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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미국에서 초연이후 80국에서 선보였고, 국내에서 2005년 초연된 후 총 1000회가 넘게 공연된 '헤드윅'은 무대에 서서 공연하는 배우들이나 관객들 모두에게 쉽지 않은 뮤지컬이다.

관객들 입장에서 보면 이질적인 내용이 너무 많이 존재한다. 성전환 수술에 실패해 1인치의 살덩이가 남아버린 트랜스젠더, 드랙퀸, 동독 출신의 미국 이민자, 인종청소, 세르비아 등등. 2009년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관객들에게 이런 내용들은 쉽게 다가가기 어렵게 느껴진다.

'헤드윅'의 감정선 또한 쉽게 따라가기 어렵다. 배경이 되는 싸구려 호털의 허름한 바에서 '앵그리 인치' 밴드와 함께 공연을 하는 '헤드윅'은 어느 때는 웃음을, 어느 때는 슬픔을 안겨주다가도 순간순간 분노를 폭발시킨다. 게다가 '앵그리 인치'밴드의 백보컬 '이츠학'에게 질투를 표출할 때는 속내를 모르는 이들은 갸우뚱하기도 한다.

그러나 '헤드윅'이 들려주는 자신의 모든 이야기를 듣는 순간 관객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의 과장된 슬픔을 알게된다. 이질감과 롤러코스터같은 감정선을 편견없이 그대로 받아들이는 순간 뮤지컬 '헤드윅'은 많은 것을 관객들에게 선물하는 것이다.

배우 입장에서는 정말 밑천 다 드러나는 뮤지컬이다. 2시간 가량을 혼자서 이끌어가야 하기에 감정조절과 노래, 연기력이 어지간한 실력이 아니면 쉽게 버티기 어렵다. '헤드윅'을 무난하게 성공하면 괜찮은 배우로 인정받을 수 있지만, 어설픈 도전은 배우로서 비판만 받을 수 있다. 이전에 조승우, 오만석, 엄기준, 송용진, 김다현 등이 '헤드윅'을 통해 뮤지컬 배우로서 인정받은 것은 당연한 일일는지 모른다.

특히 이번에 '하드락 카페'이후 10년 만에 무대에 오르는 윤도현의 활약은 합격점 이상을 받을만하다. 혹자의 말처럼 지우기 힘든 가슴아픈 기억과 슬픔을 노래를 통해 표출하는 모습은 인상적이기까지 했다. 진폭이 큰 감정선의 조절도 초반 어색함을 지워내고 '헤드윅' 그 자체를 만들어냈다. 더욱이 평소 남성적이라고 평가받는 윤도현이기에 금색 가발과 길고 풍성한 속눈썹과 펄 아이새도우 등의 모습은 관객들의 시선을 한순간에 잡기 충분했다. 이후 무대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조곤조곤 해나가며 관객들의 감정을 쥐었나놨다하다가 마지막 토미가 되는 장면에서는 '헤드윅'에 윤도현 이상의 적격이 없다는 생각까지 들게했다.

무엇보다 윤도현의 가장 큰 장점은 풍성한 가창력이다. '앵그리 인치'밴드를 맡은 YB밴드와의 호흡은 그야말로 절정인 가운데, 거친 밴드음을 뚫고 나와 또렷한 뮤지컬 넘버를 관객들에게 선사하는 윤도현의 모습은 자칫 뮤지컬이 아닌 YB밴드 콘서트라는 인상마저 주기 충분했다. 특히 홍대 어느 카페를 방불케하는 윤도현의 20여분간의 앵콜 공연은 '윤도현헤드윅-토미-윤도현' 순으로 변화되는 느낌마저 주어 또다른 맛을 선사했다.

'이츠학' 역을 맡은 리사 (정희선) 역시 관객들을 실망시키지 않았다. 원래 '이츠학'은 남자 역할이지만 소화하는 곡의 음역대가 높아 여자가 연기한다. 이는 영화 '보디가드'의 수록곡 'I will always love you'를 부를 때는 특히 그 진가를 발휘했다. '헤드윅'의 감정을 느끼고 '윤도현'의 노래를 즐긴 이후, 관객들은 인간에 대한 '편견'이 부질없음을 느끼며 나올 수 있을 것이다.

'헤드윅'은 내년 2월28일까지 서울 대치동KT&G 상상아트홀에서 공연되며 윤도현과 강태을 이외에도 송창의, 윤희석, 송용진, 최재웅이 차례로 투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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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아해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