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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취업을 준비하는 후배 격려차 도서관에 갔다. 커피 한잔을 먹으면서 이력서를 얼마나 집어넣었냐고 물었더니 몇군데 넣지 못했다고 한다. 대부분 대기업이나 공사다. 홍보분야에서 일하고 싶어하는 후배에게 중소기업에는 생각하지 않느냐고 물었다.


"홍보분야를 뽑는 소규모기업도 알아봤어요. 그런데 몇번 어이없는 경우를 당한 뒤에는 그냥 대기업처럼 대규모 공채를 보는 곳으로 향하려고요"


내막인즉 이렇다. 후배는 잡코리아나 인크루트등서 구인광고를 보고 몇 군데 선택을 했다고 한다. 처음에는 대기업보다는 소규모기업에서 실력을 키우고도 싶었고, 가능성 있는 조그마한 기업을 자신이 기여해 커가는 모습을 보고도 싶다고 했다. 능력있는 후배니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 신중한 후배가 자신이 생각하는 회사에 '문의메일'이나 '문의전화'를 해본 것이 잘못이였다.


구인구직사이트에 들어가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수시채용 혹은 중소기업이하의 회사들의 경우 연봉이나 복지가 대부분 '면접시 협의' 혹은 대충대충 기재되어 있는 경우가 적지않다. 이에 후배가 문의 메일과 전화를 한 모양이다.


"귀사에 지원코자한데 정보가 너무 부족해 이렇게 문의메일을 보냅니다. 연봉이나 처우, 그 밖의 일에 대한 정보를 얻고자 합니다" 뭐 이런 류의 메일이였다고 한다.


그런데 대답은 실망스러웠다고 한다. 아예 답변메일이 오지 않거나, 전화일 경우에는 "회사 기밀이기때문에 응답해 드릴 수 없습니다"의 경우가 많았고, 혹은 '일단 지원서를 내고 통과하여 면접을 보시면 알게됩니다'라는 응답도 적지않았다고 한다.


후배가 말했다.


"한번은 합격후에 사장과 부장이랑 사람과 다시 연봉이나 처우때문에 협상을 하는데, 너무 어이없는 조건을 제시하더라고요. 제가 수긍하기 어렵다는 말을 하자, 사장은 요즘 젊은 사람들은 너무 연봉이나 처우에만 연연해한다고 하면서 경험을 쌓고 사회초년생으로 겸손함이 있어야 한다나 뭐라나요. 그냥 나왔어요. 그럼 처음부터 그런 정보를 정확히 알려줬으면 서로 좋았을 것 아닙니까. 지원자는 정보를 정확히 알고 그 범위에서 지원할테고, 그렇다면 회사입장에서도 그에 맞춰 뽑은 사람들이니 마음 편할테니까요.'


나도 동의하는 바이다. 서로 이력서내고 면접보는 물질적 정신적 시간적 손실을 없앨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정확한 정보를 제시하지 않고 '그때그때 협의해서 결정하자'고 하는 회사는 처음부터 구직자들에게 신뢰를 얻기 힘들고, 설사 사람을 구하더라도 곧 금방 새로운 구인광고 준비를 해야 한다.


전에 어떤 글에서 취업준비생들이 대기업이나 공사, 혹은 공무원을 준비하는 이유가 단지 연봉이나 처우보다는 사회초년생으로 사회에 대한 실망감과 불신을 가지지 않으려는 심리적 안정때문이라고 쓴 것을 봤다. 일면 맞다고 본다. 도전의식이라는 것도 그 도전을 충분히 인정하고 받아줄만한 기업이라야 가능하다. 그리고 이런 모습은 사람을 뽑을때부터 알아볼 수 있다.


취업률이 낮아지면서 실업률이 높다고 한다. 그런데 중소기업이하의 회사에서는 (주로 생산파트겠지만) 사람 구하기 어렵다고 한다. 그런데 취업사이트에 들어가보면 인사담당자들과 취업준비생들간에 서로 실망하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한마디로 사람도 남아돌고 일자리도 남아도는데 서로 다른 곳만 쳐다보고 있는 것이다. 이런 시기에 어이없는 회사들의 구인활동은 취업준비생들에게 또다른 지뢰로 인식되지 않을까 싶다.


-아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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