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인사동에 위치한 책방 부쿠서점. 사실 몇 번 가보면서도 이제야 포스팅을 하는 이유는 타이밍때문이다. 이전에는 호기심에 혹은 약속 때문에 가보긴 했지만 아무런 약속 없이인사동을 헤매다가 들어가보긴 처음이다.

 

정확히는 뭔가 늦은 점심을 먹으려 돌아다니다가, 다시 한번 들어가 봤다. 그리고 오늘 그 타이밍을 잡은 것은 그 안에 있는 독립출판물을 다소 세세하게 살펴보면서다. 이전에 서울책보고를 비롯해 이런저런 곳에서 독립출판물을 많이 보긴 했지만, 세세하게 살펴보진 못했다. 뭐 약속 시간 때문이기도 하고, 동시에 그때까지는 독립출판물에 큰 관심을 갖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늘 부쿠서점의 독립출판물과 이와 어우러진 ’(pick)된 책들, 그리고 서점의 분위기가 제법 오랜 시간 발을 붙잡았다.

 

독립출판물을 가볍게 보는 사람들도 많다. 나도 그랬으니. 인문사회학 서적을 읽고, 뭔가 오랜 기간 자료 정리와 생각의 깊이들이 쌓여있어야 좋은 책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독립출판물은 너무 쉽게 씌였고, 가벼운 내용들의 단순 나열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오늘 부쿠서점에서 이 책들을 읽으며 내 생각이 틀렸음을 알았다.

 

길을 제시하는 책들도 있다. 속칭 천재들이 세상이 어떻게살아야 하는지 수천년 전부터 고민해온 책부터, 최근 성공한 이들이 자신들의 경험을 펼쳐놓은 책들도 많다.

 

그런데 힘들 때 이런 책들이 정말 위로가 될까. 아니 힘들지 않더라도 살아가는데, 선구안만 제시하는 책들이 도움이 될까. 이런저런 책들을 많이 읽어본 경험으로는 그 책들은 어느 때는 읽을 때 치열하게싸우면서 읽었다. 저자와 소통도 하지만, 해석도 하고 논쟁도 벌인다. 에너지 소모가 많은 책들이 적지 않았다.

 

오히려 힘들 때는, 평소에는 나와 같은 이야기나와 같은 경험을 듣고 보고 싶어하지 않을까. 독립출판물이 그러했다. 그들은 그들이 가진 소소한 경험들을 풀어냈고, 사람들은 거기에 끌렸다.

 

혹자는 인터넷 일기와 같은 이야기를 굳이 돈 주고 책으로 사봐야 하냐고 묻는다. 굳이 말한다면 그렇다. 똑같은 자장면이라도 멋진 그릇에 담겨져 나오는 것과 대충 생긴 플라스틱 배달용 그릇에 담긴 것과는 차이가 크다.

 

부쿠서점 이야기가 아니라 독립출판물 이야기가 너무 길지 않냐고?. 부쿠서점 안에 그 독립출판물의 배치가 마음에 들었고, 그것이 부쿠서점과 독립출판물을 같이 살려준다고 생각해서 주절주절 떠들어봤다.

 

만약 부쿠서점에 교보문고나 영풍문고에서 다루는 책들이 동일하게 배열됐다면? 부쿠서점은 존재 이유는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오늘 인사동에서 새롭게(?) 찾은 보물이었다.

 

- 아해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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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에 10만원 정도 있으면 접할 수 있는 콘텐츠가 몇 개나 될까. 답은 쉽게 알 수 없을 것이다. 여기서 콘텐츠라 하면 영상은 물론 글, 사진, 음성 등등 모든 것이 될 것이다. 영화나 드라마, 소설, 웹소설, 웹툰, 라디오 등이 모두 포함된다.

 

인터넷이나 모바일이 없던 시대에는 딱 정해져 있었다. 지상파 3사만 알면 되고, 라디오 채널 몇 개만 알면 된다. 소설이나 잡지는 서점 통계를 통해 알 수 있었고, 영화도 개봉작이 뻔했다. 극장이나 비디오 두 영역만 알면 끝이었다.

 

그런데 확실히 달라졌다. 속도가 따라가기 힘들 정도다.

 

영상만 하더라도 지상파 뿐만 아니라 넷플릭스, 웨이브, 왓챠, 유튜브, 티빙만 보더라도 웬만한 국내외 영상들은 다 본다. 누구 말대로 필요한 건 몇 만원과 시간뿐이다. 여기에 네이버와 카카오도 TV를 개설하고 연예인들을 앞세웠다. 이쯤 되면 한달 내내 방구석 1에 있어도 보기 버거울 정도다.

 

소설이나 출판물도 마찬가지다. 손에 쥐는 책 뿐 아니라 웹툰, 웹소설 여기에 온갖 글 종류만 해도 어마어마 하다. 음성으로 듣는 콘텐츠 역시 마찬가지다.

 

그런데 과연 이 많은 콘텐츠에 사람들은 만족감을 드러낼까. 구체적인 수치 등은 제시할 수도 없지만, 주변에는 피로감만 늘어난다는 사람이 많아졌다.

 

가장 문제는 대부분 비슷비슷하다는 것이다. 국내 예능으로만 한정해 이야기하면, 대부분 연예인들이 서로 재미있게 놀거나 떠들거나 하는 모습들이 비춰진다. 과거 무엇인가 공통된 관심사를 만들기 위해, 그리고 레크레이션에 대해 잘 모를때는 이들의 모습이 큰 역할을 했다. 그런데 현재는 오히려 이들이 대중들이 즐기는 트렌드를 가져다 콘텐츠를 만든다. 신선할 리가 없다.

 

두 번째는 마치 넷플릭스의 어떤 콘텐츠, 웨이브의 어떤 콘텐츠, 지상파의 어떤 콘텐츠를 꼭 보지 않으면 안될 거 같은 분위기가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안봐도 그만 봐도 그만인 콘텐츠를 만들어 놓고 억지로 이게 트렌드다식으로 흐름을 만든다는 것이다.

 

이 모든 일의 기본은 (해외 콘텐츠는 다소 논외로 치고) 자기들의 창의성이 기반이 아닌 대중들이 좋아하는 콘텐츠만 추구하다보니 그렇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1인 크리에이터라는 사람들은 난 이런 것을 만들고 싶어라고 하면서 전문가에게 이야기하면 바로 구박 받는다. 속칭 전문가라고 하는 사람들은 독특한 콘텐츠를 만들라고 하면서도 대중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해야 한다라고 말한다. 풀어쓰면 광고가 붙고 그들이 협찬을 할만한 콘텐츠를 만들라는 것이다. 그러니 또 비슷해진다.

 

드라마도 아 대단하다라는 드라마가 1년에 몇 개나 나올까. 광고가 많이 붙고 큰 탈 없이 무난한 시청률이 나오는 작품들을 선호하다보니 또 비슷하다.

 

사람들이 유튜브에서 아직도 무한도전을 보고 세 친구를 보는 것이 단순히 과거의 프로그램이 그리워서일까. 요즘 예능이나 드라마에서 획기적이거나 창의적인 것이 몇 개나 될까. 앉아서 떠드는 거 말고 말이다.

 

- 아해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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