. 도리어 언론은 오픈된 내용을 가지고 따라가기 급급하다. 국민이 언론을 바꾸고 있는 것이다.

- 아해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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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숫자는 중요치 않다" - 경찰 8만 운운하는 것을 보며 80년대가 다시 떠올랐다. 대책위도 마찬가지지만 사실 그날 현장에 있던 참석자 숫자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청와대를 향하는 대한민국 중심도로에 국민들이 쏟아져 나왔다는 그 자체로 의미를 지닌다. 그리고 숫자에 연연하고 싶다면 집에서 인터넷으로 생중계보면 '분노의 댓글'을 날리는 사람들까지 이제는 포함시켜 한다. (그러나 아무리 생각해도 그 인원은 20만 이상이다. 월드컵때와 비교되니 말이다)

2. "커피숍의 프레스센터화" - 주변 커피숍 등이 모두 기자들을 포함한 촛불시위를 인터넷에 올리려는 사람들의 전초기지가 됐다. 일단 충전이 가능해야 하는데, 이를 할 수 있는 곳이 그다지 많지 않기 때문에 결국 커피 한잔 마시며 정리할 수 있는 곳을 찾는 이들이 많았다. 특히 동아일보 앞의 모커피숍은 충전 가능한 사이드 자리에는 전부 기자들이 앉아서 마치 '촛불시위 프레스센터'를 방불케 했다.

3. "조선 동아의 굴욕" - 조선일보가 직원들이 시위대로부터 해를 입을까봐 조기 퇴근을 지시했다. 실제 이날 조선일보는 불을 끈채 있었다. 그러나 시위대는 그런 조선일보를 향해 여전히 비난의 목소리를 높혔고 결국 쓰레기를 조선일보 사옥 앞에 갖다놓는 등의 행동을 보였다. 물론 동아일보도 이러한 시위대의 분노를 벗어나지 못했다.

4. "조중동 마크를 지워라" - 조중동 기자들이 취재를 할 때 조중동임을 나타내는 스티커들을 떼내기 시작했다. 또한 변화된 것이 '촛불집회'가 아닌 일상적인 취재에서도 국민들이 조중동을 거부하고 나섰다. 중앙의 한 기자는 중앙일보 스티커만 보고도 중고생들이 거부감을 일으키는 말과 행동을 보인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날 현장에서는 경향, 한겨레 등은 기자들이 자사 마크가 찍힌 옷이나 가방을 들고 원활한 취재를 하는 모습과 대조적으로 여타 언론들의 취재는 보기 힘들었다.

5. "예비역 다시 군대로" - 예비역들이 실제 예비군 훈련에서의 흐트러짐과는 반대로 촛불시위 현장에서는 이열종대로 다니거나 지휘하는 이의 명령을 빈틈없이 수행하는 등의 모습을 보여 남자 참석자들로부터 "다시 군대 들어가도 되겠다"는 말을 들었다. 특히 이들중 몇몇은 군대때와 마찬가지인 전투복장을 취해 "개구리 마크만 아니면 현역 소리 듣겠다"는 말까지 들었다.

6. 신구세대 하나로 - 촛불시위가 거리행진을 하고 일부 집회 참가자들은 광화문 사거리에 앉아 삼삼오오 토론을 벌이는 가운데 신구세대가 자연스럽게 합쳐지는 모습이 종종 눈에 띄였다. 가장 많이 보인 모습은 대학생들 사이에 중장년층이 흡수되는 모습이었는데, 동일한 주제로 한 자리에 모여서 그런지 이야기가 순조롭게 이어지는 모습이었다. 특히 새벽이 넘어가면서 술자리가 벌어지자 즉석에서 직장인들이 대학생들에게 술을 제공하는 일도 벌어졌다.

7. '민중가요 추억으로 돌아가자' - 광화문 사거리에서 신촌방향으로 가는 길에는 민중가요에 맞춰 율동 (대학때로 하면 문선)을 하는 그룹이 있었서 눈에 띄었다. 특히 20대로 보이는 이들은 '바위처럼''처음처럼' 등의 노래에 맞춰 율동을 할때, 30대 이상의 직장인들이 익숙한 몸짓으로 이들을 따라했다. 현재와 달리 과거에 신입생 환영회부터 시작해 학과 출범식, 단과대 출범식, 대동제 등등을 포함한 대학 내내 봐왔던 익숙한 율동에 직장인들이 추억으로 돌아간 듯이 합류한 것이다.

8. 날 잡았다. 노점상 - 촛불집회가 밤 늦게 진행되자 어느 틈에 광화문 사거리 곳곳에 노점상들이 등장해 술 등을 팔기 시작했다. 일부에서는 이를 두고 촛불집회를 이용한다는 비판도 했지만, 경제살린다는 이명박이 '노점상 경제'와 '편의점 경제'만 생각한다는 비아냥도 이어졌다.

9. 몇몇 폭력사태와 집회참가자 갑론을박 - 광화문 세종문화회관으로 가는 인도에 12시가 넘자 한 남자가 쇠파이프로 경찰이 막아놓은 곳을 부수고 있었다. 사람들은 곧 몰려들었고 이 사람은 주변 사람들에게까지 위협을 가했다. 예비역들이 출동해 사태 수습에 나섰지만 이 남자는 계속 폭력행위를 멈추지 않았다. 사람들은 비폭력을 외쳤고, 일부는 '프락치 아니냐'며 반발했다. 수십만 인파가 평화적인 집회를 마칠 즈음 단 한명의 개념 상실한 놈때문에 순식간에 폭력시위로 번질 분위기였다. 여기서 개인적으로 어이없는 상황이 이어짐을 봤다. 얼마간의 시간이 흐른 뒤 일명 '명박산성' 앞에 쌓아놓은 스티로폼 연단이 컨테이너 박스에 올라가기 위해 새로 쌓여지고 사람들이 깃발을 들고 그 위로 향했다. 사람들은 '비폭력'과 '내려와'를 외쳤지만, 위에 올라간 사람들은 요지부동이었다. 도리어 주최측과 실강이를 벌이며 위협까지 가했다. 그 자리에 이전에 쇠파이프로 시민에게까지 위협을 가하던 남자가 '아고라' 깃발을 들고 서있었고 일부 시민들에게 박수까지 받았다. 스티로폼 밑에서는 논쟁이 벌어졌다. 평화적인 집회가 과연 정부를 움직일 것이냐에 대한 논쟁이었다. 그리고 '내려와'를 외치던 사람들은 일부 사람들이 컨테이너 박스에 올라가 깃발을 흔들자 환호성을 질렀다. 뭐가 정답일까 싶었다.

10. 2008년 6월 10일 광화문 사거리를 '해방구'로 만들어버린 정부에 대해 놀랐다. 아마 날잡아 새벽까지 광화문 개방할테니 놀라고 해도 사람들이 그 정도로 모이지는 않을 것이다. 그런데도 정부는 아직 정신 못차린 것 같다. 국민의 소리 보다는 골통 원로와 미국의 소리만 들으려 하니 말이다.

- 아해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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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예의를 지켰다고 나름 생각했습니다. 그래도 한나라의 대통령인데 '명박이'라고 하기에는 좀 그랬죠. 그런데 그게 아니었나봅니다. 국민에게 '대국민담화'라는 이름의 훈시만 하는 명박이가 이제는 질리기 시작합니다.

31일 거리 시위 참가자들과 경찰들의 충돌을 보면서 길거리에서 경찰과 충돌했던 대학때가 생각났습니다. 벌써 10년도 더 지난 모습을 다시 보게 되는 마음은 답답했습니다. 명박이와 그의 추종 세력들은 '잃어버린 10년'이라고 말합니다. 그렇습니다. 그들에게는 군사정부의 색깔을 잃어버린 10년이었습니다. 매우 안타까웠겠지요. 그래서 5월 31일 새벽 그들은 그것을 복원시켰습니다. 그들에게 지시를 내리는 경찰 수뇌부는 수십년 전 국민의 피를 보며 그 자리를 지킨 사람들입니다. 지난 10년동안 얼마나 답답했겠습니까. 이제 부활한 것이지요. 과거처럼 시위대의 손에 화염병 등 무기가 없어도 그냥 자신들이 과거 했던대로 무자비하게 방패와 곤봉을 휘두르고 물대포를 쐈습니다.

그 모습을 보면서 10년전에 마지막으로 떠올랐던 생각이 났습니다. "김영삼 정부는 이 땅의 젊은이들, 대학과 전경이라는 각각의 영역이 틀린 젊은이들을 충돌시켜 그 피를 바닥에 적셔야 속시원할 것인가"라는 생각 말입니다. 이 생각중에 '김영삼 정부'를 지금의 '이명박 정부'로 바뀌어도 그대로 적용이 되더군요.

전경 그들이 무슨 잘못이 있습니까. 그들은 명령대로 움직인 대한민국 젊은이들입니다. 그들도 고된 군생활 중에 주말을 편안하게 보내고 싶고 가족에게, 연인에게, 친구에게 전화해 기분 좋은 5월을 마무리하고 싶었을겁니다.

시위대의 젊은이들도 그렇습니다. 자신의 주장을 하기 위해 길거리로 나온 사람들입니다. 연인이랑 데이트를 하고, 가족들과 편안하게 외식을 하며, 호프집에서 편하게 친구들과 술 마실 수 있는 그 시간에 왜 그들이 길거리에 나와 공권력과 피를 봐야합니까.

생각없는 명박이와 그의 추종 세력들 때문에 이들은 이 모든 것을 버리고 주말에 '피'를 봐야했습니다. 취임 100일도 안되어 흔들거리는 정권의 버팀목을 '피'로 재구축하려하는 모양입니다.

미국의 목소리가 아닌 국민의 목소리를 들어야 하는 한 국가의 대통령인 명박이가 앞으로 4년 넘게 집권해야 한다는 사실이 두렵기만 합니다.

- 아해소리 -

ps. 경찰 관계자가 이런 말을 하더군요. "일반 시민들의 불편함을 생각해 강경 진압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습니다. 그들에게는 그날 시위대는 '불순분자'일 뿐입니다. '일반 시민'들은 과연 누구일까요. 그 일반의 기준은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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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많은 사람들이 시청 앞 광장과 청계광장에 모여서 정부를 규탄했다. 특히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관한 '장관 고시'가 있던 날이라 더더욱 많은 사람들이 모여 '고시 철회'와 '재협상'을 외치고 있다.

꾸준한 참석은 아니지만 그 현장에 몇 번 참석하면서 난 과거 집회에서 느끼지 못한 느낌을 받았다. 집회를 즐기러 온 사람들에게서 느끼는 에너지다. 이들에게서는 과거 집회와 시위에서 느껴지는 분노의 적의가 없었다. 자신의 주장을 관철시키기 위해 참석했고, 그 주장은 '활기찬' 느낌을 받았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이들은 정부 그 자체에 대한 적의보다는 정부가 수행하는 정책에 대한 불만 표출이기 때문에 '찐한' 분노보다는 더 '찐한' 주장만 있었던 것이다. 과거 시위나 집회의 주 대상은 정부 정책이라기보다는 정부 그 자체였다. 때문에 정책을 비판하는 집회가 어느 순간에 정부 퇴진으로 이어졌다. 대학 내에서 등록금 인상 집회도 어느 순간에 정부 퇴진으로 구호가 바뀌는 일이 왕왕 있었다. 그러다보니 이들에게는 주장보다는 분노가 앞섰다. 앞뒤 계산을 하는 것이 아니라, 앞만 계산했고 그러기 때문에 손에 뭔가가 쥐어져서 앞으로 나아가기만 했다.

재미있는 것은 분노했던 당시 집회보다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지금 집회가 더 무섭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학교에서 배운 민주주의식 토론과 주장을 실천하고 있을 뿐이다. 온라인으로 중심으로 모였던 이들이 과거 2002년때 체화된 느낌으로 다시 광장으로 모였고, 손가락 타이핑으로 논했던 이야기를 '외침'으로서 대신하고 있는 것이다. 옆 사람과 동질화된 느낌으로 같이 외치고 같이 노래 부르며 그 안에서 자기 주장을 강하게 하고 있는 것이다.

'적의'와 '분노'가 자리잡으면 '주장'이 사라지고 본능에 충실해진다. 나와 내 사회가 잘 살기 위해 집회와 시위를 하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상대를 제압하기 위해 길거리로 나아간다. 때문에 위험하다. 왜냐하면 이럴 경우 상대에게 '틈'을 내주기 때문이다. 분노한 에너지는 소멸도 쉽고, 방향을 잃기 쉽다.

즐기는 집회와 외침이 무서운 것이 이때문이다. 점점 뭉쳐진 에너지는 더 커갈것이고 방향을 잃을 이유도 없다. 공권력이 개입하기 쉽지가 않다. 길거리로 나아가 소리를 외쳐도 '틈'이 보이기가 어렵고, 설사 개입을 하더라도 고민만 안겨준다. 차라리 분노한 이들은 제압하기 쉽다.

그래서 제안하고 싶다. 집회와 외침을 즐겨라. 집회에서 토론하고 사람들과 소통하며 사회에 대해 갇혀있던 자신을 조금이라도 열어라. 국민들이 정부 정책을 바꾸기 위해 '즐겁게' 모이면 정부도 마냥 같이 웃지는 못할 것이다. 고통스럽고 분노했던 기억에 비해 즐거웠던 기억은 오래가기 때문이다.

그러나 진지하게 즐거워야 한다. 내가 참석한 집회와 외침, 소통은 미래 나와 내 후손에게까지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며 그 미래가 밝게 만들 수 있는 작업이 '지금'이라고 생각하면서 말이다.

토요일, 광장이 또 즐겁길 기대해본다.

- 아해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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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부터 계속 벌어지는 폭력시위와 폭력진압을 보면서, 또 그런 모습을 가지고 논쟁을 벌이는 네티즌들을 보면서 이명박 정부가 3개월동안 무엇을 했나라는 한심함과 분노에 더 깊이 빠질 수 밖에 없더군요.

촛불문화제를 폭력사태로 만든 것은 누가봐도 정부입니다. 제대로 된 답변 대신 무조건 자기들 말만 들으라고 하면 과연 누가 듣겠습니까. 국민들과 수많은 전문가들, 그리고 일부 제정신 차린 언론과 재외국민들조차도 의문점을 제기하는데, 정부는 이 의문점에 대해 제대로 대답하지는 못하고 무조건 자기 주장만 합니다. 국민은 불안에 떨며 생존권을 주장하는데, 정부는 '미국산 소는 안전하다'라고만 외쳐댑니다. 왜 안전한지를 설명하지도 않고, 그 수많은 논리적 주장에 대해서는 정확한 답변을 하지는 않은채 텔레토비처럼 계속 같은 말만 읇어댑니다.

어느 네티즌은 그래도 도로로 나간 시위는 아니라고 말합니다. 또다른 네티즌은 경찰이 어쩔 수 없이 폭력진압을 한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제 생각은 다릅니다.

국민들은 목에 피가 나도록 외치고 있는데 이명박 대통령과 당사자들은 귀를 막고 들으려 하지 않고 있습니다. 듣지를 못하니 그에 대한 적절한 답변를 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국민들은 귀를 막고 있는 손은 떼어주려 하는 것입니다. 누군가 그 손을 떼어준다면 국민들은 절대 움직이지 않습니다. 그런데 아무도 그렇게 하지 못합니다.

야당은 당리당략에만 빠지고 의원 스스로는 살길만 찾아가는 이들이 대다수이며, 소수 의원들의 목소리는 이들 다수에 묻혀 힘을 받지 못합니다. 여당은 그다지 할말이 없고요. 자신들을 뽑아준 국민보다 대통령 눈치보기 바쁘니까요. 이들은 도리어 대통령이 귀막고 있는 사이 '인의 장막'까지 칠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미국은 말 잘듣는 대한민국 정부를 보면서 흐뭇해만 하고 있고요.

그러니 이명박이를 대통령으로 만든 '죄많은' 대한민국 국민들이 직접 귀에서 손을 떼고 목소리를 들려주려 청와대로 향한겁니다. 그랬더니 바로 범법자라는 딱지를 붙입니다. 이미 위장전입 등의 죄와, BBK 등 아직도 풀리지 않는 (특검이 풀어줬다고 정말 믿습니까. 광운대 동영상과 수많은 인터뷰를 부정하는 모습에서 우리는 바보대통령을 가졌다고밖에 생각할 수 없네요) 의문을 가지고 있는 이명박을 대통령으로 만든 순간 우리는 공범이 되어버리고 만 국민들에게 아예 다시한번 "당신들은 범법자야"라고 낙인을 찍은 것이지요.

도로를 점거하고 정치 구호를 외치는 시위대에 "촛불만 들어라"라고 외치는 사람들에게 전 다시 요구하고싶습니다. 대통령 귀를 막고 있는 손을 당신들이 떼어달라고요. 그리고 대통령이 국민의 소리를 듣게 해달라고요. 17번째나 수십만명의 국민들이 모여서 정말 '평화적인' 촛불집회를 했습니다. 평화적인 목소리를 냈고, 집회가 아닌 축제의 장으로 만들며 대통령에게 '평화적인' 요구를 했습니다. 대화를 요구했고, 근거있는 답변을 요구했습니다. 그런데 귀를 막고 있는 손은 그대로였습니다.

누군가 대통령 귀를 막고 있는 손을 뗀다면 사람들은 다시 도로에서 나와 손에 촛불만 든 채 '축제'를 개최할 겁니다.

- 아해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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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대통령 담화를 할 정도면 그 자체로 국민들에게 뭔가 믿음을 줘야 한다. 말투도 그렇고 내용도 그렇고 담화 내내 '신뢰'라는 것이 느껴져야 '정상'이다. 그런데 5월 22일 이명박 대통령의 대국민담화는 기존의 내용만 반복하는 '앵무새' 수준을 보여줬고, 도리어 국민에 대한 협박 비슷한 느낌마저 줬다.

정리하면...

1. '광우병 괴담'에 당황했다.

괴담을 퍼지게 한 것은 현 정부다. 미스터리한 내용의 발표만 잇따라 발표하고 제대로 된 답변을 내놓지도 못한 채 미봉책 비슷한 협상으로 귀막고 눈막으려 한 것은 정부다. 그것을 국민에게 책임 전가를 하는 대통령의 모습에서 난 미국의 일개 '주지사'의 모습을 봤다.

30개월 이상 소를 수입하겠다고 말해 일본의 20개월 미만의 소만 수입하는 처지와 비교되는 점. 미국에서도 식용을 금지하는 광우병 특정위험물질의 수입을 허용하는 것. 미국에게는 30개월 미만도 된다며 캐나다는 죽어도 30개월 미만만 하려는 희한한 외교 협상, '국민여론을 이유로 재협상할 수 없다'며 미국의 입장만 대변하는 공무원들의 처신 등등으로 인해 국민에게 불안감을 안겨주며 '괴담 양산'에 힘썼던 것은 정부라는 것이다.

거기에 대통령이 당황했다는 것은 국민들이 '촛불'을 들기 전까지는 자기 밑의 공무원들이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 몰랐다는 것으로밖에 해석이 안된다. '광우병 괴담'에 당황할 것이 아니라 "왜 내 밑의 애들은 이리도 일 못하냐"에 더 당황했어야 했다.


2. 청계광장에 나온 어린학생들 보고 가슴 아팠다.

말이 틀렸다. "무엇보다 제가 심혈을 기울여 복원한 바로 그 청계광장에 어린 학생들까지 나와 촛불집회에 참여하는 것을 보고는 참으로 가슴 아팠다"는 잘못된 말이다. "제가 만든 그 청계광장에까지 나와 촛불집회를 하는 어린 학생들에게까지도 죄송스럽다"라고 말했어야 했다. 가슴이 왜 아팠을까. 자신들의 잘못된 협상에 대해 그냥 눈감아주지 않아서 가슴 아팠던 것일까. 아니면 그 어린 학생들을 적절히 통제하지 못한 것이 가슴 아팠던 것일까.

정말 그 어린 학생들의 목소리에 가슴이 아팠다면 이따위로 변명하면서 어쨌든 미국 눈치만 보려 하지 말았어야 했다. 내가 보기에는 아무래도 그 어린 학생들이 사는 나라의 대통령으로서 가슴이 아팠던 것이 아니라, 자신이 만든 청계광장이 더렵혀지는 것에 대해 가슴이 아팠던 것 같다.


뒤의 FTA 문제나 경제문제는 넘어가기로 하자. IMF불러온 자신들의 실정은 기억하지 못한채 무조건 10년동안 나라 경제 망했다고 주장하는 한나라당이니 이는 더이상 말하기도 입만 아프다.

아무튼 오늘 이명박의 대국민사과는 사과가 아니라 일단 "입닥치고 쇠고기 먹고 내가 만든 청계광장은 더럽히지 마라"라고 국민 협박하는 수준이었다.

- 아해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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