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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나는 가수다'가 처참하게 몰락하고 있다. 오늘 또 방송에 나오겠지만, 4주 연속 시청률 하락은 물론 그 위상까지도 사실상 급 추락하고 있다.

'나가수'의 추락을 살펴볼 수 있는 곳은 온라인 음악사이트의 실시간 차트다. 몇 달 전만 해도 가요계 관계자들이 제일 싫어하는 날은 월요일이었다. 이날은 음반 발표는 물론 왠만한 가수 동향도 보도자료로 내보내지 않았다. 이유는 '나가수' 때문이다.

가수들의 경연이 끝나면, 그날 방송 분은 모두 10위권 안에 들어갔다. 조금 뒤쳐진다고 하더라도,  순위 차이는 있겠지만, 일명 상위권이라 칭할 수 있는 20위 권 안에 모두 안착했고, 원곡들도 갑자기 100위 권 안에 새롭게 진입했다. 당연히 데뷔나 컴백을 앞둔 이들에게는 껄끄러운 상황이다.

그런데 이제는 달라졌다. '나가수'는 이제 논외 대상이 됐고, 현실화됐다. 근 몇 주간 '나가수' 음원은 10위 권은 물론이고, 50위 권 안에서도 기었다. 김경호의 '사랑과 우정사이'를 제외하고는 급추락하고 있었다. 걸 그룹들과 대형 가수들에게 그 자리를 내주었고, 신예 가수들에게도 밀리고 있다.

왜일까. 결정적으로 출연 가수들의 메리트가 점점 떨어지고 있다. 과거 이소라와 김건모, 윤도현, 김범수, 박정현 등이 눈길을 끈 것은 이들이 이런 경연에 나올 수 없는 인물들이라는 전제가 깔렸기 때문이다. 콘서트장이나 늦은 밤 음악 프로그램에서나 볼 수 있지, 예능 프로그램에서 이들이 나온다는 것은 상상도 못했다. 게다가, 경연을 하고 탈락이라는 시스템을 적용한다는 것조차 대단한 일이었다.

그런데 옥주현을 기점으로 이런 메리트는 점점 사라졌다. 동시에 '나가수'가 노래 잘하는 가수들의 경연이 아닌, 잊혀진 세대들의 몸부림으로밖에 비춰지지 않고 있다. 7080콘서트에서나 볼 법한 장면이 주말 프라임 시간대에 나오는 것이다. 관객이나 시청자들이 이해가 될리 만무했다.

특히 이제는 가요계에서 '나가수'를 노골적으로 홍보로 이용하려는 모습이 보이는 것도 문제다. 이는 비단 가요계 관계자들만 느끼는 것이 아닌, 관객과 시청자들도 알기 시작한 것이다.

잘라 말하면, 초창기 '나가수'의 주인공은 관객과 시청자들이라면, 어느 순간 '나가수'의 주인공은 과거 명성을 되찾으려는 옛 가수들이 되어버리면서 점점 관객과 시청자들에게는 멀어져 가고 있는 것이다.

뻔한 편집도 이제는 식상하게 다가왔다. 이미 수많은 경연 장면을 경험하고 봐왔던 이들이 행동할 수 있는 뻔한 몸짓과 표정, 반응이 시청자들에게는 더이상 감동이나 특별한 공감대를 제공하지 못한다.

'나가수'의 추락은 사실 아쉬운 면이 많다. 노래 잘하는 가수들이 좀더 관객과 시청자들에게 충실해줬으면 지금의 결과는 낳지 않았을 것이다. 부활을 꿈꾸려면 초심으로 돌아가야 하지 않을까.

- 아해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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