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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때 쓰던 다이어리를 뒤적였다. 그러던 중 한 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1996년 3월에 쓴 글이다. 아마 이때 조세희 작가의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을 한차례 더 읽고 있었던 것 같다.

고등학교 시절 읽었는데 대학 시절인 1996년에 표기된 것으로 봐서는 말이다.

 

쓴 글 대부분이 당시 시대와 내 고민에 대한 내용인데, '난쏘공' 이야기는 아마도 시대상에 대한 이야기인 듯 싶다. 1996년이면 김영삼 정권 말기로 온갖 안좋은 일은 모두 일어날 때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 글귀는 이렇다.

 

이문열. 악만 남은 불쌍한 사람.

 

이문열. 악만 남은 불쌍한 사람.

이문열의 새 소설을 읽어보지 않았다. 아니 읽을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미 소설가의 모습을 떠나 정치인의 모습으로 변신한 그의 소설은 소설이 아니라, 적을 죽이려는 정치칼럼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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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릿을 읽고 모차르트의 음악을 들으면서 눈물을 흘리는 사람들이 이웃집에서 받고있는 인간적 절망에 대해 눈물짓는 능력을 마비당하고 또 상실당한 것은 아닐까"

 

당시 왜 이 문구를 떠올리며 다이어리에 적었는지 모르겠다. 그런데 2010년 1월 새삼 다시 보게된 이 문구가 왜 지금 21세기를 사는 현재 대한민국에도 통용된다는 생각이 들까. '난쏘공'이 1976년 '문학과 지성' 겨울호에 발표되었다는 점을 상기하면 무려 30년이 넘게 유효한 것이다. 조세희 작가가 용산참사 현장을 방문한 지난 해에 현장에서 '난쏘공을 쓴 30년 전과 다를 것이 없다'라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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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쏘공'은 1970년대 도시화로 벼랑으로 몰리는 최하층민의 처참한 생활상과 노동환경, 주거문제, 노동운동의 한 에피소드 등이 여러 가지 상징적인 언어로 담겨져 있다. 난장이로 표현된 아버지의 존재는 이 소설의 주제를 가장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착한 사람이 살아갈 수 없는 세상이라면 달나라로 떠나야 한다는 지섭의 말에 동조하는 아버지는 현실에서 달나라로 비상하기 위해 굴뚝에 올라갔다가 결국 죽고 만다.

 

이것이 2010년에도 유효하고, 그 안에 나오는 글귀가 또다시 머리에 떠오른 것이다. 그리고 사실 현장에서도 이런 모습을 종종 본다.

 

김건희 ‘조명’ 논란을 보니 ‘정글의 법칙’이 떠오르네.

 

김건희 ‘조명’ 논란을 보니 ‘정글의 법칙’이 떠오르네.

윤석열이나 김건희를 보면 이번 정부는 참 재미있다. 문재인 대통령 때는 국민의힘이나 언론이 ‘논란’을 일으켰다. 즉 문제될 것이 없는 문재인 대통령의 행동에 대해 하나하나 꼬투리를 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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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며, 연극을 보며, 음악을 들으며 눈물을 흘리며 감동을 받는 이들이, 또 드라마 안에서의 가상 내용을 보고 분노를 느끼는 이들이 정작 사회에서 벼랑 끝으로 몰리는 현실의 사람들에게는 따뜻한 눈빛조차 주지 못하는 현실을 느끼게 된다.

폭설 속 수많은 인파가 지나가는 지하철 안 노숙자들의 모습을 보니, 다이어리 문구가 다시 떠오른다.

 

- 아해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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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14일 노숙자에게 맞아 숨진 채 발견된 후 두 달 가까이 신원을 확인 못해 냉동실에 안치됐던 소녀의 신원이 어느 정도 확인됐다.

네티즌들 사이에는 ‘노숙소녀’로 알려지면서 언론과 인터넷에서 신원을 찾아주자는 운동까지 일어났던 이 소녀는 중학교 3학년생인 김모양(15)으로 밝혀졌다.

김양은 사건이 발생하던 당일 노숙자 정모(29)씨에게 돈 2만원을 훔쳤다는 오해를 받고 맞았고 결국 이로 인해 사망했다. 경찰은 그날 오전 5시 30분쯤 경기 수원시 한 남자고등학교 화단에서 김양을 발견했고 제보를 통해 정씨를 붙잡아 구속했다.

하지만 문제는 이때부터 발생했다. 경찰은 김양의 신원을 확인할 수 없었던 것이다. 구멍 뚫린 운동화와 허름한 청바지와 티셔츠가 전부였기 때문에 달리 방법이 없었던 경찰은 숨진 김양의 얼굴 사진을 전국 경찰에 신원 수배했다.

그러나 가족은 나타나지 않았고 결국 경찰은 인터넷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광장 네티즌 청원방에 이 사건을 기획하고 있던 SBS ‘그것이 알고싶다’ 팀과 숨진 소녀의 얼굴 사진과 옷가지를 공개했다. 경찰은 일반적으로 사체 사진은 노출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지만, 신원을 확인할 수 있었던 유일한 방법이라 생각하고 네티즌들의 도움을 요청한 것이다.

결국 지난 6월 30일 ‘어느 10대 가출 소녀의 죽음’이란 타이틀로 7일 방송분의 예고편이 나간 후 김양의 어머니는 딸을 확인할 수 있었다.

경찰에 따르면 김양은 사건 발생 10여일 전에 경기도 용인시 신갈동 집에서 가출한 후 이같은 봉변을 당한 것이다.

그러나 김양의 어머니의 신원 확인후에도 경찰은 신중했다. 

수원 남부서 한 형사는 "어머니가 가지고 온 사진으로 확인했지만, 신원 최종 결과는 빠르면 오늘 늦어도 내일까지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의뢰한 DNA 검사 결과를 봐야 알수 있다"며 "일부 언론에서 확인했다고 단정적으로 나가지만 신원 확인 결과는 끝까지 가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네티즌들을 비롯해 많은 사람들의 관심속에 있기에 자칫 조금이라도 잘못 확인되면 이후 신원확인 과정이 더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해당 형사는 "결과가 어찌될 수 있을지는 아무도 모르기 때문에…"라고 신중한 태도를 계속 보였다.

- 아해소리 -

ps. 경찰의 이야기를 전하자 어느 분은 "그럼 경찰은 틀리기를 바라는 것이냐"라고 반문을 하더군요. 제가 보기에는 직업상 신중하게 대처할 뿐입니다. 100% 정확하기 전까지는 그들은 늘 "아직 확실치가 않으니"라는 답변으로 일관하지요.
그들도 DNA검사까지 김양이 확실히 맞길 바랄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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