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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몇 번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한국의 번역 영역은 정말 제대로 존중받아야 하고, 키워야 한다고. 이는 글을 읽는 사람들은 누구나 공감할 거다. 앞의 몇 장 읽었을 때, 번역이 제대로 안되어 있을 때 그 빡침!!!!

 

 

 

 

그래서 한동안 인증된 번역가들의 책만 찾았다. 예를 들어 양윤옥 번역가 정도의 책을 말이다. 그런데 오랜만에 위의 '빡침'을 느꼈다. 누군가에게 받았기에 망정이지, 내 돈 내고 샀다면 아마 억울했을 것이다. 물론 사기 전, 서점에서 읽어볼 때부터 이미 '문제적(?) 책'임을 인지했을테지만.

 

내용과 별개로 기본적으로 번역이 제대로 안됐다. 번역은 해당 언어도 잘 알아야 하지만, 우리 말도 잘 알아야 한다. 즉 '제대로' 우리 문장을 만들어줘야 한다. 번역투를 없애야 하고, 독자에게 이해하기 편하게 바꿔야 한다. 직독직해를 하더라도 문장 구조를 제대로 구성해야 한다. 철저하게 독자 입장이어야 한다.

 

그런데 <그리스 로마 인문학 산책>은 정말 책을 그대로 방에 놓고 '산책'을 가게 만들었다. 그것도 몇 장 넘기지 않아서 말이다. 

 

"그리스 신들에 관해서는 까다롭다고 할 수 있다. 우선 너무나 많은 신이 있고, 근친상간에 대한 그들의 성향과 더불어 그들의 기원과 활동에 관하여 여러 가지 상충하는 이야기가 있기 때문이다"

 

도대체 뭔 말인지.

 

"그리스 신들에 관해서 사람들은 어렵게 생각하고 있다. (혹은 그리스 신들을 아는 것은 어렵다) 이유는 우선 신의 종류가 너무 많다. 그리고 근친상간을 비롯해 그들의 성향, 기원, 활동에 관해 상충되는 여러 이야기들이 있기 때문이다".

 

원문을 보지 못해, 저 위의 글만 가지고 이해한 내용대로 쓰자면 이런 말일 것이다. 

 

'들어가는 글'에서 이미 몇 번 호흡 곤란을 겪은 후, 저 때 책을 접었어야 했는데 그래도 좀더 가보려 했다. 그러나 이내 호흡이 어려워짐을 느꼈다. 번역가가 이 책을 통해 데뷔했는 듯 싶다. 

 

과거 대학원 교수들이 제자들에게 원서 하나를 나눠주고 각자 번역해 온 것을 다시 한명의 제자가 문체를 대략 정리해 책을 종종 내놓곤 했다. 그 한명의 제자가 똑똑하면 모를까, 게으르거나 문장 실력이 형편없으면, 한 권의 책에 여러 다양한 색깔의 문장이 나오는 기이한 경험을 하곤 했다.

 

혹 이 책이 그런 류는 아니길 바라지만, 일단 시작부터 멈추게 해줘서 한편으로는 고마운 심정이다. 제발 번역을 그냥 독해 하는 수준으로 알지 않았으면 한다. 번역이 끝나고 책이 나오기 전, 주변에 좀 읽혀 봤으면 한다. 

 

- 아해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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