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 교동도에 위치한 경기식당 조짜장네. 중국집이면서도 이름이 특이하긴 하다. 원래는 경기식당인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사장님 성함이 조씨이고, 본인 스스로 ‘조짜장’이라 불리길 원해 가게 이름이 ‘조짜장네’로 됐다고 한다. 중화요리가 주종이지만, 과거에는 음식 재료에 따라 사장님이 별미를 만들어 주곤 했단다. 아마 2014년 7월 교동대교가 생기기 전 일일 것이다.
1. ‘기다려라’라고 말하는 가게.
경기식당 조짜장네는 대놓고 ‘늦음’을 말한다. 메뉴판 하단에 이렇게 적혀있다. 참고 기다리는 인품 있는 사람에게만 음식을 대접하겠다고 말이다.
“교동에서 한번은 꼭 먹고 가야 한다는 조짜장 중화요리. 하지만 일손 부족으로 주문한 요리가 늦어지더라도 참고 기다려주는 인품이 있는 분들만 드실 수 있습니다.”
실제 방문한 날도 대략 30분 정도 기다렸다. 일요일 오후임을 감안하면 그렇게 웨이팅이 긴 시간은 아니었지만, 한꺼번에 사람이 몰리고, 한꺼번에 나가서인지, 앞서 온 사람들의 테이블에 음식이 없는 것을 보면 “아차”하는 느낌이 들 수도 있다. 중국집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늦게 나오는 듯 싶지만, 저 경고문만큼 ‘인품’이 필요하지는 않을 듯 싶다.
그러나 여기서 한 가지. 건물이 2층까지 있다. 즉 1층만 보고 다소 방심했다가는 2층을 부지런하게 오르내리는 아주머니를 보면서 대략 우리 순서를 생각해야 한다.
주문해서 먹은 음식은 3가지다. 간짜장, 짬뽕, 탕수육. 보통 탕수육부터 나오고, 면 요리가 나온다. 우리 테이블뿐 아니라 다른 테이블을 봐도 그렇다.
2. 음식 맛은?
우선 탕수육을 이야기하자면, 여긴 그냥 ‘부먹’이다. ‘찍먹파’는 아쉬울 수 있다. 그리고 이에 더해서 ‘바삭한 맛’을 좋아하는 사람은 싫어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고기가 다소 질긴 느낌이 있고, 부먹으로 나오다보니, 튀김옷의 바삭함은 포기해야 한다. 조금 누진 느낌으로 바삭함 대신 고기 씹는 느낌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취향이 맞을 수도 있다.
짬뽕은 면은 보통이다. 홍합이나 오징어 등도 평범하다. 그러나 국물 맛을 깔끔하다. 보통 매운 맛 등 강하게 조리하는 중국집은 국물에 고춧가루 남는 향 등을 느끼게 하는데, 여긴 그 맛이 없다. 어찌보면 순하고, 어찌보면 밋밋하다 할 수 있다. 해장용으로 먹긴 아쉽지만, 아이들에게 먹이긴 좋은 편이다.
간짜장은 우선 소스가 함께 나온다. 원래 각각 면마다 다른 그릇에 나와야 하는데, 여긴 한 그릇에 소스를 다 부어서 주신다. 즉 3명이든 4명이든 알아서 맞춰서 국자로 가져가야 한다. 즉 소스 분배가 중요하다. 그리고 계란후라이가 올라가 있다. 과거 경기권에서 종종 보이긴 했지만 사라진 계란후라이. 지방이나 가야 볼 수 있는 모양이다.
맛은 기존에 생각했던 맛, 혹은 강한 소스의 맛을 느끼고 싶다면 비추다. 짬뽕 국물에서와 같이 짜장 소스 역시 밋밋하다. 어떤 사람은 묽다고 표현하는데, 하마 기본 맥락은 비슷하게 느꼈을 것이다. 그러다보니, 소스와 면이 어울리기 쉽지 않다. 분명 많이 비볐는데도 불구하고, 면을 들어 먹을 때 소스와 따로 노는 느낌이 강하다. 간짜장이 아닌 보통 짜장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간짜장은 이런 면에서 진한 소스에 면발과 함께 올라오는 느낌을 추구한다면 비추다.
방문한 날에 가뜩이나 사람이 없는데 사장님과 사모님 두 분이서 음식을 만들고 서빙하고 계산까지 했다. 오죽하면 사모님이 “사람들 좀 덜 왔으면 좋겠다”라는 농담을 던질 정도였다. (진짜 농담이고, 친절하시다)
결론을 내자면, 전체적으로 강하지 않은 맛을 추구한다면 가볼 만하다. 그러나 강한 소스나 국물 맛을 원한다면 비추다.
- 아해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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