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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이상호 기자가 25일 고문 피해자와 함께 전두환 전 대통령의 집 앞을 찾아가 사과를 요구하다가 '공무집행방해'로 체포돼 서대문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

이상호 기자는 25일 팟캐스트 방송인 '이상호 기자의 손바닥 뉴스'에서 '화려한 인터뷰'라는 꼭지를 진행하기 위해 고문피해자 김용필씨와 함께 전두환 전 대통령 연희동 사저로 향했다. '화려한 인터뷰'는 지난주부터 고문피해자와 함께 전두환 전 대통령 사저를 찾아가 전 전 대통령과의 면담 및 사과를 요구하는 꼭지다. 첫 주에는 1980년대 해직된 해직언론인 고승우씨와 함께 전두환 전 대통령 사저를 찾아갔다. 이날은 1980년 고등학생으로서 광주민주화항쟁 때 계엄군의 진입을 막다가 연행돼 고문을 당했던 김용필씨와 함께 사저를 찾은 상황이었다.

이런 내용은 이상호 기자 트위터를 통해 우선 알려졌다. 체포됐고, 서대문경찰서로 옮겨지는 상황을 트위터에 올렸고, 수많은 리트윗이 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미란다 원칙마저 어긴 상황이었다.

이에 이상호 기자는 다시 트위터를 통해 "<취재중인 기자를 뒷수갑 채워 연행하는 나라> 저는 독재자 전두환씨에게 사과와 면담을 요구하던 80년 고문피해자 김용필씨를 현장 인터뷰하고 있었습니다"라며 이 상황을 어이없어 했다.

경찰 측 반응도 재미있다. 전우관 서대문경찰서 형사과장은 한겨레를 통해 "사저를 경호하려던 의경에 대한 공무집행방해죄로 현행범으로 체포해 조사중"이라며 "의경 여러명이 다쳤고 가해자도 이상호 기자를 포함해 한 명 더 있다"고 말했다.

전우관 과장 말대로라면 이상호 기자와 김용필씨가 의경들에게 폭행을 가했다는 말이다. 만일 사실이라면, 이상호 기자는 기자 이전에 가해자니까 처벌받을 수 있다. 그런데 만일 의경들이 먼저 폭행을 휘둘렀고, 여기에 이상호 기자 등이 방어하는 차원에서 의경이 지들끼리 다쳤다면?. 즉 전  과장 말이 거짓이라면 그는 어떤 책임을 질까. 옷 벗을 수 있을까. 아니다 그냥 "뭐 조사해보니 아니더라"라고 끝낼 것이다. 이미 가해자를 만들어버렸으면서.

총선과 대선이 있는 해다. 그리고 한표 한표가 더욱 절실해짐이 새해부터 느껴진다.

- 아해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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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광주민주화항쟁은 매년 돌아오지만, 사실 모두가 기억하는 일은 아니다. 특히 시대가 변해서 모든 것을 알 수 있는 현 시기에는 더더욱 그렇다. 대학생 때 왠지 광주민주화항쟁을 아는 것을 의무라고 생각한 적도 있었다. 그러나 확실히 사회에 나오면서 이를 기억하기는 어렵다. 아마 지금도 광주 시민과 일부 대학생만 기억하는 역사로 생각하는 이들도 많을 것이다.

물론 아직도 진상이 밝혀지지 않았다. 심증은 있는데 물증은 없는 일도 많다. 발포 명령권자가 누군지도 공식적으로 밝혀지지 않았다. 그런 상황에서 광주민주화항쟁은 항상 무거운 주제였다. 그런데 광주민주화항쟁을 우스꽝스럽게 표현한 연극이 있다. .

현재 서울 남산예술센터에서 상연 중인 연극 ‘푸르른 날에’은 광주민주화항쟁이라는 무거운 소재를 다룬다. 이 날의 사건에 휘말린 어느 남녀의 사랑과 그 후 30여 년에 걸친 인생 역정을 보여 준다.

이야기는 차밭이 보이는 암자에서 수행 중인 승려 ‘여산’(5.18 당시 오민호)이 조카이자 딸인 ‘운화’의 결혼 소식을 듣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의 기억은 30년 전 전남대를 다니던 야학선생 시절로 돌아간다. 당시 민호는 전통찻집 아르바이트생인 윤정혜와 사랑에 빠져 있었고, 정혜의 동생 기준은 민호를 친형처럼 의지하고 있다. 그러다 광주민주화항쟁이 터지고 그 소용돌이 속에서 정혜는 민호를 떠나보내고, 도청을 사수하던 민호와 기준은 운명이 갈린다.

살아남기 위해 비겁한 자가 된 민호는 고문 후유증과 함께 정신이상을 겪으며 삶을 포기한다. 결국 민호는 속세의 자신을 버리고 불가에 귀의한다. 민호와 정혜 사이에 생긴 딸 운화를 친형 진호가 거두지만, 세월이 흘러 운화의 결혼에 이르러서는 결국 끊을 수 없는 속세와의 인연에 마주하게 된다.

연극은, 기존에 5,18 광주를 다룬 많은 작품과 달리 무거운 소재를 가볍고 유쾌한 방식으로다룬다. 연출을 맡은 고선웅도 이 연극에 대해 “명랑하게 과장된 통속극”이라고 정의할 정도다.

배우들의 연기는 우스꽝스럽기까지 하다. 짧은 거리를 다리 벌려 뛰어다니는 모습이나 민호가 과장된 모습으로 시민군을 말리는 장면 그리고 3m 기다란 탁자에 마주 앉아서 찻잔과 청첩장을 내던지듯 건네는 모습은 웃음을 자아낸다.

그러면서도 연극은 ‘그날의 일’이 남긴 상처가 아직 진행 중이라는 사실을 적절하게 상기시켜낸다. 친구를 팔아 살아남았지만 그 비굴한 삶을 스스로 이기지 못하는 민호의 모습이나 딸의 결혼식에 과거의 인물들이 나오는 모습은 ‘민호의 오늘’에 과거와 현재가 공존함을 보여 준다. 서정주의 시와 송창식의 노래가 등장하는 마지막 장면은 미래에 대한 희망을 제시한다.

2011년 연극 무대 위에서의 광주민주화항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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