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 개봉한 박중훈-최진실 주연의 ‘나의 사랑 나의 신부’에 대한 기억은 사실 가물가물하다. 본 기억은 있지만, 디테일한 부분까지는 떠오르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조정석-신민아 주연의 ‘나의 사랑 나의 신부’는 아예 새롭게 다가왔다.
주변에서 이 영화에 대한 추천은 이랬다.
“아마 보고 나면 싱숭생숭해 질 것이다”
솔로든, 현재 연애를 하든 결혼에 대한 동경이 생길 것이라는 말이다. 영화는 조정석과 신민아의 결혼 생활을 소주제로 나눠 보여준다. 집들이, 음란마귀(?) 등의 주제로 결혼 생활과 부부의 심리 상태를 보여준다.
사실 결혼에 대해 로망이 있는 이들이 많다. 남편이 아침 일찍 일어나 샌드위치에 커피를 들고 침대 곁에 앉아 아내를 깨우는............일을 주변에서 본 적이 거의 없는데도 불구하고, 이를 꿈꾼다. 아마도 드라마의 영향일 것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소소한 재미와 다툼은 사람 사는 맛을 느끼게 해준다는 것이다. (난 아직 결혼을 하지 않았지만) ‘나의 사랑 나의 신부’는 여기에 포인트를 맞췄다.
‘결혼은 현실이다’를 강조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아름다운 결혼 지침서’를 말하지도 않는다. 어쩌면 집에 있는 내 아내보다도, 밖에 있는 모르는 여자가 더 아름다워 보일 수도 있음을 말하면서도, 결국 사랑 했기에 결혼했고, 그에 책임져야 한다는 메시지를 주기도 한다.
조정석이 사랑을 모르지만, 매일 사랑을 말하고 싶다는 대사는 그러기에 유효하다.
연인이든 솔로든 가을은 사랑하기 좋은 계절이고, ‘나의 사랑 나의 신부’는 이에 약간의 불을 붙여주는 역할을 할 것 같다.
- 아해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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