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선호의 첫 영화 주연작으로 화제를 모은 <귀공자>의 제작비는 100억원으로 손익분기점은 180만명이다. 7월 1일 기준으로 53만명이 이 영화를 보려고 극장을 찾았으니, 사실상 흥행 실패다. 현재 극장 개종 상황을 보더라도, <귀공자>는 이른 시간이거나 아주 늦은 시간에 배치됐다. 극장도 포기했단 이야기다.
김선호 뿐 아니라 강태주, 김강우, 고아라 등이 출연하는 <귀공자>는 우선 김선호 때문에 눈길을 끌었다. 이미 많은 이들이 알다시피 2021년 tvN <갯마을 차차차> 이후 전 연인이 교제하던 중 김선호가 임신 중단을 요구했다고 폭로해 논란이 일었다. 해당 인물이 기상캐스터 출신 최영아 라는 사실까지 알려지면서 파장은 더 커졌다. 어쨌든 이런 김선호를 박훈정 감독은 끝까지 함께 가기로 했다.
그래서일까, 영화 <귀공자>의 대상은 분명 강태주인데, 영화는 김선호가 멱살 잡고 가는 모양새다. 여기에 김강우와 고아라가 좌우 조연으로 서 있고, 강태주는 사라졌다. (줄거리는 네이버 찾아보면 충실하게 나와 있으니, 제외한다)
김선호의 연기는 꽤 괜찮다. 감정 없이 상대를 죽이는 킬러지만, 동시에 개그적 요소와 멋짐을 동시에 내뿜는 캐릭터다. 때문에 꽤 괜찮지만, 동시에 굉장히 익숙한 캐릭터다. 유머스러운 킬러는 너무 많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김강우는 영화 <간신>과 <상류상회>에서 보여준 모습이 자꾸 겹친다. 배우가 꼭 다양한 연기를 할 필요는 없지만, 김강우는 너무 일관성이 짙다. 그가 나온 영화의 캐릭터를 그대로 연결해 이곳저곳에 배치해도 별 이질감 없이 진행될 분위기다.
고아라는 <탐정 홍길동 :사라진 마을> 이후 7년 만에 영화를 찍었는데, 뭐랄까, 그때 그 연장선상에 있는 연기를 한다. 7년을 잇는 대단한 연기를 선보인 셈이다. 강태주는 분명 주인공이고, 분량도 많은데 그다지 인상적이지 않는다.
재미있는 것은 영화의 색감과 캐릭터의 익숙함이다. 박훈정 감독이 했으니 당연히 전작들의 색감이 살아있는 것은 당연하다. 자동차 신이나 회장이 누워있는 건물의 색감 등등은 분명 <마녀>와 <낙원의 밤>의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다. 김선호가 사람을 죽일 때 짓는 표정이나 행동은 <V.I.P>가 떠오른다. 여기에 김강우가 하는 표정이나 행동은 종종 <신세계>의 이중구가 떠오른다.
재미있는 것은 김선호가 강태주를 쫓아갈 때의 모습이다. ‘어 어디서 봤지?’라고 했는데, <터미네이터2>에서 T-1000(로버트 패트릭)이 터미네이터(아놀드 슈왈즈제네거)와 사라 코너(린다 해밀턴), 존 코너(에드워드 펄롱)를 쫓아갈 때 모습과 닮았다. 그래서 이 장면에서는 웃음이 터졌다. 꼭 저런 식으로 쫓아다녀야 했을까 싶었다.
어쨌든 이 영화는 ‘한 방’이 없는 김선호 중심의 평작이다. 요즘 말로 ‘굳이 극장에서 볼 필요가 있을까’ 하는 수준이다. 김선호 캐릭터를 조금 죽이고, 다른 캐릭터들을 좀 더 입체적으로 살린 후, 오히려 추후 반전이라고 내세운 스토리를 중반에 미리 공개했으면 어떨까 싶었다. 반전이라고 하지만, 실상 중반부터 이미 눈치 챌 정도의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 아해소리 -
'대중문화 끄적이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여기가 만만한가”…‘보호자’ 정우성의 실패로 본 이용철과 영화계의의 ‘고귀한’ (0) | 2023.08.17 |
---|---|
영화 <오펜하이머>┃핵폭발 장면은 ‘엄지 척’, 그러나 현란한 ‘구강 액션’은 호불호. (0) | 2023.08.16 |
외국인에게 축제였던 ‘잼버리 콘서트’, 국내에서 아이돌을 상주로 내세운 장례식. (0) | 2023.08.15 |
손승연 논란‧아이스 크리에이티브, 피프티 피프티 사건에 ‘숟가락 얹기’? (0) | 2023.07.24 |
현대카드 슈퍼콘서트 브루노 마스(bruno mars) 콘서트 후기. (0) | 2023.06.18 |
음주운전 하다 적발된 30대 여배우, 진예솔. (0) | 2023.06.13 |
엑소 백현‧시우민‧첸 (첸백시)은 SM에게 당한 약자일까, 약자 코스프레일까. (5) | 2023.06.02 |
NCT 경호원 폭행 논란…2010년, 2014년, 2018년, 유독 SM만 이런가? (0) | 2023.05.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