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마약 투약’ 유아인의 법정 구속과 <베테랑2>의 개봉의 미묘한 시기.

시기적으로 재미있다. 프로포폴 등 마약류를 상습 투약한 배우 유아인(본명 엄홍식)이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이 된 9월에 영화 베테랑2>가 본격적인 홍보와 개봉을 한다. 양쪽 모두 굳이 시기

www.neocross.net

 

배우 리스크는 오랫동안 한국 영화산업에서 흥행을 뒤흔드는 결정적 변수였다. 주연 배우의 논란은 곧 작품 자체의 운명을 가르는 치명적 요소로 간주돼 제작사와 투자사들은 어쩔 수 없이 '위험 요소 제거'를 위해 개봉 연기나 편집을 했다. 그러나 최근 개봉한 영화 '소방관'이 곽도원을 '승부'가 유아인을, 각각 주연 배우 리스크를 안고 있음에도 흥행에 성공, 영화계가 리스크를 정면으로 돌파하는 사례를 만들었다. 물론 이전에도 이병헌이 있긴 했다. 후배 여자 연예인에게 들이댔다가 논란이 됐지만 연기력 하나로, ‘광해를 통해 단숨이 이 논란을 잠재웠다.

 

영화 승부 유아인 이병헌

 

'승부'는 마약 투약 혐의로 기소된 유아인이 주연을 맡았음에도 불구하고 편집 없이 그대로 상영됐다. 프로모션 과정에서는 배우의 존재를 지우되 작품의 완성도와 앙상블, 감독의 연출력을 전면에 내세우는 방식으로 리스크를 우회했다.

 

김형주 감독과 이병헌을 비롯 범죄를 저지른 유아인에 관한 생각이나 당시 심경들을 솔직하게 밝히며 애써 지우려 하지 않았다. 이와 함께 영화가 배우 개인의 한 명으로 좌우되는 운명으로 치부되기에는 많은 스태프의 노고와 시간, 많은 자본이 투입된 공동의 작품임을 강조했다. 이에 관객들은 배우 개인보다 영화의 질적 측면에 집중하며 완성도와 배우들의 연기에 호평을 내놨다.

 

 

프로포폴‧코카인‧케타민‧대마…유아인의 마약 범죄 피해자 김영웅의 한탄…수백명 피해자

유아인이 프로포폴, 코카인, 케타민 등을 투약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유아인 출연 작품 혹은 출연 예정 작품들이 비상이 걸렸다. 그러면서 김영웅 같은 피해 배우들도 나왔다. 사실 프로포폴

www.neocross.net

 

이러한 전략은 '소방관'에서도 통했다. 이 영화는 2020년 촬영을 마쳤으나 2022년 주연 배우 곽도원의 음주운전 사건 이후 개봉이 보류됐고, 오랜 고민 끝에 202412월 정식 개봉했다. 개봉 당시 곽경택 감독은 제작발표회에서 곽도원을 향해 "아주 밉고 원망스럽다. 큰 책임을 져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질타했다.

 

감독이나 제작사가 문제의 당사자를 비호하지 않고, 스스로 책임과 선을 규정하는 방식은 관객과의 신뢰 관계를 회복하는 데 핵심적인 장치로 작용했다는 시선이다. 결과적으로 소방관은 손익분기점 250만 명을 훌쩍 넘긴 385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고, 창고 영화라는 낙인과 배우 리스크를 동시에 넘어서는 데 성공했다.

 

여기에 6월 유아인의 또 다른 주연작 '하이파이브'가 개봉을 논의 중이다. 이 작품은 초능력을 얻게 된 다섯 인물의 이야기다. 유아인 외에도 이재인, 안재홍, 라미란, 김희원이 주연을 맡아 멀티 캐스팅 구조로, 특정 배우에 대한 의존도가 낮다. 이는 서사 중심의 전개와 캐릭터 간 앙상블을 강조함으로써 배우 리스크를 분산시키는 데 앞서 두 작품보다 유리한 조건이다.

 

 

물론 이 같은 상황이 당연히 좋지는 않다. 주연 배우 리스크는 그 한 명으로 인해 모든 배우와 스태프들에게 피해를 준다.

 

최근에도 김수현이 그렇다. 디즈니플러스 넉오프가 김수현과 김새론 연애 진실 공방 때문에 미뤄지고 있다. 그 당시 같이 촬영했던 배우와 스태프들은 무슨 죄인가.

 

- 아해소리 -

728x90
반응형
반응형

글, 말, 논쟁, 명분, 실리... 조선 시대 지배층을 언급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단어들이다. 긍정적으로 표현하든, 부정적으로 표현하든, 이 단어들은 어김없이 등장했고, 지금까지도 후손들에게 영향을 미친다. 영화 <남한산성>은 여기에서 시작한다.

김훈의 소설 ‘남한산성’의 영화로 만들어진다는 소식이 전해질 때, 대다수의 사람들은 “무겁겠다”라고 생각했다. 당연하다. 400페이지에 가까운 소설은 어느 한번 빈틈을 허용하지 않았다. 380년 전의 스산한 겨울의 분위기를, 초췌한 백성들의 처참함을, 각기 다른 생각으로 왕과 나라를 생각하는 어느 신하들의 절규를 고스란히 전달했다. 글 하나가 문장 하나가 생명을 부여받았다.

 

 

<하얼빈>(김훈)┃안중근의 ‘빛나는 청춘’을 그려내다

젊은 세대에서 김훈의 소설이 별로 인기가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너무 정적이라는 이유에서다. 극장가에서도 탄탄한 스토리를 기반으로 한 영화보다는 개연성이 떨어지더라도 크고 화려한

www.neocross.net

남한산성


그러나 영화로 옮겨지면서 소설이 보여주는 스펙트럼은 줄어드는 대신, 한 곳에 집중해 밀도감을 높였다. 백성과 병사들의 이야기는 줄어들었고, 왕과 신하들의 이야기 즉 지배층의 스토리에 초점을 맞췄다. 앞서 언급한 글, 말, 논쟁, 명분, 실리가 스크린을 가득 채운다.

<남한산성>을 중심적으로 가득 채우는 것은 이조판서 최명길(이병헌)과 예조판서 김상헌(김윤석)의 말(言)이다. 순간의 치욕을 참더라도 조선의 명맥을 이어가려면 청나라에 항복을 해야 한다는 명길과 대의를 위해 끝까지 청과 싸워야 한다는 상헌의 논쟁은 영화 지분의 8할 이상이다.

이들의 논쟁이 다른 신하들의 흐름을 잡고, 인조(박해일)의 생각의 방향을 제시하며, 청의 움직임을 예측케 한다. 관객도 마찬가지다. 상헌의 말에 따라가다가, 명길의 말을 이해한다. 그러다가 다시 상헌의 입에 눈길을 보내다가, 명길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게 된다. 이들의 말은 충돌해 부서졌다가 다시 합쳐지고, 그 과정에서 갈려서 빛을 내다가 굳건한 칼이 된다. 상대를 베기도 하고, 나를 지키기도 하지만 거꾸로 상대의 힘(생각)을 키운다.

 


과거 어느 이가 통찰력 있는 이들의 논쟁은 무협지 속 고수와 같다는 말을 했는데, 이병헌과 김윤석이 보여주는 최명길과 김상헌의 논쟁이 그러한 느낌을 준다.

영화와 소설 속 명길과 상헌은 분명 왕과 국가를 위한다. 결과적으로 누가 맞고 틀리다를 논할 수 없다. 그건 결과론적인 해석이고, 그 시대를 살지 못한 후손들의 일방적 판단이다. 하다못해 항복문서를 쓰지 않으려 하는 대신들, 즉 역사에 자신의 이름을 부정적으로 남기지 않으려는 이들의 모습도 어느 시점에서 판단하느냐에 따라 다르다. (최명길이 후세에 다양하게 평가되거나 김상헌이 이와 대비돼 평가되는 등의 역사적 사실은 논외로 하자)

이들 명길과 상헌의 말의 겨룸에 간간히 의지를 내보이는 인조의 말도 얄팍하긴 하지만, 스스로 힘을 발하긴 한다. 다른 신하들의 말이 공감 안되는 명분과 스스로의 삶을 위한 것으로 비쳐진 것에 비해 그나마 인조의 말은 주체적 이려고 애 쓴다. (이 부분에서 박해일 캐스팅이 안성맞춤이라는 평가도 있다. 나약한 이미지이면서도 자존심은 놓으려 하지 않는 지질함을 잘 드러내는 배우라는 평)

앞서 언급했듯이 이런 말의 부딪침에 포인트를 맞추다보니, 소설에서 느낄 수 있는 공간의 스산함과 백성들의 고단함의 표현은 다수 무뎌졌다. 그 때문일까. 서날쇠(고수)와 동생(이다윗)의 존재감은 그다지 부각되지 않았다. 도리어 소설에서는 흐름의 한 축을 맡았던 서날쇠가 영화에서는 존재감이 흐려졌다.

 

 

영화 <내부자들: 디 오리지널>| 프레임이 바뀌었다…‘설계자’ 이강희

영화 ‘내부자들: 디 오리지널’의 100만 관객 돌파가 눈앞이다. 역대 확장판 영화 사상 최고의 흥행이다. 기존 ‘내부자들’에 50분이 더해져, 무려 3시간으로 확대되었는데도 관객들은 열광한

www.neocross.net



아이러니하게도 고수라는 배우의 존재감이 서날쇠라는 인물의 역할의 방향을 틀어버린 것이다. 소설의 서날쇠는 시대를 보여주고, 백성의 모습을 보여주는 캐릭터였다면, 영화 속 서날쇠는 갑자기 영웅이 되어 있다. 한낱 대장장이가 무관을 손쉽게 제압하고, 군대의 눈을 피해 도망가는 수준이니 말이다.

전체적으로 영화는 ‘상업적으로’ 잘 만들었다. 누구의 말처럼 영화를 본 후에는 여러 가지 생각을 할 수도 있고, 명길과 상헌의 입장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49일간의 어두운 시대상을, 치욕적인 조선의 역사를 그려낸 영화 치고는 짙은 여운은 의외로 없는 편이다. 보는 이들마다 다르겠지만, <광해>의 경우에는 몇 번을 보더라도 여운을 남기는 포인트가 여전히 존재한다.

이 부분에는 여러 해석이 있을 수 있겠지만, <광해>는 감성을 건드리는 연출이었다면, <남한산성>은 이성을 표현하는 연출이었기 때문이라고 본다.

<광해>는 인물과 인물이 감정을 섞었지만, <남한산성>은 말과 말이 충돌하고 갈린다. 여운은 감성을 건드릴 때 나온다. 이것이 흥행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예상할 수 없다. 배우들의 호연에 무게를 둘지, 여운에 무게를 둘지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 보기 때문이다.

- 아해소리 -

728x90
반응형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